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음식을 먹는 습관이 치아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아는가? 식습관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치아의 문제를 알 수 있는 경우도 있는 만큼, 식습관과 치아 건강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음식 씹는 습관 잘 관찰해보자
올해 4살이 된 김민지 양은 음식을 먹을 때마다 어금니가 아니라 앞니로만 씹고 평상시에도 아랫니를 쑥 내민다. 민지 양의 엄마는 처음엔 습관이 잘못된 것이려니 생각하고 대수롭게 않게 여겼지만 아이가 습관을 고치지 않자 치과를 찾았다. 놀랍게도 아이가 앞니로만 음식을 씹었던 이유는 아래턱이 위턱보다 튀어나온 주걱턱이라 치아가 잘 맞지 않아 어금니로 음식을 씹을 수 없었던 것.
고등학교 1학년생인 박재훈 군은 오징어를 좋아해 공부할 때에도 턱이 아플 때까지 물고 씹는다. 결국 박 군은 턱이 아파 치과를 찾았다가 턱 관절에 무리가 왔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청소년기의 뼈는 성인과 달리 굳어지지 않아서 작은 충격에도 골격 변형이 잘 생길 수 있다.
이처럼 어릴 때 잘못된 식습관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로 방치할 경우 성인이 되어서 주걱턱, 부정교합, 사각턱 등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꼭꼭' 씹어먹는 습관 좋아…정제식품 대신 자연식품 친해져야
그렇다면 어떻게 음식을 먹어야 치아를 비롯해 전신 건강에 도움이 될까? 에스플란트치과병원 백상현 원장은 전 치아를 이용하여 음식을 '꼭꼭' '천천히' 씹어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백 원장은 "꼭꼭 씹어 먹으면 잇몸과 잇몸뼈가 튼튼해지고, 씹는 근육도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아 건강해진다"며 "치아 뿐만 아니라 뇌 자극, 치매 예방, 다이어트 등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꼭꼭 씹어먹는 식습관은 섭취하는 음식을 결정하는 데에도 영향을 끼친다. 토마토, 호두, 등의 채소와 견과류와 같이 자연식품은 꼭꼭 씹어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식이섬유가 풍부해 건강에도 좋다. 반대로 씹을 것도 없이 부드러운 음식이나 정제된 음식, 단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야식도 치아 건강을 위해서라면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야식을 먹고 바로 자면 소화액이 식도로 올라와 치아를 부식시킬 수 있다. 정 배가 고프면 우유나 오이 등의 부담없는 음식을 먹는 것이 적당하다.
백상현 원장은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잘 길들이는 게 치아와 전신 건강을 위한 최고의 예방책"이라며 "증상이 없거나 심하지 않더라도 식습관이 이상하다고 생각될 때엔 즉시 치과를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