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1,246,000원▼ 19,000 -1.50%)가 여성인력을 우대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여성이 임원이 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삼성전자의 201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사 전체 임원(1167명) 중 여성의 비율은 1.5%에 불과하다. 전체 직원(22만1726명) 중에서 40%가 여성이지만, 정작 여성이 임원이 될 확률은 1만명 중 2명에 불과한 셈이다.
남성의 경우 약 13만명의 직원 중 1100명 이상이 임원으로, 삼성전자에 입사해 임원이 될 확률이 1000명 중 8명 이상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01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2020년까지 여성임원 비율 1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이 수치를 달성하려면 여성임원 비율은 해마다 1%포인트씩 늘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성임원 비율은 2009년 0.8%에서 2010년 1.3%로 늘었으며, 작년에는 이보다 0.2%포인트 늘어난 1.5%에 머무르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여성이 임원되기가 어렵지만 이건희 회장은 여성 인재 채용을 강조하는 상태다.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여성임원들과 오찬에서 “여성임원들이 최고경영자가 되어 본인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올 4월에도 “앞으로도 여성인력을 중시하겠다. 여성인력을 잘 활용하지 못하면 회사와 나라의 손해”라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한해 동안 해외에서만 3만1864명의 여성을 채용하는 등 여성인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국내 대졸 여성 채용 비중도 2009년 19%에서 작년 27%까지 늘었다.
그러나 실제로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그룹 내 여성임원 중에 최고경영자가 된 사람은 이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56,500원▲ 1,300 2.36%)·삼성에버랜드 사장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이 강조한 여성인력 중시가 말로 그치지 않고 여성임원 확대로 이어질 지는 두고봐야 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서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까지 여성이 대기업의 임원이 되는건 어려운 일”이라며 “삼성전자만 봐도 여성임원수가 20명이 안되는 것을 보면 아직까지 ‘유리천장’(여성들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 막는 회사 내 보이지 않는 장벽) 부수기가 쉽지 않은 거 같다”고 말했다.
-chosun 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