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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까지 김치로 담가먹는 한민족의 본능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10.05일 08:54
['김치 디아스포라' 세미나]

동포들의 김치 소비 형태 연구… 중앙亞는 후추, 中은 고수 넣어

"이민자, 차별성 갖고 김치 계승"


세계로 흩어진 한민족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음식 김치를 어떻게 만들어 먹고 있을까. 거주 국가 환경에 따라 김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오는 13~14일 세계김치연구소 주최로 열리는 '김치학 심포지엄'에서 '김치 디아스포라(diaspora·고국을 떠나는 사람·집단의 이동)' 세미나가 열린다. 중앙아시아, 중국, 중남미 동포들이 어떻게 김치를 소비하고 있으며 이들의 정체성과 김치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현지에서 연구를 진행한 전문가들이 발표한다.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은 밥·국·김치라는 민족적 전통은 보존하면서도 현지인이 즐겨 먹는 상채(향채·고수) 가루나 후추를 김치 양념으로 사용하는 등 선택적 문화 접변 현상이 나타났다. 백태현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인문대 교수는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대표적 민속 음식인 '짐치'는 김치와 뿌리가 같지만, 김치와는 다른 차별성과 정체성을 지닌 채 계승·진화돼 왔다"고 말했다. 짐치는 한국 고추와 달리 단맛이 없고 맵기만 한 현지 고추, 한국 천일염과 달리 짠맛과 쓴맛이 강한 암염(巖鹽)을 사용한다. 구하기 힘든 젓갈은 넣지 않거나 아주 조금만 쓴다. 그래서 짐치는 한국 김치보다 더 짜고 신맛이 강하며 단맛과 깊은 맛은 적다.


중국 옌볜에서 김치를 저장하는 움(왼쪽)과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수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짐치. /세계김치연구소

백 교수는 "한국에 호감이 큰 신세대 고려인들은 김치는 김치대로, 짐치는 짐치대로 맛있다고 말한다"며 "어느 것이 더 낫다기보다는 서로 다른 음식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짐치를 고려인의 음식이자 정체성의 일부로 여기며 자부심을 느낀다는 해석이다.

재미 극작가이자 '멕시코 한인 이민 100년사' 저자인 이자경씨는 미국과 국경지대에 있는 멕시코 도시 티후아나에서 만난 이민 3세대 막달레나 리 김씨 사례를 발표한다. 막달레나씨는 나박김치, 오이김치, 실란트로(향채·고수)를 넣은 깍두기는 물론이고, 래디시(빨갛고 뿌리가 동그란 무)로도 김치를 담가 먹는다. "밥과 김치만 있으면 뭐가 더 필요한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멕시코와 쿠바 한인들은 배추나 무 대신 선인장을 활용하거나 양념에 타바스코 소스를 써서라도 김치를 담가 먹는다. 이자경씨는 이런 애착을 "자기 정체성의 빈칸을 채우려는 본능"으로 해석했다.

중국 옌볜의 김치 문화도 현지 영향을 받아 김치 속에 젠치(향채·고수) 씨를 갈아 넣는다. 젓갈은 구하기도 힘들었을 뿐 아니라 젓갈을 넣은 김치는 빨리 쉬기 때문에 냉장 시설이 부족하고 저장성을 중시했던 옌볜 동포들이 선호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 김치가 단맛, 구수한 맛, 깊은 맛을 중시하는 반면 연변 김치는 쨍한 맛, 톡 쏘는 맛, 아삭아삭한 맛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차이점이다. 최민호 중국 옌볜대 인문사회과학원 교수는 "한국과 교류가 급증하면서 옌볜에서는 한국 김치도 아니고 옌볜 김치도 아닌 정체불명의 김치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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