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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키스하는 해군 병사와 간호사' 속 간호사 사망

[기타] | 발행시간: 2016.09.11일 10:19

1945년 8월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축하하며 거리에서 키스하는 해군 병사와 간호사의 모습을 찍은 작품. 작가 알프레드 아이젠슈타트가 찍은 이 사진은 ,라이프,지에 실리며 널리 알려졌다.

뉴욕 거리에서 키스하는 해군 병사와 간호사. 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상징하는 사진으로 20세기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이 사진 속 간호사인 그레타 짐머만 프리드먼이 92세의 나이로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리치몬드에서 숨졌다고 AP·CBS·폭스뉴스 등 외신들이 전했다.

사진작가 알프레드 아이젠슈타트가 찍은 그 사진이 촬영된 날은 1945년 8월 14일. 일본이 항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람들이 이를 축하하기 위해 거리로 몰려나온 날이었다. 미국 트루먼 대통령은 아직 공식 발표를 안 한 상태였지만 사람들은 이미 뉴욕 시내로 축하하기 위해 쏟아져 나와 있었다.

당시 21세의 치과 보조 간호사였던 그레타 역시 일본이 항복했다는 소식이 진짜인지 궁금해 하면서 '타임 스퀘어'를 걷고 있는 중이었다.

그레타가 타임 스퀘어에 들어섰을 때 갑자기 한 남자가 그를 잡고 키스를 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나는 그가 다가오는 걸 보지 못했어요. 내가 알아차리기도 전에 그 악한에 잡혔던 거죠."

그레타는 2012년 CBS 뉴스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진에서 깊은 키스를 나누는 두 사람은 실은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사진 속 해군 병사는 당시 22세였던 조지 멘도사다. 그는 당시 여자친구 리타 페트리와 데이트를 하는 중이었다. 두 사람은 나중에 결혼했다.

2005년 '베테랑 히스토리 프로젝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레타는 당시의 키스를 회상하며 "그건 대단한 키스는 아니었어요. 그건 뭔가를 축하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로맨틱한 이벤트는 아니었죠"라고 말했다.

사진은 몇 주 후 매거진 '라이프'에 실리면서 널리 알려졌고, 2차 세계대전 종전의 상징이 됐다.

이 사진을 촬영한 작가 아이젠슈타트는 이 사진에 '2차 대전 승리의 날 타임스퀘어(V-J Day in Time Squre)'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사람들은 그냥 '더 키스(The Kiss)'라고 기억했다.

하지만 사진에 등장하는 두 사람은 여러 해 동안 신원미상인 채로 남아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사람이 커플이라고 단언했다.

두 사람은 1980년에야 다시 만났다. '라이프'지가 두 사람이 신원을 밝히기 시작하면서였다.

2012년에는 그 사진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키스하는 해군 병사 : 2차 세계대전을 끝낸 사진에 숨겨진 미스테리』라는 제목의 책도 출간됐다. 책에 따르면 그레타의 부모는 홀로코스트 사망했으며, 오스트리아로 탈출했던 그레타는 15세에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레타는 1956년 의사인 미샤 프리드먼과 결혼했드며, 매릴랜드로 이사해 아들 조슈아의 딸 마라를 낳았다.

그레타는 버지니아 앨링턴 국립묘지의 남편 옆에 묻힐 예정이다. 남편 프리드먼은 군대에서 보병 장교로 복무했으며 1998년에 사망했다.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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