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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deep] 인터넷상의 가상화폐… “컴퓨터를 파면 돈이 나온다”

[기타] | 발행시간: 2013.11.01일 11:01

기회의 화폐 ‘비트코인’

돈을 가지고 있는데도 굶주려야 했고, 차를 탈 수 없어 한없이 걸었다. 수많은 카페를 두고도 마실 수 있는 커피는 회사의 공짜 커피뿐이었다. 때로는 ‘이 돈’을 내도 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상한 사람 취급을 당했다. 이 돈을 사용한 지 일주일이 지나 남은 것은 5파운드 체중감량 효과였다.

‘이 돈’의 정체는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비트코인(Bitcoin·BTC)’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기자 카시미르 힐은 지난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만을 이용해 일주일을 버틴 체험기를 썼다. 일상적인 삶을 살기엔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힐은 온·오프라인 비트코인 사용처를 적절히 활용해 결국은 일주일간 살아남을 수 있었다.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비트코인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가상화폐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추상적인 관점에서 볼 때 비트코인은 가장 완벽한 화폐’라고 평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비트코인은 단지 편리함이 아니다. 혁명이다’고 극찬했다.

비트코인은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란 필명의 엔지니어가 쓴 논문 ‘비트코인: P2P(개인 간 파일공유) 전자화폐 시스템’에서 처음 언급됐다. 완전한 P2P 기반의 새로운 가상 전자화폐 비트코인이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9년 1월. 초기엔 몇몇 해커나 괴짜들만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보였다. 당시 비트코인은 1BTC에 0.0008달러에 불과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중앙정부나 발행기관 통제 없이 전 세계 이용자들이 수수료를 거의 내지 않고 빠르게 돈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으면서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특히 2011년 타임에 소개된 이후 가치가 올라가기 시작해 지난 4월에는 1BTC에 266달러로 치솟기도 했다.

비트코인을 얻는 방법은 두 가지다. 사거나 만들거나. 일단 홈페이지에 들어가 지갑 프로그램을 다운받는다. 지갑을 받으면 은행 계좌와 비슷한 비트코인 계정이 생성된다. 이후 ‘마운틴곡스’나 ‘코빗’과 같은 온라인 비트코인 거래소에 방문해 비트코인을 구매하면 된다. 31일 현재 시세는 1BTC당 208달러(약 22만원)다.

광산에서 금을 캐듯 프로그램을 통해 비트코인을 ‘채굴’할 수도 있다. 10분 간격으로 나오는 수학문제를 풀면 비트코인이 주어진다. 초기엔 문제가 쉬웠으나 2100만 BTC까지만 완만하게 공급되도록 설계돼 있어 채굴량이 많아질수록 난이도가 상승한다. 요즘엔 해독에 7∼8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혼자서 채굴할 경우 버는 돈보다 컴퓨터 사용 등에 따른 전기세가 더 든다. 이 때문에 길드를 결성해 함께 채굴에 나서거나 전문 장비인 비트코인 채굴기를 구입해 이용하기도 한다.

차곡차곡 모은 비트코인은 카시미르 기자처럼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아직은 온라인에서 주로 활발하게 사용되지만 용도가 점차 늘고 있다. 음식배달은 물론 호텔 예약 등도 가능하다. 지난 29일(현지시간)에는 캐나다 밴쿠버의 한 카페에 비트코인 ATM이 설치됐다. 지갑만 있으면 오프라인에서도 손쉽게 현금 화폐를 비트코인으로, 비트코인을 현금화폐로 바꿀 수 있게 돼 비트코인이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비트코인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다. 최근 영국 BBC는 4년 전 비트코인에 단돈 22달러(2만3000원)를 투자해 85만 달러(약 9억원)의 돈벼락을 맞은 20대 후반 노르웨이 남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키프로스 사태 이후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통화가치 절하 위험이 없는 안전자산으로 각광받고 있어 투자 전문가들도 주목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와 페이스북 소송을 벌여 유명해진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는 비트코인에 투자해 약 60%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월가의 유명한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노보그라츠도 자신이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음을 밝히며 은행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에 송금할 때는 저렴한 비트코인을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익명성의 편리함 때문에 범죄에 악용되기도 한다. 미국 당국은 지난 26일 비트코인만으로 마약을 거래해온 사이트 ‘실크로드’를 폐쇄하고 운영자 로스 윌리엄 울브리히트을 체포했다. 압수된 비트코인은 14만4336BTC로 약 2800만 달러, 우리 돈으론 297억3000만원에 상당한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비트코인이 생소하다. 8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전 세계 비트코인 지갑 다운로드 비중은 0.2%에 불과하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도 비트코인의 사용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지난 28일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이 비트코인의 우리나라 적용 여부를 묻자 한국은행 박원식 부총재는 “비트코인이 지급수단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며 “다만 현금통화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연구는 지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포털사이트 ‘바이두’가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도입하는 등 이 가상화폐는 점점 현실화폐로 다가오고 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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