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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수기]사랑은 언제나 사랑이기에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11.15일 09:33
(흑룡강신문=하얼빈) 3년전 어느 한 여름날 교정에 나선 나는 사회에 적응할 겨를도 없이 선생님이라는 신분으로 나의 첫번째 학생들을 맞이하였다. 가진거라고는 젊은 패기밖에 없었던 부족한 나를 "선생님~"이라고 불러주며 수줍게 웃어주던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린다.

  예닐곱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 아이들한테 '롱락'당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초기에는 참으로 못되게 굴었다. 웃지도 않고 마음도 굳게 닫아 놓았으며 얼굴에 험한 인상만 팍팍 쓰고 나의 '위엄'을 세워갔다. 하지만 그들은 뭐가 그리도 좋은지 운동회를 맞이하면서 흑판에 나의 얼굴을 그려놓고 사랑한다는 문구까지 써놓았다.

  그것을 보는 순간 그동안 쌓아온 나 스스로의 장벽이 와르르 무너지며 자신을 개변해보려는 마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의 학생들에게 감사했다. 나는 애들과의 기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나만의 무기를 갈고 닦으며 '무술'을 련마해왔건만 마냥 순수한 나의 학생들에게는 그것이 전혀 먹혀지지 않았고 오히려 그들이 나에게 먼저 다가와 주고 나에게 먼저 친절의 손을 내밀어줬다.

  그러면서 나는 깨달았다. 선생님의 '위엄'은 그 어떤 외적인 모습에서 오는것이 아니였다. 오히려 학생들을 사랑하고 교학을 열애하는 모습이 아이들의 마음에 각인되면 선생님은 비로소 아이들에게 인정받는 선생님이 되고 '위엄'있는 선생님이 되는것이라는것을 그때에야 깨달았다. 내가 선생님이지만 어떻게 우수한 선생님이 될수있을지를 가르쳐준 그들 역시 나의 스승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후회되는 일도 많다. "그때 조금만 더 잘해 줬을걸" 이런 후회와 미련이 담긴 마음때문에 새로운 시작이 더뎌지기도 한다.

  어느 하루는 정교처에서 반급마다 벽신문 임무를 맡겨준적 있다. 마감날이 다 되였는데도 반의 대부분 학생들이 벽신문을 완성하지 못하여서 화가 치밀때로 치민 나는 자습시간에 크게 호통쳤다.

  새내기 교사라서 어떻게 학생관리를 하는지도 몰랐고 학생들이 이런 착오를 범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도 몰랐으니 내 감정만 잔뜩 내세워 된 꾸지람만 했다. 그때는 무슨 귀신이 씌웠는지 나 답지않게 여태껏 해보지 못했던 험한 말들이 술술 나오면서 학생들의 마음에 비수를 콕콕 꽂았다.

  물론 지금은 그 비수가 되려 내 마음에 꽂혀져서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땐 왜 조금더 기다려 주지 못했을까...더 좋은 방법이 있었을텐데 왜 내 감정만 몰아붙였을까... 조금 더 사랑해주고 조금 더 기다려주며 조금 더 그들 얘기에 귀를 기울여준다면 선생님으로서의 후회되는 일은 조금 덜 했을텐데. 발빠른 시대지만 느긋한 배려가 심히 필요된다.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면 교편을 잡은 첫 일년에는 수업을 준비하랴 반급관리에 집중하랴 정신없이 달려왔다. 2학년에 접으들면서 담임사업을 내려놓고 오직 교학에만 몰두할수 있게되여 없었던 여유도 생겨나기 시작하며 마음이 넉넉해짐을 느낄수 있었다.

  여유로움은 너그러움을 낳는다. 학생들이 실수했다 해도 마구 달구치지 않고 더 많이 소통하려고 했다. 내가 선생님이 되고나서 나의 고중시절을 돌이켜보니까 나의 선생님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여줬다는게 느껴진다.

  성적이 하락해도 우리를 토닥토닥 격려해주셨고 문제풀이를 하면서 짜증부려도 천천히 하면 된다고 타일러주셨으며 피곤함이 쌓여 어깨가 축 처져있던 날에는 안하던 롱담도 해주며 우리의 마음을 달래줬다.

  이젠 대학입시도 마쳤고 대학교 지망도 다 마감되였다. 학생들과 함께 3년을 지내오면서 드는 딱 한가지 생각이라면 선생님이 되길 참 잘했구나. 태어날때부터 누구는 선생님이고 누구는 의사며 누구는 판사로 정해진것은 아니다. 나 또한 학생들이라는 존재가 있었기에 행운스럽게도 선생님이라 불리웠고 선생님으로 살아가는 법을 알게 되였을 뿐이다. 매번 스쳐지날때마다 조용히 불러주던 선생님 세글자가 부족한 나를 똑바로 세워줬고 그들의 반짝이는 눈빛이 나를 더 앞으로 전진 하도록 채찍질 하였다.

  /고향련(녕안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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