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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시진핑의 ‘불편한 동거’…우려섞인 서방의 눈

[기타] | 발행시간: 2014.05.20일 11:08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러시아와 중국이 60년만에 최고의 ‘밀월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제재 폭격을 맞고 아시아로 눈을 돌리려는 러시아와 천연가스 수입 확대를 원하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다.

하지만 최근 양국 관계는 1950년대 냉전 초기 소련과 중국의 밀월과는 다르다.

국제사회의 견제를 무시하고 협력을 굳건히 유지할 만큼 경제적 이익이 크지 않은데다, 과거의 앙금도 깨끗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반서방 진영의 맹주 자리를 둔 자존심 싸움도 걸려있다.

이 때문에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불편한 동거’를 시작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가스 수출협상 최종단계=푸틴 대통령은 20일 중국 상하이(上海)를 국빈 방문했다. 21일까지 열리는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에 참석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서다. 중ㆍ러 정상회담은 지난 2월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올 들어 2번째이자, 지난해 이후 6번째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답보 상태였던 4000억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수출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양국은 지난 10년여 간 가스 가격에서 이견을 보여왔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방중에 앞서 중국 언론들과 가진 공동 인터뷰에서 “천연가스 수출사업 협의는 기본적인 준비가 끝났고 양국은 전략적인 에너지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도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협상이 타결되면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은 2019~2020년부터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에 연간 380억입방미터의 천연가스를 30년 간 공급하게 된다. 공급가격은 1000입방미터 당 335~350달러로, 유럽 공급가(지난해 380.5달러)보다 대폭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를 위해 양측은 올 연말까지 새 수송관 건설 사업에 착수하고, 700억달러를 들여 극동 시베리아에서 가스전을 개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공급량은 현재 중국 가스 소비량의 23%, 가즈프롬 수출량의 16%에 불과한 것이어서 중ㆍ러 협력을 장담하긴 어렵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는 유럽 수출량의 20%밖에 되지 않는다. 따라서 수송이 실제 이뤄지기 전까진 최대 수출 파트너인 유럽에 대한 의존도가 극도로 높을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방과 경제 협력 높은 中=중ㆍ러 교역으로 인한 실익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동안 중국 경제의 고도 성장 메커니즘은 서방에 대한 막대한 수출 덕분에 가능했다. 크림자치공화국 병합과 동부 우크라이나의 분리ㆍ독립 이후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가 잇달아 이뤄지고 있어, 중국이 서방을 무시하고 러시아와 적극적으로 손을 잡기엔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 양국의 무역규모는 지난해 945억달러로, 중국과 서방 간 무역규모와 큰 차이가 났다. 중국의 대(對)유럽연합(EU), 대미국 무역액은 대러 무역액에 비해 각각 5배, 3배 많았다.

청샤오허(成曉河) 중국 런민(人民)대 교수는 “양국이 정치적 신뢰를 구체적 행동으로 옮기고 실제 경제적 혜택을 가져올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양국의 관계 개선 전망에 대해 신중론을 보였다.

▶반목 역사ㆍ패권 갈등도 변수=과거 중국과 소련 사이에 남아있는 해묵은 갈등이 양국 관계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냉전 시기 소련과 중국은 스탈린의 뒤를 이어 집권한 흐루쇼프 정권이 서방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틀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스탈린 사후 3년 만인 1956년 흐루쇼프가 소련 제20차 공산당대회에서 스탈린을 격하한 사실이 드러나 중ㆍ소 대립에 불을 붙였다.

이때 뿌리를 내린 양국의 불신은 여전히 뚜렷하다. 러시아 대중은 물론 정치 엘리트들도 중국을 위협으로 인식하는 시각이 크다.

특히 급속도로 성장한 중국이 강력한 군사력을 갖추고 러시아를 사실상 식민지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일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21세기 차르’로 불리며 유럽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러시아의 패권을 확립하려는 푸틴 대통령으로선 중국과의 협력이 ‘양날의 검’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러시아 과학원의 미하일 티타렌코 극동문제연구소장은 “중국은 (러시아에)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오직 하나뿐인 대안은 아니다”라면서 한국, 일본, 인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을 통해 균형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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