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편명 MH 370) 실종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데 중요한 기내 자료 송신 시스템 차단 시간을 두고 말레이시아 정부 및 항공사 책임자가 하루 새 정반대 발언을 하는 등 또다시 총체적인 난맥상이 연출되고 있다.
MH370실종사건에 대한 말레이시아 민관의 부실 대응은 말레이시아의 국가이미지까지 훼손시키고 있는 것이다.
1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MH 370 내 운항정보 교신시스템(ACARS)이 꺼진 후 부기장이 지상 관제소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내용의 무전을 보냈다는 전날 말레이시아 당국자 발언이 뒤집히는 상황이 발생했다. 앞서 16일 기자회견에서 히샤무딘 후세인 교통장관 대행은 “8일 오전 1시 7분 ACARS가 작동을 멈췄으며 이후 조종석의 누군가가 쿠알라룸푸르 관제소에 ‘모든 것이 괜찮다, 잘 자길’이라는 마지막 무선메시지를 남겼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17일 아흐마드 자우하리 야햐 말레이시아 항공 최고경영자(CEO)는 기자회견을 열어 ACARS가 오전 1시 7분까지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나 예정 정기 업데이트 시간인 오전 1시 37분에 이를 실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이 어느 시점에 ACARS의 작동이 중단됐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ACARS가 언제 멈췄는지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부기장과 지상 관제소 간의 최종 무선이 오전 1시 19분에 이뤄졌으며 다른 기내 통신 시스템인 트랜스폰더는 2분 후인 1시 21분쯤 작동을 멈췄다고 밝혔다. 후세인 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장에 있었으나 기자들의 질문에 “내가 어제 얘기한 것은 확실하고 검증된 사실에 기초한 것”이라며 “시간 순서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객기 및 정보기억장치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엉뚱한 대답을 내놨다. 이날 발표에 따라 부기장이 오전 1시 19분쯤 관제소에 최종 무선을 보낼 당시에도 ACARS가 작동됐을 가능성이 대두됐으며, 두 개의 기내 통신 시스템인 ACARS와 트랜스폰더가 14분의 시간차를 두고 차례로 꺼졌다는 조사팀 관계자의 발언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