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정치 > 한국
  • 작게
  • 원본
  • 크게

개성공단 北근로자, 성과급 초코파이로 죽도 끓여 먹어

[기타] | 발행시간: 2013.08.24일 11:48
지난 14일 제7차 개성공단 남북당국실무회담이 열리고 있는 가운데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회의실에서 바라본 개성공단의 모습./조선일보DB

4개월째 막혔던 개성공단이 다시 열리면서 “양가 부모(남북 정부)의 소개로 만난 남남북녀(남한 기업과 북한 근로자)가 10년을 사귀었는데 부모가 억지로 남녀를 갈라놓을 뻔한 셈”이었다고 중앙일보가 23일 보도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토지와 노동력을 결합한 개성공단은 올해로 열 돌을 맞았다. 시범단지 공사의 첫 삽을 뜨는 착공식이 열린 2003년 6월 30일이 개성공단의 생일인 셈. 2004년 12월 개성 진출 1호 기업인 리빙아트(현 소노코쿠진웨어)가 만든 ‘통일냄비’는 서울 롯데백화점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1000세트가 1시간 만에 팔려나가기도 했다. 2005년 18개였던 개성 입주기업은 2011년 123개까지 늘었다.

개성공단의 연간 생산액은 2005년 1500만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4억7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9억7000만 달러에 달했던 남북 교역에서 개성공단은 절대적 비중(99.5%)을 차지했다. 지난 4월 현재 개성에는 123개 남한 입주업체에 5만 3000여 명의 북한 근로자가 일하고 있었다.

싼 인건비와 근로자들의 손재주는 입주 기업인들이 꼽는 개성의 장점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인 한재권 서도산업 대표는 “개성공단만큼 인건비가 저렴하면서 근로자들의 손재주가 뛰어나고 신속한 물류 수송을 위한 입지 조건이 좋은 곳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숙녀복 전문업체 오오엔육육닷컴의 강창범 대표는 “당장 명품까지는 아니라도 개성 제품으로 유니클로·자라·H&M 같은 해외 패션 브랜드와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며 “개성의 공장만 잘 돌아간다면 그럴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근로자의 채용과 해고가 자유롭지 않고 교육훈련과 작업장 배치 등 각종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는 문제로 꼽힌다. 이근면 아주대 경영대학원 특임교수는 “개성에선 근로자의 지휘 감독권이 기업에 없고 북한의 근로자 대표에게 있다”며 “따라서 기업이 직접 근로자를 대상으로 교육훈련을 시키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을 잘하면 성과급이나 인센티브를 줘야 생산성을 더 높일 수 있는데 그것도 못한다”고 설명했다.

남한 기업들이 현금으로 성과급을 주지 못하는 대신 고안한 방법이 초코파이 지급이다. 전자·기계 부품업체인 에스제이테크의 유창근 대표는 “성과급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경계선”이라며 “그 경계선을 넘지 않도록 운영의 묘를 살린 것이 초코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초코파이를 주면 일의 능률이 높아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며 “처음엔 간식이었던 초코파이를 개성 기업들이 수당 개념으로 널리 활용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성현상 만선 대표는 “하루에 기본으로 2개씩 주고 연장근무를 하면 2개 더, 목표량을 달성하면 2개 더 주는 식으로 하고 있다”며 “열심히 하는 근로자는 하루에 최대 8개까지 초코파이를 받아 갈 수 있다. 다른 입주 업체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초코파이를 주는 것으로 안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초코파이는 간식으로 먹을 수도 있지만 유통기한이 긴 편이라 시장에 내다 팔아 현금화하기도 쉽다”며 “드물겠지만 초코파이로 죽을 끓여 먹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인사권 제한은 급식에도 영향을 준다. 남한 기업이 북한 근로자에게 밥을 주는 것은 금지돼 있다. 김치 같은 밑반찬도 안 된다고 한다. 북한 근로자들은 대부분 도시락을 싸 온다. 대신 공장 식당에선 국을 끓여 나눠 먹는다. 한솥밥이 아니라 한솥국을 먹는 셈이다. 옥 대표는 “우리가 밥을 준다고 해도 북한 사람들은 자존심이 상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근로자를 잘 먹이는 것은 생산성 향상과도 관련이 깊은데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예민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조선닷컴]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100%
10대 0%
20대 0%
30대 60%
40대 4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지난해에 비해 영업이익이 3배 늘었다고 알려져 있는 개통령 '강형욱'의 회사 '보듬컴퍼니'의 잡플래닛 기업리뷰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들을 통해 보듬컴퍼니의 전 직원들이 남긴 회사 리뷰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이든티앤에스, 차세대 웹기반 RPA '웍트로닉스' 장관상 수상

이든티앤에스, 차세대 웹기반 RPA '웍트로닉스' 장관상 수상

▲5월 16일(목) 개최된 신SW상품대상 시상식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강도현 2차관(왼쪽)이 이든티앤에스 김연기 대표에게 상장을 전달하고 있다. 출처: 이든티앤에스 솔루션 전문 기업인 주식회사 이든티앤에스(대표 김연기)는 5월 16일(목)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

‘경전 전승 • 문화 공융’ 정품도서 열독공유회 장춘서 거행

‘경전 전승 • 문화 공융’ 정품도서 열독공유회 장춘서 거행

현장사진 5월 19일 오전, 연변인민출판사는 제1회 동북도서교역박람회 국가길림민족문자출판기지 전시구역에서 ‘경전 전승 • 문화 공융’ 정품도서 열독공유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유회는 책을 매개로 18차 당대회 이래 출판된 각종 정품도서를 선전하고 독자들에게 중

연길신화서점도 도서교역박람회 분위기 물씬

연길신화서점도 도서교역박람회 분위기 물씬

-독서가 우리를 더 나은 미래로 이끈다 5월 17일, 제1회 동북도서교역박람회가 장춘국제회의전시쎈터에서 정식으로 개막된 가운데 당일 9시부터 연길시신화서점에서도 다양한 계렬 행사들이 펼쳐졌다. ‘길지에서 만나서 책 향기를 공유하자’(相约吉地 共沐书香)를 주제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