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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을 읽다]사진으로 보는 '지구의 심장' 북극

[기타] | 발행시간: 2015.08.30일 09:03

▲하얀색, 푸른 바다, 옥색이 어우러진 북극의 빙하가 눈 앞에 펼쳐졌다.


아라온 호 탐험 일주일...빙하 뚫고 앞으로 나아가다



[북극=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 쇄빙선 아라온(ARAON) 호가 북극에서 현재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1항차 연구가 8월22일 끝났다. 8월 23일부터 2항차 연구를 위해 다시 아라온 호는 알래스카 배로(Barrow)에서 출항했다. 2항차 연구는 오는 9월11일까지 이어진다. 아시아경제는 2항차 연구에 함께 탑승해 북극 탐험의 생생한 현장을 전한다. 기후변화뿐 아니라 북극 탐험의 역사와 극지연구의 중요성 등 다양한 이야기와 현장의 모습을 담아 [북극을 읽다] 기획시리즈로 전한다.



북극해는 때론 거칠었다. 지금은 고요하고 잔잔하다. 빙하 지대가 가까울수록 바다는 조용히 숨을 쉰다.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는 지구의 심장. 북극을 더 잘 알기 위해 아라온 호는 지금도 운항을 계속하고 있다. 지구의 심장부, 북극! 심장이 아프면 우리 몸 전체가 병들게 된다. 북극도 예외는 아니다. 북극은 현재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라온 호를 타고 북극을 탐험한 지도 일주일이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23일 아라온 호에 승선한 이후 현지 시간으로 25일 출항한 아라온 호. 29일 현재 3차 연구지점으로 이동하고 있다.



현지 시간 29일 아라온 호는 북위 75도32분, 동경 178도57분에 위치해 있다. 서북극해에서 동시베리아쪽으로 이동했다. 동시베리아의 찬 바람이 강하게 불어오고 있다. 25일 항해한 이후 지금까지 총 1300㎞를 이동했다. 바깥 온도는 영상 0℃~영하 1℃를 보이고 있다. 실제 체감온도는 영하 5℃ 이하이다. 털모자와 목도리, 장갑, 두꺼운 옷까지 입었는데도 추위를 물리치기에는 역부족이다.



선미의 갑판에서 퇴적물 채취, 지층연구 작업을 준비하는 연구원들과 갑판원들이 10분 정도 일하다 난로 곁에 모여 언 몸을 녹이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북극으로 가는 길은 멀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지난 21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하와이 호놀룰루에 도착했다. 호놀룰루는 영상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 됐다. 잠깐 걸었는데도 몸에서 땀이 흘렀다. 와이키키 해변에는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로 붐볐다.



22일 늦은 저녁 호놀룰루에서 비행기를 타고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이르렀다. 앵커리지에서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고 알래스카 북쪽에 위치한 작은 도시 배로(Barrow)에 도착했다. 후텁지근했던 호놀룰루에서 영하의 날씨 속으로 떨어졌다. 당시 배로공항은 영하의 날씨를 보였다. 현지 시간 23일 배로공항에서 헬기를 타고 추크치 해에 정박해 있는 아라온 호로 향했다.



배로공항에서 아라온 호까지는 약 5분 정도의 비행이었다. 헬기는 부드럽게 이륙했다. 헬기에서 보는 아라온 호는 아주 조그맣게 다가왔다. 약 7500톤 급의 쇄빙선으로 아라온 호는 북극과 남극 탐험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출항하기에 앞서 아라온 호에 승선한 모든 인원들은 안전 교육을 받는다. 아라온 호에는 방수복과 구명복이 준비돼 있다. 구명정과 보트가 장착돼 있다. 구명정 한 척에는 85명까지 탈 수 있다. 비상 상황에서 생존할 수 있는 개인 생존 장비까지 갖췄다. 방수복을 입었을 때 주변 다른 사람들이 마치 우주인처럼 느껴졌다.



