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수면 뇌심부자극술 개발…육체고통·불안증 해소
파킨슨병의 최신 치료법인 뇌심부자극술을 수면내시경처럼 편안한 수명상태에서 받을 수 있는 방법이 개발돼 의식이 깬 상태에서 수술을 받아야 했던 환자들의 고통과 불안감이 말끔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뇌심부자극술은 파킨슨병 환자에서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뇌의 하시상핵에 전극을 삽입하고 전기 자극을 주어 손발 떨림과 같은 이상운동증상을 완화하는 수술이다. 뇌심부자극 수술은 환자가 의식이 깬 상태에서 하시상핵으로 예상되는 부위에 하나 또는 다수(5개)의 테스트 전극을 넣어 하시상핵의 전기신호가 가장 많이 관측되고 전기자극 효과가 좋은 곳을 찾아 최종 전극을 삽입한다. 이 과정은 왼쪽 뇌와 오른쪽 뇌로 나뉘어 각각 시행된다. 하시상핵에서 정확한 전기신호를 받기 위해서는 환자의 의식이 깬 상태에서 수술을 받아야 했다.
서울대병원 파킨슨센터 전범석, 백선하 교수팀은 2010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8명의 환자에게서 한쪽 뇌는 깨어 있는 상태에서, 반대편 뇌는 수면 상태에서 뇌심부자극술을 하고 수술 후 치료성적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8명 모두 의식이 깬 상태와 수면상태 일 때 삽입한 테스트 전극에서 관찰되는 하시상핵의 전기신호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양쪽 뇌 모두 하시상핵의 목표점에 정확히 전극을 삽입할 수 있었다. 또한 수술 후 증상의 호전도 매우 양호한 것이 확인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의식이 깬 상태에서 하시상핵의 전기신호가 수면상태에서도 잘 관측되고 있어 수면 뇌심부자극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백선하 교수는 "지난해 7월부터 모든 파킨슨 환자에서 수면 뇌심부자극술을 적용해 좋은 치료성적을 얻고 있으며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다"며 "이러한 수술법이 보편화되면 파킨슨 약 복용을 중단하고 6시간 이상 머리를 고정한 채 깨어있는 상태에서 수술을 받아야 했던 환자들의 고통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고령사회 진입과 더불어 환자 수가 현저히 늘고 있다. 국내의 정확한 통계 자료는 없지만 인구 1000명당 1~2명의 비율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국내에서는 8만~12만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파킨슨 환자들은 약 복용후 약 10년 이상 경과되면 약물복용만으로는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게 되어 뇌심부자극술과 같은 수술을 받아야만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