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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CAR]명차의 나라 독일, 비결은 자동차박물관에 있더라

[기타] | 발행시간: 2014.03.06일 03:02

맨 위쪽 사진은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위치한 포르쉐 박물관의 모습. 가운데는 포르쉐 박사가 만든 최초의 전기차의 복원품, 맨 아래는 포르쉐의 원형이 된 폭스바겐 비틀이다. 레옹 제공

[동아일보]

자동차 회사가 박물관을 만드는 이유

우리가 학교에서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인류의 변천과 흥망에서 교훈을 얻기 위해서다.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어쩌면 우리는 영어나 수학보다 역사에서 훨씬 많은 것을 배우고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필자는 우리나라 교과과정에서 역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종종 역사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 같은 사람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 중에 자사의 역사를 보존한 박물관을 가진 곳은 한군데도 없다. 박물관은커녕 자신들이 과거에 만들었던 자동차조차 보관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국, 미국, 독일,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계 자동차 생산국 5위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세계에서 가장 자동차를 잘 만드는 나라로 꼽히는 독일에서는 자동차 회사가 만든 박물관이 유명 관광지로 꼽힐 정도다.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은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있다.

특이하게도 이 박물관에서는 입장권을 사서 엘리베이터를 탄 후 맨 위층에서부터 관람을 시작한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동안에 창밖으로 보이는 사진들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드디어 문이 열리면 눈앞에 서 있는 거대한 박제 말(馬)의 모습에 깜짝 놀라게 된다. ‘우리가 자동차를 만들기 전까지 인류는 말을 타고 다녔다’는 사실을 무덤덤하고도 충격적으로 전달하려는 의도다. 이를 지나면 독일에서 처음으로 자동차를 만든 카를 벤츠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마차 차체에 자전거 바퀴를 달고, 차체 하부에 작은 휘발유 엔진을 단 첫 번째 자동차. 마차보다 느리고 기름을 많이 실을 수도 없었지만 ‘기계의 힘으로 움직이는 탈것’의 등장은 인류의 역사를 완전히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관람 진행 방향을 따라 걷다 보면 메르세데스벤츠가 걸어온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귀족과 왕족을 위한 고급 승용차, 서민들의 삶을 지탱해줬던 트럭과 버스, 암살시도로부터 교황을 보호했던 방탄차량, 존 레넌과 마돈나, 다이애나 비가 탔던 차까지 다양한 차량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박물관 벽에는 창립 첫해의 세무 관련 서류부터 차량의 설계도, 영업 장부에 이르는 수많은 기록들이 전시되어 있다. 90년 가까이 된 회사가 자잘한 서류 한 장까지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슈투트가르트에 있는 포르셰 박물관은 5년 전 문을 열었다. 이곳의 이야기는 포르셰 박사가 115년 전에 만든 전기차에서부터 시작된다.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의 화두가 ‘전기차’에 쏠려 있는 지금, 포르셰는 이미 115년 전에 한 번 충전하면 80km를 달릴 수 있는 자동차를 개발했다.

박물관에서는 그가 자신의 회사를 설립하기 전 메르세데스벤츠와 폴크스바겐을 위해 설계한 자동차들도 볼 수 있다. 2차 대전 중에 포르셰 박사가 설계한 수많은 군용 차량과 탱크도 전시 품목에서 빠지지 않는다.

포르셰 박사는 나치에 협력한 탓으로 전쟁 후 프랑스에서 20개월간 투옥됐는데, 이 사실도 전혀 숨기는 것 없이 공개돼 있다. 투옥 기간에 그의 아들이 아버지의 대표작인 폴크스바겐 비틀을 토대로 만든 스포츠카 356 모델은 지금의 포르셰를 있게 한 주인공이 됐다.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폴크스바겐 박물관은 자사 제품뿐 아니라 전 세계의 수많은 자동차를 전시하고 있다. 뮌헨의 BMW 박물관에는 비행기와 모터사이클을 만들다 영국 택시를 면허 생산하면서 자동차 제작에 뛰어든 역사가 가감 없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들은 강조하거나 미화하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편이 더 감동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회사들의 역사에도 영광뿐 아니라 가리고 싶은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치부를 감추고 왜곡하려는 것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는 편이 미래를 위해 더 나을 수 있다.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물지만 외면하면 점점 곪아갈 뿐이다.

신동헌 남성지 ‘레옹’ 편집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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