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나우뉴스]공룡의 거대하고 날카로운 발톱은 보통 먹잇감을 사냥하기 위한 수단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 공룡은 이를 사용해 땅을 파거나 무언가를 움켜잡고 혹은 꿰뚫는 데 사용했다고 영국의 학자들이 발표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브리스톨대학 연구팀이 일부 공룡의 발톱 형태를 조사해 기능의 차이를 밝혀냈다.
연구를 이끈 척추동물 고생물학자 스테판 라우텐슐라거 박사는 약 1억 4500만 년 전부터 6600만 년 전까지 살았던 테리지노사우루스에 주목했다.
수각류에 속하는 테리지노사우루스는 앞발에 낫과 같은 형태의 크고 기다란 3개의 발톱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 마치 엑스멘의 울버린처럼 기다란 삼지창을 가진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라우텐슐라거 박사는 “테리지노사우루스의 발톱은 50cm가 넘으며 몸의 크기는 7m에 달한다”면서 “긴 목을 갖고 있으며 몸에는 원시 깃털로 덮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테리지노사우루스의 이빨과 턱 형태를 보면 같은 수각류에 속하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나 벨로키랍토르와 달리 초식동물이라고 한다.
이에 연구팀은 테리지노사우루스의 앞발톱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 상세한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이들 발톱의 형태가 종에 따라 다양하게 기능한 것을 분석했고 오늘날 동물들의 발톱과도 비교했다.
그 결과, 테리지노사우루스를 포함한 일부 수각류는 점차 초식으로 변화하는 진화의 과정에서 발톱으로 무언가를 움켜잡거나 꿰뚫고 땅을 파는 것과 같은 특정한 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주 대상인 테리지노사우루스의 발톱은 무언가를 움켜잡는 데 쓰였고 이와 비슷한 수각류인 노트로니쿠스의 발톱은 땅을 파는 데 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라우텐슐라거 박사는 “수각류의 발톱 변화는 육식에서 초식으로 전이하는 진화의 과정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발견으로 우리는 서로 다른 기능을 목적으로 매우 다양하게 발달한 발톱 형태를 확인했다”면서 “이들이 먹이에 적응하는 과정은 오늘날 조류로 진화하는 과정에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학회보 B’(journal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온라인판 7일 자로 공개됐다.
사진=브리스톨대학 스테판 라우텐슐라거 박사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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