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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 <351> 중국 타이산(泰山) 산

[기타] | 발행시간: 2012.04.19일 08:00

두이쑹산먼에 이르자 구름이 걷히면서 거대한 병풍같은 바위산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청나라 건륭 황제가 시를 지어 바위에 새긴 만장대를 구경할 수 있다.

역사와 전설 품은 중국의 명산… 짙은 운무에 '선계' 온 듯

중국에 사대했던 조선 사람들에게 타이산(泰山·태산·1,545m)산은 관념의 산이었다. 조선 초기 문인이자 서예가였던 양사언(楊士彦)의 시조처럼 '하늘 아래 가장 높은 뫼'가 타이산 산이었다. 중국인들에게도 타이산 산은 상징적인 산이다. 실제로, 타이산 산 정상 부근 바위에 '오악독존(五岳獨尊)'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중국의 5대 명산 중 타이산 산이 으뜸이라는 뜻이다.

중국인들이 타이산 산을 이처럼 천하제일 명산으로 꼽는 이유는 이 산이 높아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오악 중 높이로 따지자면 타이산 산보다 더 높은 화산(華山·1,997m)산과 헝산(恒山·2,017m)산이 있다.


조선 문인 시조에도 나오던 산

중국인들도 천하제일 명산 꼽아

돌계단과 케이블카 등 코스 다양

기암괴석마다 거대한 글귀 새겨


타이산 산이 중국인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그곳이 역사와 문화, 종교, 전설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발길 닿는 곳마다 갖가지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고, 그 때문에 '한번은 꼭 올라야 할 산'이라는 명성을 얻게 된 것이다.

공자가 정상에 오른 후 '천하가 작아 보인다'고 말한 산이 바로 이 산이다. 또 진시황 이전 72명의 제왕을 비롯해 한 무제, 당 현종 등 역대의 황제들이 즉위할 때마다 하늘과 땅에 제사를 올리면서 자신의 권위를 드러냈던 곳이기도 하다.

암벽에 새긴 석문과 비석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으며, 석문의 내용과 사연은 타이산 산의 역사와 문화적 깊이를 웅변하고 있다. 이 같은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타이산 산은 지난 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타이산 산 정상을 향하는 잘 알려진 코스는 3가지 정도가 된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코스는 동쪽의 이톈먼(一天門)에서 시작해 중톈먼(中天門)을 거쳐 난톈먼(南天門)에 이르는 것이다. 산 아래에서부터 난톈먼에 이르기까지 돌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7시간가량 소요된다. 돌계단을 다 오르고 나면 젊은 사람들도 무릎이 시큰시큰할 정도로 가혹한 코스다. 그렇지만 타이산 산을 한 번 오를 때마다 10년씩 젊어진다는 속설이 있어 도보를 택하는 사람이 많다.

다음은 톈와이춘(天外村)에서 셔틀버스로 중톈먼까지 가서 케이블카로 난톈먼에 이르는 방법이 있다. 케이블카가 설치된 후 발품을 덜 수 있어 60~70대 관광객도 부담 없이 올 수 있게 됐다. 난톈먼에서 정상인 위황팅(玉皇亭)까지는 이것저것 구경하며 가다 쉬다 반복하게 되는데 넉넉잡아 1시간 가까이 걸린다. 케이블카는 1인 80위안(편도)인데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한다. 중톈먼에서 케이블카로 종착점인 난톈먼까지는 약 10분 정도 걸린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코스가 하나 더 있다. 서쪽의 타오화위안(桃花源)에서 셔틀버스로 타오위안 산장(桃源山莊)까지 셔틀버스로 올라가 케이블카를 타고 톈졔(天街) 인근까지 올라간다. 여기서부터 역시 걸어서 위황팅까지 가는 구간이다.

'산&산'은 하루 안에 타이산 산 대부분을 둘러볼 수 있도록 구간을 잡았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둘러보기 위해 일부 구간에서 셔틀버스와 케이블카의 도움을 받았다. 코스는 중톈먼~우쑹팅(五松亭)~두이쑹산먼(對松山門)~두이쑹팅(對松亭)~룽먼(龍門)~성셴팡(升仙坊)~난톈먼~르관펑(日觀峯)~위황팅~다시 난톈먼~톈졔(天街)~케이블카~타오위안 산장이다. 걷는 구간만 오르막 5.8㎞로 3시간 30분은 잡아야 한다. 이 구간의 일부 코스는 험난하고 등산로도 곳곳에서 끊겨 케이블카를 타지 않을 방법이 없기도 하다.



