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편명 MH 370) 실종사건이 발생한 지 8일째를 맞았지만 수색작업이 성과를 내지 못하자 납치설과 테러설 등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16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MH 370기 내 주요 통신 시스템이 작동 중지된 후 조종실에 있던 누군가가 지상 관제소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거짓 보고한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이번 여객기 실종사건이 기장이나 부기장 등 관계자에 의한 공중납치 사건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MH 370기의 조종을 담당했던 자하리 아흐마드 샤(53) 기장이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정치 구호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찍은 과거 사진이 공개되는 등 평소 반정부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16일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 등은 여객기 납치 가능성에 대해 중국인 탑승객 가족들이 실종자 생존 가능성을 언급하며 “지금까지 접한 정보 중 가장 좋은 소식”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여객기가 공중납치됐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테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6일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한 마이클 매콜(공화·텍사스)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여객기 연료가 떨어져 바다 어딘가에 추락했거나 다른 목적을 위해 어딘가에 착륙했을 수도 있다며 “9·11테러범들이 그랬듯이 여객기가 나중에 크루즈 미사일로 쓰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스트로브 탤벗 브루킹스연구소장 역시 15일 트위터를 통해 “말레이시아 여객기 미스터리: 방향, 연료량, (비행 추정) 범위 등으로 미뤄 볼 때 인도 지역 도시에 대한 9·11테러 타입의 공격을 계획한 납치범들의 소행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납치범들이 인도를 향해 여객기를 몰고자 했으나 (실패해) 9·11테러 당시의 UA93기처럼 여객기가 추락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는 여객기 수색 참여국이 14개국에서 25개국으로 늘어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중화권 매체 보쉰(博訊)은 16일 한 관계 당국이 위성을 통해 MH 370기가 브루나이에 착륙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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