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여기! 엄마야! 내가 너의 엄마란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의 조지 부시 국제공항. 이날 입국하는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 늘어선 행렬 중 유독 반갑게 소리치는 여성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오드리 슉. 이날 오드리는 남은 인생을 함께할 새로운 가족을 만났다.
텍사스주 우드랜즈에 사는 오드리와 그의 남편 브렌트는 드디어 소원을 이뤘다. 인터넷에서 두 사람의 마음을 쏙 훔친 중국 출신 루시(6·여)를 양녀로 맞이한 것이다. 이미 다섯 자녀가 있지만, 애교 넘치는 루시의 영상을 온라인에서 본 부부는 그를 양녀로 들이자고 다짐했다.
루시는 다운증후군 환자다. 태어나자마자 가족들로부터 버림받아 고아원에서 지내왔다. 그러던 중, 노래하며 춤추는 루시의 영상이 온라인에 게재됐고, 이를 본 오드리와 브렌트가 그를 양녀로 맞이하기로 했다. 두 사람의 눈에 루시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였다.
공항을 가득 채운 ‘엄마’라는 외침. 그것은 루시에게 아픔의 시간이 끝나고, 새로운 행복을 맞이하는 기점이었다. 비록 직접 낳지 않았지만, 루시를 향한 오드리의 애정이 묻어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우리는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나 결혼했어요. 예전부터 항상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입양하고 싶었죠. 특히 다운증후군 환자 아이들을 보살펴주고 싶었어요.”
부부가 루시를 만나게 된 데는 중국 장애아동의 입양을 돕는 미국의 ‘만리장성 중국입양(Great Wall China Adoption)’의 도움이 컸다. 이 단체를 통해 미국에 들어오는 중국 아이들은 입양 가정을 만날 때까지 위탁가족과 통상 4주간 지내게 된다.
단체 관계자는 “이 아이들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 존재”라며 “일생 내내 입양 가족을 기다리거나 고아원에서 사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브렌트는 “가족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우리가 영원한 가족이 되자는 결심을 했다”며 “우리는 루시에게 ‘도움’을 주는 위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루시가 우리와 함께 살며 큰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한편 몇 년 전 중국에서 미국으로 입양돼 새로운 가족을 만난 조이 페이스크는 “중국에서 온 아이들이 새로운 가족을 찾게 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그들이 새 가족과 잘 어울려 사랑으로 서로를 보살피는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이는 소아마비환자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