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사회 > 국제사회
  • 작게
  • 원본
  • 크게

아이들 1500명 생이별…칼레, 눈물의 땅으로

[기타] | 발행시간: 2016.11.04일 17:18
난민들 마지막까지 머물던 700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땅이…정치적 이해관계 얽히며 강제 철거

英佛 백년전쟁 지도층 희생의 상징…최근엔 정글이라 불리던 난민들 거점

'톨레랑스(관용)'의 나라 프랑스.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책임)'로 상징되는 칼레. 역사적 상징이었던 칼레의 난민촌을 프랑스 정부는 무자비하게 철거했고, 보호자가 없는 미성년자 1500명은 프랑스 전역의 난민 수용시설로 보내졌다. 철거 이후 방치됐던 이들은 기약 없는 난민수용소 체류 기간에 미래 희망을 꿈꿀 수 없는 암담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의 칼레 난민촌 완전 철거 작전이 개시된 이후 마침내 이달 2일 칼레 난민촌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칼레 난민촌에 있는 보호자 없는 미성년자 1500명을 버스에 나눠 태워 프랑스 전역 난민 수용시설로 떠나보냈다.

프랑스 정부는 더는 칼레에서 영국행 신청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 영국행을 희망하는 이들의 바람을 묵살했다. 이들은 프랑스 전역으로 흩어졌고 본인 의지와는 관계없이 난민에게 적대적인 지역으로 수용돼 신변 위협 등 불안감에 떨고 있다. 칼레가 지닌 역사적 명성과 중요성은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다. 칼레는 영국 도버까지 거리는 불과 34㎞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칼레는 영국과 프랑스 간 쟁탈전이 치열했다. 14세기 프랑스와 영국의 '백년 전쟁'이 시작된 지 10년째 되던 해에 영국은 칼레를 포위했다. 칼레 시민들은 1년 넘게 영국에 저항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영국은 칼레 시민을 놓아주는 대신 귀족이나 부자 등 유지 여섯 명의 목숨을 요구했다. 이에 칼레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 유스타슈 드 생 피에르가 먼저 목숨을 내놓겠다고 선언한 뒤 여섯 명의 유지가 그를 따르기로 했다. 이들은 모두 약속한 대로 칼레 시민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했다. 이들은 프랑스의 유명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 작품 '칼레의 시민들'로 현생에 부활해 지금까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상으로 남아 있다.

역사적으로 '영예의 땅'이었던 칼레는 현재 '비극의 땅'으로 전락했다. 내전과 정정 불안으로 중동·아프리카에서 탈출한 난민은 칼레를 영국으로 넘어가는 최종 경유지로 삼았다. 난민은 칼레를 거쳐 영어를 구사하기 용이하고 일자리가 많은 영국을 종착지로 삼았다. 프랑스와 영국을 잇는 유로터널이 있어 선박보다 이동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2008년 이후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칼레 난민은 2014~2015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2000~3000명 수준이었지만 이후 급증하면서 2015년 10월 6000명을 찍었다. 이후 꾸준히 늘어 1만명에 육박했고 지난달 철거 당시에는 8000여 명에 달했다.

칼레는 지난해 7월 난민 2000여 명이 한꺼번에 유로터널에 납입해 200여 명이 체포되는 등 아수라장이 된 사건으로 국제적으로 집중 조명됐다. 프랑스 정부는 이를 계기로 난민촌 철거를 천명하고, 영국은 자국 내로 난민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프랑스와 국경 보안 협약을 체결했다. 프랑스 내부에서도 난민촌 철거 요구가 격화됐다. 지난 9월 트럭 운전사와 부두 노동자, 농민과 상인은 트럭과 트랙터 등으로 칼레 주변 고속도로를 막고 난민촌을 철거할 것을 요구했다. 트럭 운전사들은 난민이 유로터널에 몰래 숨어들기 위해 자신들의 트럭에 올라타는 데 불만을 표출했으며 상인들은 난민 때문에 지역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내년에 프랑스가 대선을 앞두고 있어 강경 일변도의 난민 정책이 강화하고 있다. 파리 테러 등으로 프랑스 국민 사이에서 난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재선을 노리는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난민촌 폐쇄를 강조하며 민심 끌어안기에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의 난민촌 철거가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장원주 기자 / 임영신 기자 / 김하경 기자]

매일경제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100%
10대 0%
20대 0%
30대 10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 길림일보사와 한국강원일보사, 전략적 협력 협정 체결 5월17일, 길림일보사와 한국 강원일보사는 한국 강원도에서 친선관계 체결 3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을 체결, 쌍방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올해는 길림성과 한국 강원도가 우호적인 성도(省道)관계를 수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7년째 기러기 아빠" 윤다훈, 부인·딸·손녀 '캐나다 뒷바라지' 충격 근황

"7년째 기러기 아빠" 윤다훈, 부인·딸·손녀 '캐나다 뒷바라지' 충격 근황

사진=나남뉴스 레전드 시트콤 '세 친구'의 주역이었던 윤다훈이 이동건과 만나 기러기 아빠 근황을 공개했다. 최근 방송한 SBS '미우새'에서는 윤다훈이 오랜만에 출연해 오랜 인연 이동건과 만남을 가졌다. 윤다훈은 "7년째 기러기 아빠, 할아버지로 지내고 있다. 큰

"카페는 아무나 하나" 이동건, 제주도 '사업 도전' 2억 대출 충격

"카페는 아무나 하나" 이동건, 제주도 '사업 도전' 2억 대출 충격

사진=나남뉴스 배우 이동건이 드라마 업계 불황을 언급하며 제주도 카페 창업 의지를 드러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오는 19일 방송하는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카페 창업에 나선 이동건의 도전기가 공개된다. 이날 이동건은 진지하게 카페 창업에 대한 열정을

"둘이었지만 혼자였다" 고현정, 재벌家 정용진과 '신혼생활' 최초 고백

"둘이었지만 혼자였다" 고현정, 재벌家 정용진과 '신혼생활' 최초 고백

사진=나남뉴스 배우 고현정이 신세계 회장 정용진과의 신혼 생활을 최초로 고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7일 고현정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현정'에 일본 도쿄를 방문한 브이로그를 올리며 신혼 생활을 회상했다. 영상 속 고현정은 여러 행사장을 오가며 바쁘게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