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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흑인 사망 시위 확산… ‘경찰의 군대화’ 논란 점화

[기타] | 발행시간: 2014.08.16일 02:34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발생한 흑인 청년에 대한 경찰의 총격 사건으로 미국 사회가 들끓고 있다. 사태가 확산된 데는 흑인 마이클 브라운(18)의 사망과는 별개로 경찰의 부적절한 사후 대응도 한몫했다. 특히 공정한 조사를 요구하는 비무장 시위대에 장갑차와 중화기로 무장한 경찰이 진압에 나서면서 ‘경찰의 군대화(Militarization)’ 문제가 핫이슈로 등장했다.

사건 5일째인 14일(현지시간) 주요 언론에는 장갑차량에 탄 퍼거슨시 경찰이 시위대에 기관총을 겨누는 사진이 실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사진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CNN은 시위진압 경찰에 군용 지프의 일종인 ‘험비’가 제공됐으며 시위 현장에서는 사용된 섬광수류탄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최루탄과 연막탄·고무탄을 넘어 이라크 등의 시가전에서나 봤을 법한 중화기가 인구 2만1000명의 작은 도시에 등장한 것이다. 충격을 받은 시민들의 문의와 항의에 톰 잭슨 퍼거슨시 경찰국장은 “이들은 특수기동대(SWAT)이며 자신들이 맡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퍼거슨시가 군사 장비를 보유할 수 있게 된 것은 1995년부터 시작된 미 국방부의 ‘1033 프로그램’ 덕분이다. 이 프로그램은 총기를 소지한 마약조직에 대응하기 위해 미군의 유휴 물자와 장비를 주 경찰과 각급 지방자치단체 경찰에 넘겨줄 수 있게 했다. 이후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이 끝나면서 국방부는 남아도는 지뢰방호차량(MRAP)과 5.56㎜ 기관총 등을 거의 무상으로 경찰에 넘겨주고 있다. 지난해 4억4900만 달러를 포함해 모두 43억 달러(약 4조3000억원)어치의 군 장비가 주정부와 지자체에 이양됐다.

그동안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경찰의 과도한 중무장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논란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공화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 중 한 명인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은 주간지 ‘타임’ 기고문에서 “퍼거슨시 풍경은 전통적인 경찰의 역할수행이 아니라 전쟁을 연상시킨다”며 경찰의 군대화를 의회가 강제로 중단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에릭 홀드 법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경찰이 불필요하게 과도한 폭력의 과시 없이 공공의 안전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관해 지방정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휴가지 매사추세츠주 마서스비니어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에 진상 규명을 지시했다며 ‘평화와 진정’을 호소했다. 그는 “주민들의 감정이 정제돼 있지 않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지금은 치유가 필요한 때”라며 “우리는 모두 한 미국인 가족의 일부라는 것을 되새기자”고 당부했다. 공정성 논란에 미주리 주경찰이 퍼거슨시 치안을 담당키로 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DC에 있는 하워드대 학생 300명 이상이 강당에서 단체로 양손을 들고 카메라를 응시하며 찍은 사진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전파되고 있다. 사진은 경찰 총격에 숨진 브라운을 애도하고 흑인 사회와의 연대를 강조하는 의미를 담았다.

일각에서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20대 흑인 총격사망 사건과 맞물려 1991년 LA폭동으로 이어진 ‘제2의 로드니 킹’ 사태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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