중톈먼에 가기 위해서는 톈와이춘에서 일단 셔틀버스를 타야 한다. 톈와이춘 입구에는 대형 석축 기둥이 양 옆으로 도열해 있다. 석축에는 용들이 새겨져 기둥을 타고 오른다. 타이산 산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황제들을 상징한다.

셔틀버스를 타고 고불고불한 포장도로를 따라 30~40분 올라가면 중톈먼이다. 여기서부터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중톈먼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목인 난톈먼까지는 줄곧 계단 길이다. 폭 3~4m의 돌계단이 모두 6천600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 세어본 사람은 없다고 한다. 진시황이 타이산 산에 제사를 지내러 가기 전 병졸들이 3일 만에 깔았다는 설이 있지만, 중국인들조차 믿지 않는다.

산행 시작 후 10분가량 지나면 작은 폭포가 나온다. 태산의 거대한 덩치에 비하면 보잘것 없지만, 정상까지 이르는 이번 코스에서 유일한 폭포다. 계단을 따라 우쑹팅을 지날 때까지 시계가 흐렸다. 비가 그친 뒤 짙은 운무가 깔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이쑹산먼에 다다를 때 즈음 갑자기 골짜기를 타고 오르는 바람이 불었다. 구름이 바람에 쫓겨 나가면서 오른쪽으로 큰 바윗덩어리로 이루어진 산봉우리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흩어지던 구름이 산꼭대기에 잠시 걸리자 산수화가 따로 없다.

거대한 병풍처럼 펼쳐진 바위에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만장비로 불리는데, 청나라 건륭 황제가 시를 지어 석각에 새겼다. 글자 한 자의 직경이 1m에 달하고 전체 석문은 길이 23m, 너비 13m다. 스케일이 중국답게 크다.

두이쑹팅과 룽먼을 지나 성셴팡을 지나는 계단길은 정말 가파르다. 산꾼들이 흔히 하는 과장법을 따르자면 '코가 바닥에 닿을 듯'하다. 중국인들은 룽먼과 성셴팡을 통과하면 용과 신선을 볼 수 있다고 이야기 하지만 역시나 이를 믿는 사람은 없다.

숨이 넘어갈듯 3시간 30분가량을 오르다 보니 비로소 넓은 계단길이 끊긴다. 난톈먼이다. 인간세상과 신선들의 세계를 구분하는 경계가 되는 곳이란다. 사방은 기암괴석이다. 정상을 향해 위쪽을 바라봐도, 올라온 길을 내려다봐도 온통 바위산들이다.

잠시 숨을 돌린 후 르관펑을 거쳐 타이산 산의 정상 위황팅을 향했다. 바위 사이사이로 만든 좁은 길을 따라 걷다가 쉬다가 40분가량 전진하다 보니 다시 거대한 병풍바위를 만난다.

옛날 중국인들은 평평한 곳만 보이면 빠짐없이 글자를 새겼다. 당 현종이 자신의 치세를 1천8자로 새겨 금으로 입혔다는 바위를 중심으로 거의 대부분 바위에는 글들이 새겨졌다.

이 석각을 뒤에 두고 5분 정도 오르니 정상이다. 정상에는 옥황상제를 모신 도교 사원, 위황팅이 세워져 있다. 중국인들은 산 밑에서부터 향을 사서 올라온 뒤 여기서 태운다. 너무 많은 향을 태워 연기가 전각을 둘러싼다. 정상의 시계가 다시 나빠졌는데 운무 때문인지 향 연기 때문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하산 길은 르관펑 반대편으로 내려와 톈졔로 내려오는 길을 잡았다. 톈졔에는 여관과 상점이 가득 들어차 왁자한 소리가 끊이지 않아 장터 풍경이 연상된다. 톈졔에서 5분 정도 거리에 타오위안 산장으로 내려가는 케이블카를 탈 수 있다. 10분 정도 타고 내려가는데, 케이블카 안에서 보는 풍경도 실로 선계를 방불케 한다.

산행문의 : 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최찬락 산행대장 010-3740-9323.

중국 타이산 산=글·사진 박진국 기자 gook72@busan.com

그래픽=노인호 기자 nog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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