아라온 호의 김광헌 선장. 출항을 앞두고 선교에서 마지막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을 촬영했다. 아라온 호의 선교는 5층에 위치해 있다. 김 선장은 40만톤 화물선을 운항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아라온 호 선장을 맡고 있다. 쇄빙선 선장은 배를 운항하는 것뿐 아니라 얼음 상태 등 여러 가지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마침내 25일 오후 12시, 아라온 호는 배로에서 출발했다. 출항한 뒤 몇 시간 동안은 아라온 호는 높은 파도에 배가 심하게 흔들렸다. 멀미를 호소하는 이들도 나타났다.



망망대해. 끝없이 이어지는 바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곳. 아라온 호는 20시간 넘게 운항해 1차 연구지점에 도착했다. 북극은 밤에도 대낮처럼 밝다. 12시쯤에 해가 지고 새벽 4시쯤에 해가 뜬다. 얼마 전까지는 밤이 없는 '백야'가 있었다.



아라온 호에는 병원 시설이 갖춰져 있다. 현재 고보람 내과전문의가 같이 승선해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긴급 환자 등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다. 전문 의약품까지 마련돼 있다.



아라온 호는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배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연구원들의 야간 밤샘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오후 11시쯤에 야식까지 제공된다. 신선한 식재료는 물론 맛도 일품이다. 박구식 조리장을 포함해 6명의 조리원들이 책임지고, 수고하는 공간이다.



아라온 호의 연구 작업은 대부분 갑판에서 이뤄진다. 갑판에는 중장비는 물론 고가의 과학 장치 등이 많이 실려 있다. 갑판에 나갈 때는 반드시 안전모를 착용해야 한다. 이재근 갑판장은 2009년 초창기부터 아라온 호와 함께 한 전문가이다. 베테랑으로 통한다.



아라온 호에는 각국의 연구원은 물론 국내 다른 연구소의 직원들도 승선해 연구 작업을 진행한다. 강무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서 있는 이)과 김대훈 한국MA 실장 등이 음파를 이용한 지층 연구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심 2000m까지 내려가 퇴적물을 채취해 올라오는 롱 코어 작업. 코어가 물위로 솟아오르고 있다. 밧줄을 내리는 시간만 약 50분 정도가 걸린다. 롱 코어 작업은 밤샘 작업이 기본일 만큼 시간과 집중도가 필요한 힘겨운 작업 중 하나이다.



알래스카 배로에서 출항한지 3일이 지났는데도 빙하는 보이지 않았다. 지구 온난화 때문일까. 매일 선교에 올라가 바깥 온도를 취재했는데 영하로 내려간 적이 아직 없다. 마침내 현지 시간으로 27일 유빙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바닷물 속에 잠긴 빙하가 옥색으로 보였다.

유빙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더니 뒤이어 거대한 빙하가 한꺼번에 푸른빛으로 눈에 들어왔다. 맑고 고운 모습이었다. 하얀색과 푸른 바다, 옥색이 묘한 조화를 이뤘다.

길게 이어져 있는 빙하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아라온 호가 쇄빙을 할 때마다 선실 안에서는 쿵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빙하는 일년생과 다년생이 있다. 다년생은 매우 단단하다. 일년생과 다년생 빙하를 깨트릴 때의 소리는 다르다고 남승일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설명했다.

기온은 영상 1~2도 정도로 그렇게 추운 날씨는 아니다. 바깥은 다르다. 아라온 호의 밖은 불어오는 바다 바람 등으로 체감온도가 낮다. 아라온 호 곳곳에 밤새 얼어붙은 고드름이 달렸다.

북극은 밤에도 밝기 때문에 밤과 낮의 구분이 없다. 연구할 때가 낮이고 몸을 선실의 침대에 마침내 눕힐 때가 밤이다. 아라온 호의 선실은 사랑하는 사람의 품과 같이 포근하다.

아라온 호는 현지 시간으로 29일 오전 제 3차 연구지점(JPC3)에 도착했다. 빨간색이 고위도 지역으로 빙하가 두껍게 형성돼 있는 곳을 말한다.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지금 시간이 새벽 2시. 아직 북극은 밤이 찾아오지 않았다. 밖은 여전히 밝다. 아라온 호가 나아가는 잔잔한 소리만이 들릴 뿐이다.

북극=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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