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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장성택은 최룡해의 '생명의 은인'..." ?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3.12.24일 20:45
"장성택 숙청 다음은 최룡해, 내년에 더 무서운 일 일어날 수도"

‘김씨 일가 13년 요리사’ 후지모토 인터뷰



작년 7월 평양을 방문한 후지모토가 만찬회에서 장성택과 악수를 하고 있다. 뒷편에 있는 김정은 리설주 부부


김정일(金正日)의 전속 요리사로 13년간 김정일 일가(一家)를 옆에서 지켜봤던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씨는 이달 중순 프리미엄조선(premium.chosun.com)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장성택을 숙청했다는 것은 믿을 수도,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2001년 일본으로 탈출한 후지모토씨는 김정은의 요청으로 작년 7월 평양을 방문, 김정은·리설주 부부,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과 함께 만찬을 했다. 당시 만찬에는 이번에 숙청된 장성택과 처형설이 나도는 리수용 전 스위스 대사도 참석했다.

후지모토씨는 “작년 7월 만찬에서 장성택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절대 존경을 표했으며 그의 권위에 도전하는 존재로는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후지모토씨는 “장성택은 피는 통하지 않지만, 로열패밀리의 중심적 일원이며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함께 김 위원장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했다”면서 “장성택을 숙청했다면 그것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세력의 큰 음모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이 장성택을 숙청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몰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후지모토씨는 군과 당의 원로들이 장성택을 함정에 빠뜨렸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에 반대하는) 어떤 세력의 입장에서 보면 장성택이 최대의 방해물이었을 수 있고 그래서 먼저 제거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후지모토씨는 “올해는 더이상 큰 소동이 일어나지 않겠지만, 내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최룡해가 장성택 숙청을 주도했다는 관측에 대해선 “장성택과 최룡해의 관계를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라면서 “장성택은 최룡해가 실각했을 때 (그를)복귀시키는데 앞장서는 등 ‘생명의 은인’이기 때문에 그런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정은과 그의 형 김정철(중앙), 여동생 김여정 김정은과 그의 형 김정철(중앙), 여동생 김여정-장성택과 언제 만났는가.

“2001년 북한에서 나오기 전까지 김정일 대장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하는 것을 자주 봤다. 작년 7월 북한을 방문했을 때 나를 환영하는 만찬에서도 장성택을 만났다. 당시 만찬에는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김 위원장 여동생인 김여정, 장성택 등이 참석했다. 장성택은 바로 내 옆 자리에 앉았다. 장성택은 김 위원장에게 절대적인 존경을 표했고, 최근 언론에서 보도되는 식으로 권위에 도전하거나 무시한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내가 장성택에게 ‘배신자가 돌아왔습니다’라고 말하자 장성택은 ‘괜찮아. 괜찮아’라며 따듯하게 맞아 주었다.”

-김정은이 장성택의 숙청을 주도했다는데.

“믿을 수도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한국에서 처음 장성택이 숙청됐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김정일 장군 2주기(12월17일) 행사에 반드시 장성택이 재등장할 것으로 굳게 믿었다. 내가 평양에서 보고 느낀 바로는 김 위원장이 절대 장성택을 숙청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 매체들이 장성택 숙청을 공식보도한 후 나는 정말 큰 충격을 받았고 믿을 수가 없었다.”

◇“김정은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빠진 듯”

-그럼 누가 숙청을 주도했다고 보는가.

“이번 사건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큰 세력의 음모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장성택은 다른 세력(김정은의 반대파)이 무엇을 하려고 할 때 제일 크게 방해가 되는 존재일 수 있다. 장성택이 만일 파벌을 확대했다면 그것은 김 위원장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장성택과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김 위원장을 지키는 역할을 하는 두 축이다. 군과 당에서 어떤 움직임이 있는지 미리 파악해서 위험을 제거하는 역할을 두 사람이 했다고 본다. 그들은 김 위원장에게 무슨 일이 있을 때 대신 목숨을 내놓을 사람들이다. 그런 장성택을 (김정은이) 스스로 숙청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도 김정은이 숙청에 대해 승인한 것 아닌가.

“추측이지만, 김 위원장도 장성택의 숙청을 막을 수 없는 상황이었을 수도 있다고 본다. 어떤 세력이 장성택에 대해 각종 죄목을 조직적으로 조사해서 (김정은에게) 들이대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장성택이 누군가가 만든 함정에 빠졌을 수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도 숙청을 승인하기 싫어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봉착했을 수도 있다. 올해는 큰 소동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그 세력이 (표면에) 드러날 수도 있다고 본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내 입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무서운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

◇“군과 당 원로들이 움직였을 가능성 있다”

-최룡해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장성택 숙청을 주도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건 최룡해와 장성택의 관계를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최룡해가 실각해서 유배당했을 때 그를 복귀시키도록 한 사람이 장성택이다. 물론 부인인 김경희도 도왔을 것이다. 최룡해에게 있어 장성택은 생명의 은인이라고 할 수 있다. 평양에서 있을 때 두 사람은 굉장히 친하고 관계도 오래됐다고 들었다. 최룡해가 장성택 숙청을 주도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1998년쯤으로 기억하는데, 나의 부인(북한 민요가수 엄정녀)이 일본문화 공연을 갔을 때 당시 방문단의 단장이 장성택이었고 최룡해가 부단장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두 사람의 밀접한 관계를 생각하면 최룡해도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

-그렇다면 누가 숙청을 주도했다고 보는가.

“추측이지만, 군과 당의 원로 등 윗세대일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장성택을 불편하게 여겨 배제시켰을 수도 있다. 그들이 증거를 모아서 김 위원장에게 보여주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김정은의 권력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인가.

“이런 결과를 보면 그렇게도 볼 수 있다.”

