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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만 보고 판단 마라… 사람도 길도 맛집도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3.10.31일 07:50
진 리 AP통신 前평양지국장이 전하는 ‘북한의 속살’

방북 외국인 휴대전화 자유롭게 사용… 평양 모습 실시간 전송

[동아일보]

“북한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체류 외국인 및 방문객의 휴대전화를 모두 압류했지만 올해부터는 직접 휴대를 허용했다. 특히 2월 이후엔 휴대전화로 실시간 인터넷 검색은 물론이고 북한에서 찍은 사진을 곧바로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외국에서도 평양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깜짝 놀랄 만한 변화 아닌가?”

2012년 1월 서방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평양에 지국을 개설한 AP통신의 진 리(이준희·43·사진) 초대 평양지국장은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일어난 북한 내부의 변화에 대해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2009년부터 북한을 오가며 평양지국 개설 작업을 주도한 리 지국장은 이달 중순 에릭 탈매지 특파원(51)에게 평양지국장 자리를 물려주고 서울지국으로 자리를 옮겼다. 서울에 주재하지만 남북한 전체를 담당하는 한반도 선임 특파원이기도 한 리 지국장은 앞으로도 한두 달에 한 번은 북한을 방문해 ‘두 개의 한국’을 동시에 취재할 예정이다. 그는 미국 미네소타 주 출신의 한국계 미국인으로 1995년 AP통신에 입사해 런던 뉴욕 등지에서 근무해왔다. 다음은 그가 전한 최근 1년 10개월의 북한 관찰기다.

○ “김정은 김경희 등 북 최고위층 밀착 취재”

“지난해 북한 군부와 노동당 주최 비공개 행사 현장 취재를 요청했더니 뜻밖에도 북한 당국의 허락 결정이 나왔다. 중국이나 러시아 등 사회주의권 특파원을 제외하고 서방 언론으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후 여러 차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지근거리에서 볼 수 있었다. 김정은은 다소 앳된 저음의 목소리를 갖고 있었다. 그는 말하기를 좋아하고 자신감에 가득 찬 음성으로 70, 80대 고령의 고위층 인사들을 대했다. 연장자에 대한 격식이나 예의를 차리는 유교적 전통은 그와 별개였다.  

▼ “北 수입품상점 지방에도 속속 들어서… 서울서 찾기 힘든 루트비어까지 팔아” ▼

軍-黨 비공개행사 취재 뜻밖 허용… 김정은 달변에 자신감 가득

휴대전화 촬영-전송도 가능해져… 여성 자전거 금지령 올해 풀려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도 여러 차례 관찰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김경희가 위독하다는 보도가 있었을 때 나는 공식 행사장에 나온 김경희를 직접 볼 수 있었다. 루머에 의존하는 북한 관련 보도의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가 아닌가 싶다.

물론 서방 기자로서 취재에 따르는 제약은 여전했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에 대한 정보는 들을 수 있었지만 그를 찾아가 면담하는 것은 끝내 허용되지 않았다. 북한의 최고위급이 참석하는 행사에서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아직은 최고위층으로 진입하지 못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북한과 관련한 한국의 보도에는 북한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여러 차례 느꼈다. 김정은과 그의 부인 이설주가 4월 평양의 새 상업시설인 해당화관을 방문했을 때 북한 TV 화면에 잡힌 남한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 간판은 한국 언론에 소개된 직후 바로 없어졌다.

김정은과 이설주에 대한 북한 주민의 평가는 좋은 편이다. 특히 이설주는 북한 여성들에게 생소했던 뒤로 넘긴 쇼트커트 스타일을 유행시킨 ‘북한의 패션 리더’이자 선망의 대상이다. 북한에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성이 자전거 타는 것을 안전을 이유로 금지했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북한 전역에서 자전거 타는 여성이 자주 눈에 띄었다. 라이프스타일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는 셈이다.”

○ “김정은판 ‘변화’ 시작됐다”

“평양의 변화는 휴대전화에서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다. 올해 1월부터 북한을 찾는 외국인들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갖고 북한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됐다. 2월 하순부터는 3세대(3G) 모바일 인터넷이 허용됐다. 3G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도 확장되는 추세여서 이제는 평양뿐 아니라 일부 고속도로에서도 휴대전화로 인터넷 검색이 가능하다.

올해 2월 미국의 전 프로농구 스타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 전날 휴대전화로 구글 사이트에 들어가 그의 신상 정보를 검색했다. 그러자 이를 지켜본 AP 평양지국 북한 직원들은 “전화로 그런 것이 가능하냐”며 매우 놀라워했다.

북한 주민 역시 휴대전화 사용자가 늘면서 신속한 정보 연결에 대한 기대수치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에서 휴대전화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몇 년 전에 불과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휴대전화가 잘 안 터지면 곧잘 화를 내기도 한다. 과거에는 전혀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다.

○ “북한에도 소비문화 일고 있다”

“최근 평양엔 슈퍼마켓 형태의 대형 상점들이 잇따라 생기고 있다. 이곳에서는 바코드가 붙은 상품이 판매된다. 생소하게 느낄지 모르지만 평양 주민들이 카트를 몰고 쇼핑하는 모습을 상상해 봐라. 북한에도 소비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수입품 상점의 변화는 엄청나다. 서울에서 찾기 힘든 미국산 탄산음료 루트비어(root beer)까지 평양에서 쉽게 살 수 있다. 나는 루트 비어를 마시며 자랐다고 할 만큼 이 음료를 좋아한다. 그런데 최근 북한에서 루트비어를 비롯해 각종 헤어케어 수입제품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다.

수입품 상점은 평양뿐 아니라 지방의 주요 도시에도 들어서고 있다. 수입품 상점에서 구매 가능한 물품은 뭐든지 살 수 있다는 게 과거와 다른 점이다. 5년 전만 해도 북한에 들어가려면 거의 모든 물품을 사전에 외국에서 구입해 들어가야 했다. 수입품 상점엔 몇 년 전만 해도 일본 캐릭터 브랜드인 헬로키티 상품이 많았다. 최근엔 미키마우스 인형 등 디즈니 제품이 많이 눈에 띈다. 현재 한국 미국 일본과의 교역은 일반 제품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따라서 이런 물건들은 싱가포르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판단된다. 해당화관 같은 고급 상점에서 쇼핑을 할 수 있는 북한 주민은 물론 극소수다.

○ “내가 나팔수라고?”

“미국 내 보수층 일부는 AP 평양지국이 북한의 구미에 맞는 보도만 하는 ‘선전 나팔수(Associated Propaganda)’라고 비난한다. 하지만 이는 현장의 중요성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나는 북한 보도의 질과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해 왔다고 자부한다. 나는 이제 북한 당국 내 취재원도 확보한 상태다. 필요하다면 특정 사안에 대해 한국과 북한 당국에 동시에 확인을 요청해 다른 언론보다 정확하게 보도하려 한다.”

김정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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