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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폭탄’에 모기가 맞는다면?

[기타] | 발행시간: 2012.06.08일 19:47

[토요판] 생명

조홍섭의 자연 보따리

사람이 벌레 크기로 작아진다면 세상은 전혀 다르게 보일 것이다. 이런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영화 <애들이 줄었어요>나 벌레들이 주인공인 <벅스 라이프> 같은 애니메이션을 보면, 세상은 온통 위험투성이다. 가장 무서운 건 거대한 빗방울이 하늘에서 무차별로 떨어지는 상황이다. 그런데 실제로 비 온 뒤 빗방울에 맞아 죽은 벌레들이 널브러져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나?

미국 조지아공대 물리학자들이 이런 궁금증 풀기에 나섰다. 연구 대상은 말라리아를 옮기는 학질모기였다. 주로 비가 많이 오는 습한 곳에 사는 이 모기가 날아가다 빗방울을 맞으면 어떻게 되나를 실험실에서 재현해 보았다.

이 모기의 몸길이는 3㎜, 무게는 2㎎이고 빗방울은 평균적으로 지름 1~4㎜에 무게는 4~100㎎이다. 무게로 볼 때 모기가 사람이라면 빗방울은 버스에 해당한다. 빗방울은 초속 6~9m의 속도로 땅에 떨어지니 모기와 1000분의 1초 동안 충돌한다면 충격량은 모기 체중의 1만배에 이른다. 이러고도 모기가 살아남는 이유는 무얼까?

실험 결과 빗방울을 맞은 모기는 그 충격으로 공중에서 몸길이의 20배까지 떨어지지만 곧 물방울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눈길을 끈 것은 빗방울이 모기와 부닥친 뒤 속도가 거의 줄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둘 사이의 무게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모기는 빗방울에 쓸려 들어가 잠시 추락하다 빠져나오는 사이 중력가속도의 100~300배나 되는 큰 충격을 겪지만 단단한 외부골격 덕분에 피해를 보지는 않는다.

연구진은 “공중의 모기가 빗방울에 맞아 죽는 일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낮게 날다 비를 만난 모기라면 빗방울의 속도로 지면과 충돌하거나 땅바닥의 물웅덩이에 빠져 익사할 수 있다. 또 실험에서 모기의 몸에 난 털은 빗방울의 충격을 흡수하지는 못했지만 물을 밀쳐내는 성질이 있어 모기가 빗방울로부터 빠져나오는 데 도움을 주었다.

결국 모기를 살리는 것은 ‘존재의 가벼움’이다. 덩치 큰 잠자리가 비가 내리면 서둘러 대피하는 것이나 비 오는 밤에도 모기가 무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곤충은 다른 동물보다 덩치가 작다. 가장 크다는 아프리카 골리앗풍뎅이나 남미 장수풍뎅이도 어른 손바닥 크기를 넘지 못한다. 곤충은 폐가 아닌 숨구멍을 통해 산소가 조직으로 직접 흘러들어가는 방식으로 호흡을 하기 때문에 몸 크기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대기 중 산소 농도가 현재의 21%보다 훨씬 높은 35%에 이르렀던 고생대 석탄기와 페름기 초에는 날개 폭이 75㎝인 잠자리 등 거대 곤충이 살 수 있었다.

그러나 공기 속에 산소가 많을수록 곤충의 크기도 커진다는 규칙이 잘 들어맞지 않는 시기가 있다. 1억30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때 대기 중 산소가 크게 늘었는데도 곤충의 최대 크기는 오히려 줄어들었고 신생대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 지구과학자들은 곤충화석 연구를 통해 새와 박쥐의 등장이 두 시기에 곤충의 대형화를 막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비행능력을 확보한 두 동물 무리에게 큰 곤충일수록 잡기 쉽고 먹음직한 먹이였다.

모기의 작은 몸집은 ‘빗방울 폭탄’뿐 아니라 새와 박쥐 같은 포식자를 피하도록 해 준 진화의 선물이었던 것이다.

- 한겨레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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