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구 50% 생리통으로 고통…무조건 참는 버릇 삼가야
#여고생 나모 양(18세)은 생리시작 이틀 전부터 배와 허리를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낀다. 통증을 참을 수 없어 응급실을 찾은 적도 있다. 나 양은 수능을 앞두고 심리적 불안감이 커져 난생 처음 경구피임약으로 생리주기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주부 최모 씨(30세)는 출산 이후 심해진 생리통으로 고생하고 있다. 출산 전 생리기간에도 일정 강도의 통증은 있었지만 ‘아이를 낳으면 생리통이 없어진다’는 속설을 믿고 안심했다 낭패를 당했다.
생리통, 몸이 보내는 ‘이상신호’
여성에게 생리통은 매우 친숙한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생리통 진료환자가 2007년 8만6787명에서 2011년 12만7498명으로 47.9%정도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여성 인구의 절반정도가 생리통을 겪고 있다고 추정한다.
많은 여성들이 생리통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해 통증을 무조건 참아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하늘땅한의원 장동민 원장은 “생리기간이라 해도 아무런 느낌이나 통증이 없어야 정상”이라며 “통증은 몸의 이상을 알려주는 가장 중요한 신호로 이를 방치하면 인체에 큰 해가 될 수 있어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리통은 자궁내막증 등 질환이나 난소 혹, 자궁이상 등으로 유발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기혈순환이 되지 않을 경우, 정신적 피로와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 아랫배가 냉할 경우, 다이어트를 너무 심하게 해 영양부족이 생겼을 경우나 제대로 산후조리를 하지 못했을 경우에도 생리통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진통제·호르몬치료…전문의와 상의해야
산부인과에서는 문진과 초음파 등으로 생리통의 원인을 진단한 후 진통제를 통해 치료한다. 진통제의 항염증성분은 통증완화를 돕고 생리양도 줄여주기 때문에 빈혈개선에도 효과적이다. 간혹 내성이 생기거나 몸에 안 좋을까봐 복용을 꺼리는 환자들이 있지만 전문의들은 한 달에 3일 정도 진통제를 복용해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말한다.
고려대안암병원 산부인과 박현태 교수는 “진통제 복용 시 병원을 찾아 개인의 상태에 맞는 성분, 용량을 함유한 약을 처방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혼자 경구피임약을 이용해 호르몬 양을 조절하려는 환자들이 있는데 피임약을 복용하면 안 되는 환자가 이를 복용할 경우 부작용 등을 초래할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전문의들은 “생리통의 정도가 심해 진통제로 통증완화가 어려울 경우 호르몬치료와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꾸준한 한방치료로 원인 해결
근본적 원인개선을 원할 경우 한의학적 치료법을 이용하면 좋다. 가장 일반적으로 기혈순환이 되지 않아 몸에 어혈이 생긴 경우, 체내 순환을 돕고 어혈을 풀어주는 처방을 사용한다. 아랫배의 냉한 기운으로 생리통이 생겼을 때는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치료를 진행하고 심한 다이어트로 영양이 부족해 통증이 생긴 경우 위장기운을 보강하는 처방을 쓴다.
장 원장은 “한의학적 치료는 진통을 즉각적으로 개선하지는 못하지만 꾸준히 진행할 경우 생리통의 근본원인 해결을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헬스경향 최신혜 기자 mystar0528@k-health.com>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