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산층이 수입제품을 즐겨 구매하는 소비 행태에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중국에서 높은 소비자 가격에 대한 베일이 걷히기 시작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 소비자들이 자국에서 판매되는 명품이 외국보다 훨씬 비싸게 팔린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인터넷 등을 통해 가격을 비교한 후, 해외여행시 점찍어 놓은 제품을 구매하는 새로운 소비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은 미국 소비자들보다 거의 1달러(1천1백원)나 비싼 가격에 스타벅스 라떼를 사서 마셔야 하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하이브리드 베이스 6.0 모델의 경우, 미국에서는 7만3천달러(8천15만원)에 팔리지만, 중국에서는 무려 22만9천달러(2억5천만원)를 줘야 살 수 있다.
신문은 "미국인과 중국인의 소득 차이를 고려하면 가격 격차는 더욱 심하다"고 지적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7천5백달러(823만5천원) 수준인 중국에서 아이패드2는 488달러(53만6천원)에 판매되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4만2천693달러(4천687만원)인 미국에서는 같은 제품을 399달러(44만원)면 살 수 있다.
상하이 컨설팅업체 스미스스트리트가 미국과 중국에서 팔리는 50개 상표의 의류 제품 500종을 대상으로 가격을 비교한 결과, 중국의 소매가격이 미국 소매가격에 비해 평균 70% 이상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이 같은 외국산 제품이라도 중국에서 가격이 비싼 이유는 주로 중국의 각종 과세와 관세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 중산층이 수입제품이라면 기꺼이 비싼 가격에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소비 행태를 보여왔기 때문이기도 했다. 외국 제조업체들도 가격을 높게 책정하면 제품의 질에 대한 후광효과가 생겨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들도 점차 수입제품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가고 있다. 신문은 "중국에서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되고 해외여행을 가는 중국인들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중국인들이 점차 가격 차이에 눈을 뜨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30세 관훙레이(关洪磊) 씨는 "중국에서 쇼핑할 필요가 없다"며 "기다렸다가 다른 곳에서 사면 된다"고 말했다.
스미스스트리트의 매니저인 제임스 버튼 역시 "늘어나는 외국여행, 인터넷 상거래 등 때문에 중국의 소비자들은 중국의 매장에서 본 제품의 가격과 외국에서 팔리는 제품의 가격을 비교한 다음 외국여행을 갈 때까지 제품을 사는 것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