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달콤한 즙이 흐르는 큰 버거요. 그건 어떤 맛이죠?”
지난 2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벤츄라 카운티 상급법원. 이날 법정을 나선 마이클 한라인(69)은 사람들을 둘러보며 이같이 물었다.
마이클은 1978년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가석방 여지가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결론만 말하면 마이클은 살인범이 아니었다. 사건 현장 혈흔을 분석한 결과 마이클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마이클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DNA 증거가 그의 변호인 측에 전달되지 못하도록 막았으며, 마이클은 여생을 철창속에서 보내라는 판결을 받았다.
마이클의 무죄를 입증한 데는 ‘캘리포니아 이노센트 프로젝트(California Innocence Project)’가 큰 영향을 끼쳤다.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한 변호사들이 지난 1999년, 마이클의 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루기 시작하면서 그의 무죄를 입증해 달라고 검찰을 설득한 것이다. 결국 검찰도 마이클의 혈흔이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인정하면서 그의 인생에 한 줄기 빛이 비치게 됐다.
36년 만에 출소한 마이클. 이로써 마이클은 캘리포니아 주에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사람 중 최장 기간 수감자로 남게 됐다.
지난해 가을에는 세 아이의 엄마인 수잔 멜렌이 17년간의 억울한 옥살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으며, 앞선 2013년에는 로스앤젤레스 서부지역에서 70대 노파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던 카쉬 레지스터가 34년 만에 무죄판결을 받고 출소했다.
한편 미국에서 가장 오랜 기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사람은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출신 리키 잭슨(57)이다.
리키는 지난 3월, 39년간의 억울한 옥살이를 끝내고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1975년, 클리블랜드의 금융분야 종사자 헤럴드 프랭크스를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으나, 당시 증인으로 나섰던 한 남성이 지난해 목회자를 통해 허위증언이었다는 양심고백을 하면서 늦게나마 세상 빛을 보게 됐다. 당국은 리키에게 보상금으로 100만달러(약 11억원)를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KTLA 영상화면 캡처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