-장성택이 여자·술을 좋아한 것도 숙청의 이유라는 발표가 있었다.

“평양에는 여자와 술을 좋아하는 당 간부들이 많다. 하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간부급들은 전용의 레스토랑이 있었고, 여자들도 많다. 장성택이 그것 때문에 숙청당했다는 것은 죄를 만들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마약도 죄목에 포함됐는데, 북한의 간부급이 마약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조작된 것 같다.”


◇“장성택은 로열패밀리의 중심적 일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가 남편 장성택과 불화가 있었고 장성택이 김정은 체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 숙청을 주도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경희는 건강이 좋지 않다. 몸 상태로 보면 실권을 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장성택은 김경희 입장에서도 필요한 존재라고 본다. 작년 7월 내가 방문했을 때 김경희는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다. 당뇨병 때문이라고 하지만 알코올 의존증이 원인일 수 있다. 1990년대 내가 평양에 있을 때 연회에서 술을 마시고 장성택에게 다가가 이름을 크게 부르며 술을 따라주었던 것이 기억난다. 나의 경험으로는 김경희가 장성택 숙청을 주도했다는 주장은 소설에 지나지 않는다. 장성택은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로열패밀리의 완전하고 중심적 일원이다. 그런 로열패밀리 내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정일이 집권했을 때도 대대적인 숙청이 있지 않았나.

“당시 평양에 있었지만, 그렇게 공개적인 숙청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지는 못했다. 내부에서는 오히려 잘 모를 수가 있다. 김정일 대장은 크리스마스가 되면 간부들에게 선물을 돌렸다. 고급 양복, 신발 등이 들어간 선물꾸러미를 돌렸다. 김정일 대장은 고위간부들 부부를 함께 초청해서 연회도 정말 자주 열었다. 부부동반으로 동남아 등으로 여행도 자주 보낸다는 소문도 들었다. 고위간부들에게 굉장히 잘해줬다는 기억이 난다.”

◇처형설 나도는 리수용도 작년 7월 만찬에 장성택과 참석

-김정일의 금고지기라는 리수용 전 스위스 대사도 처형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리수용은 내가 평양에 있을 때 여권갱신을 위해 스위스를 방문했을 때 만난 적이 있다. 당시 일본 여권의 갱신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정보가 있다고 김정일 대장이 스위스에서 여권갱신을 하도록 했다. 리수용과 함께 스위스에서 숙박했는데, 내가 육회를 직접 만들어서 대접한 적도 있다. 작년 7월 평양 만찬에서도 리수용을 만났다. 장성택 옆자리에 앉은 리수용이 김 위원장에게 ‘박철(후지모토의 북한이름)이 만들어준 육회가 정말 맛있었다’는 말을 했고, 위원장은 ‘나도 한번 먹어 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스위스 대사 등을 하면서 김정은·정철·여정씨의 유학생활을 돌봐줬다. 리수용이 정말 처형됐다면 무서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철과 김정은의 관계는 어떤가.

“작년 7월 만찬에 정철씨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의 소식이 궁금했지만, 그렇다고 정철씨가 왜 참석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물어볼 형편은 안됐다. 형제간에 권력투쟁이니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쉽이나 성격, 기질 등이 뛰어났기 때문에 후계자로 지명됐을 것이다. 내가 지켜본 정철씨의 성격으로 보면 후계자로 지명했어도 사양했을 것이다. 정철씨는 뒤에서 김 위원장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후지모토 겐지는?

그는 본명을 밝히지 않고 있으며 북한명은 박철, 후지모토 겐지는 일본에서의 가명(假名)이다. 그는 1987년 방북, 고려 호텔 식당 요리사로 일했다. 당시 김정일에게 불려가 초밥 요리를 만들어준 것이 인연이 돼 1989년부터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로 발탁돼 일했다. 김정일의 전폭적 신뢰를 받아 김정철·김정은 형제의 놀이 상대역을 하기도 했다. 북한에서 민요가수인 ‘엄정녀’씨와 결혼도 했고 노동당에 입당도 했다. 2001년 4월에 음식재료를 구한다는 이유로 일본으로 왔다가 북한으로 되돌아가지 않았다. 평양생활 중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보고되는데 불안을 느끼고 사실상 북한을 탈출한 것이다.

후지모토는 귀국 후 비밀에 휩싸여 있던 김정일과 그 가족에 관한 책들을 출판했다. 그는 2009년 2월 김정은의 어릴 적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북의 후계자 김정은’ 등의 책을 통해 김정은이 리더쉽이 뛰어나고 김정일의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에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관련 책자를 낸 후 신변의 위험을 느끼고 대외활동을 할 때 큰 스카프와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거주지도 자주 옮겨 다녔다.

작년 6월 북측 인사가 일본으로 찾아와 그에게 방북을 권유했다. 신변위험 때문에 방북을 주저했으나 북측 인사가 김 위원장이 “2001년의 약속을 지키라”고 전해달라는 말을 듣고 방북을 결심했다고 한다. 2001년 북한을 나올 때 김정은이 “식자재를 사러 일본에 간다고 들었다. 돌아오는 거지. 돌아와야 해”라며 말했고 후지모토는 “물론 돌아오지요. ”라고 약속했다고 한다.

후지모토는 “당시의 약속을 아는 사람은 김 위원장 밖에 없기 때문에 방북 권유가 함정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방북했다”고 말했다. 후지모토가 작년 7월 북한을 방문했을 때 그는 "대장동지, 배신자 돌아왔습니다"라며 김정은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당시 북한은 후지모토에게 당시 김정은과 함께 찍은 사진 8장도 제공했다. 귀국한 그는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북한 당국이 김정은이 개방적 지도자라는 것을 선전하기 위해 후지모토를 초청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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