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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암 치료기’ … 선진국들‘중입자 가속기’ 건설 중

[기타] | 발행시간: 2012.02.20일 00:32
코 안쪽에 어린아이 주먹만 한 크기의 암 덩어리(왼쪽 사진 가운데 흰 부분·치료전)가 자라고 있는 34세의 일본인.중입자 치료기로 16번 치료하자 26주 만에 암 세포가 완전히 사라졌다(오른쪽·치료후). [일본방사선총합연구소 제공]

34세의 일본인 남성인 A씨는 코 안쪽에 어린아이 주먹만 한 암 덩어리가 자라고 있는 환자였다. 암 3기였고 수술도 불가능했다. 그를 살린 것은 일본방사선총합연구소의 중입자가속기였다. 중입자가속기에서 빛 속도의 70% 정도로 초고속으로 가속된 탄소이온을 한 번에 몇 분씩 16번 쪼여 치료한 결과 거짓말같이 암 덩어리가 사라졌다. 5년이 지난 지금 그는 완치 판정을 받았다.

A씨가 앓았던 것과 같은 난치암을 비롯해 재발암, 수술이 불가능한 암 등을 잡는 '꿈의 암 치료기'로 중입자가속기가 떠오르면서 세계 각국에 이 가속기 건설 바람이 거세다. 현재 가동 중인 암 치료용 중입자가속기는 일본에 3기, 중국과 독일에 각각 1기씩 모두 5기다.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것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이탈리아·독일·프랑스·미국·오스트리아 등의 9기에 이른다. 일본은 2기를 추가로 건설 중이다.

 우리나라는 2016년 가동 목표다. 중입자가속기가 설치될 건물 공사가 부산시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서 한창이고, 기종 개발에도 시동이 걸렸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중입자를 가속하는 부분은 우리나라가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고, 치료 부문은 경험이 많은 선진국과 손잡고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 정원균 중입자임상연구부장은 "중입자 치료기는 건설비가 한 기에 약 2000억원에 달하는 등 고가이기는 하지만 그 치료 효과가 워낙 뛰어나 선진 각국이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난치암 환자를 살릴 수 있고, 한 국가의 의료기술 수준을 상징적으로 보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중입자치료기를 도입한 곳은 국책연구소인 일본방사선총합연구소로 1994년 가동했다. 가동에 들어가자마자 각종 난치암 환자들이 몇 번 치료받고 완치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 긴가민가한 분위기가 팽배했다. 암 완치라는 것이 5년 생존율로 보기 때문에 치료 직후의 관찰로만은 믿기지 않아서였다.

중입자나 양성자는 피부쪽에서는 방사선이 약하게 방출 되다가 암 세포가 있는 곳에서 강하게 분출함. X선이나 감마선은 정작 암 세포에 도달 했을 때는 약해짐. 양성자는 중입자에 비해 암세포 살상력이 떨어짐. 96년 당시 15세였던 소년은 엉치뼈 골육종 3기로 수술이 불가능했었다. 엉치뼈도 녹아내렸을 정도였다. 그런 그가 그해 방사선총합연구소에서 16번의 치료를 받고 완치됐다. 15년이 지난 지금 엉치뼈도 되살아났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중입자가속기 중 유일하게 5년 생존율 통계를 낼 수 있는 곳인 일본방사선총합연구소의 경우 5년 평균 생존율은 두경부암 68%, 폐암 56%, 간암 67%, 전립선암 93%, 자궁암 53%, 골육종 80%, 대장암 55%, 췌장암 44% 등이다. 우리나라의 2003~2007년 전체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평균 57.1%다.

 중입자치료기는 기존 X선 치료기에 비해 효과뿐 아니라 부작용이 적고, 환자의 고통 감소 시간 절약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X선은 암세포를 향해 강하게 쏘아도 살 속으로 들어가면서 비실비실해져 버려 암세포 살상력이 떨어진다. 반면 정상 세포에 해를 많이 입힌다. 그러나 중입자는 0.1㎜의 위치까지 정확하게 암 세포를 조준해 목표 지점에서 방사선을 폭탄처럼 터지게 할 수 있어 그런 부작용이 아주 적다. 또 X선은 두서너 달 30~40회에 걸쳐 치료를 받아야 하고,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입자는 최장 10여 번이면 되고 고통도 거의 없다. 또 몸속 25㎝의 깊이까지 치료가 가능하다. 암세포 살상 능력은 X선이나 양성자에 비해 세 배나 강하다.

 정 부장은 "중입자치료기는 기존 방법으로 치료를 포기하다시피 한 고형암 치료에 효과가 탁월하지만 위암이나 십이지장 등 움직임이 있는 장기에 발병하는 암에는 효과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전이된 암은 중입자 가속기 만으로는 치료하기 힘들다. 치료비는 일본의 경우 약 3만 달러(약 3300만원)로 비싸다.

중입자(重粒子):

치료용 중입자가속기에 사용하는 중입자는 수소보다 무거운 원소의 원자를 말한다. 탄소·네온·아르곤 등이 중입자가속기용으로 연구됐지만 그중에서 탄소가 가장 암 살상 능력이 뛰어나다.

박방주 기자b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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