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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토리-성형부추기는 병원들]“잠시만요, 고객님 얼굴·몸매 확 뜯어고치고 가실게요”

[기타] | 발행시간: 2013.09.28일 12:44
수도권 성형외과 수 1000개 육박

유명 병원들 환자 유형별로 분류

‘상담의 기술’ 매뉴얼까지 갖춰

“대부분 성형외과에는 환자 유형에 따라 맞춤 상담 매뉴얼이 있어요.”

유명 성형외과에는 상담받으러 온 환자들을 유형별로 분류한 ‘상담의 기술’ 매뉴얼이 있다. 이 매뉴얼은 성향에 따라 환자를 주도형과 사교형, 신중형 등으로 분류한다.

자기결정을 중시하는 주도형 환자 경우 두 가지 수술중 하나를 고르게 해 자신이 선택했다는 느낌을 갖도록 한다. 사교형은 ‘오늘 가방이 예쁘다’는 등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통해 친근감을 쌓은 뒤 성형수술 이야기를 꺼낸다. 신중형은 객관적인 자료를 보여주고 논리적인 설명을 곁들이며,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고 재촉하지 않는 식이다.

얼굴에 대한 지적과 칭찬을 되풀이하며 더 많은 수술을 권한다. 서울 강남 한 성형외과 상담실장은 “백화점에서 고객들에 맞춰 상품을 추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백화점 고객도 더 좋고, 더 많은 물건을 사고 싶어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수술이 아니라 상품…수술을 광고한다

성형외과가 성형을 광고하는 방식은 나날이 진화한다. 최근에는 케이블 방송의 성형관련 프로그램이 인기다. 외모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일반인의 신청을 받아 성형을 통해 새 삶을 찾아준다는 내용의 프로그램은 사례자의 성형 전후 모습을 대비시켜 성형수술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성형외과는 프로그램을 통해 병원을 알리고 사례자의 사진을 광고로 이용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본다.

성형외과 관계자는 “사실 성형 프로그램의 경우 병원 홍보용 프로그램이나 다름없다”면서 “방송사에서 병원이 프로그램 제작비를 부담하고 방송에 출연하라고 제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에는 각종 성형 정보가 넘쳐난다. 포털사이트에 ‘코’라는 검색어만 넣어도 수십개의 성형외과 사이트가 쏟아져 나온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통해 접하는 성형광고가 익숙해진 지 오래다.

전국적으로 성형외과 수는 2000개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는 서울·경기지역에 몰려 있다. 수도권에서 성형수술 광고가 넘쳐나는 이유다.

지난 5월 민주당 최동익 의원은 교통수단 내부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왜곡된 의료 광고, 특히 성형수술 광고를 보고 의료기관을 찾았다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아 무분별한 의료광고 규제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얼굴도 패션…병원과 환자가 유행 수술 만든다

성형이 확산하면서 ‘얼굴도 패션’이란 말까지 나온다. 얼굴에도 ‘유행’이 있고 성형 트렌드도 달라진다.

최근에는 ‘입꼬리 수술’이 유행이다. 입가를 아래로 당기는 근육을 풀어줘 ‘웃는 입’을 만드는 수술이다. 긴 코끝을 위로 당기는 ‘긴코수술’ 또한 ‘동안 수술’로 불리며 인기를 끈다.

2∼3년 전 처음 등장한 ‘뱀파이어 수술’은 이미 대중화됐다. 뱀파이어 수술은 자신의 혈액을 채취한 뒤 혈액 내 성장인자를 빼내 얼굴에 뿌려주는 수술로 얼굴에 새로운 세포를 생성하는 수술이다. 지방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해 얼굴에 이식하는 수술도 ‘지방은 보약’이라는 말과 함께 인기를 끌고 있다.

성형업계 관계자는 “유행은 병원과 환자가 함께 만든다”고 말했다. 환자의 요구에 맞춰 새로운 수술법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그는 “새로운 수술법이라고 하지만 기존 수술법에 단순히 새로운 이름을 붙이거나 약간 응용한 것일 뿐”이라고 털어놨다.

◆성형 대출, 후불제 성형, 성형계까지

성형외과 관계자들은 “환자들이 더 극성스럽다”고 입을 모은다. 0.1㎜의 차이를 주장하며 재수술을 고집하는 환자에서부터 ‘완벽’을 바라며 성형중독에 빠지는 환자까지 천차만별이다.

지난 6월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 1474명을 대상으로 성형수술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명중 1명은 ‘성형을 하고 싶다(65.8%)’고 답했다. 이 가운데 33.8%는 ‘성형 상담을 받아봤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세태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성형을 위한 대출 상품은 물론 외상 수술이라고 할 수 있는 ‘후불제 성형’까지 등장했다. 성형을 위해 ‘성형계’를 꾸리기도 한다. 병원과 짜고 환자를 알선하는 ‘성형브로커’까지 생겨난 상황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브로커에게 수수료를 건네고 환자를 알선받은 강남지역 성형외과 의사 27명과 병원 직원 28명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무분별한 성형으로 부작용과 수술 도중 숨지는 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성형수술 실패로 고민하거나 의료 분쟁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상담해주고 올바른 성형문화 정착을 내세운 ‘힐링라이프캠페인’ 인터넷 카페에는 하루에도 수십건씩 성형 부작용이나 재수술 문의의 글이 올라온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무리하게 많은 수술을 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수술을 병원에서 강요해서는 안 되고 환자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박영준·권이선 기자, 사진 김범준 기자 yjp@segye.com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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