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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귀쌈”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19.04.03일 09:58
한 후배 문인이 소설을 새롭게 쓰고 싶은데 생각처럼 잘 안된다고 우는소리를 잔뜩 늘여놓는다. 필자도 평생 글 써온 사람이라 그 소리에 리해가

갔다. 생각을 달리하며 지난날 써온 글들과는 모습이 다른 신선한 글을 쓴다는 것은 욕심이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소리가 반갑게

들렸다. 그렇게 스스로 모자람을 느끼고 스스로 진통을 겪노라면 무엇이 새로워도 새로워지리라는 믿음에서였다. 무릇 글을 쓰는 작가들은 모두가 그런

과정을 겪게 되고 그런 아픔속에서 발돋움하며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소설이나 시와 같은 문학작품뿐만 아니다. 새롭고 독창적이고 또 전에 없었던 것을 처음 만드는 그 ‘창조적’ 또는 ‘창의적’이란 단어는

오늘 시대에 뒤지지 않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고 그에 따른 추세이고 동력으로 되여가고 있다. 그래서 창조적 기업, 창조적 경제, 창조모식 또

기술혁신, 정보혁신, 협동혁신 하며 어데라 없이 ‘창조’, ‘혁신’이란 핵심 단어가 따라붙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창의적인 ‘사람’하면 새로운 컴퓨터운영체제를 개발한 미국의 빌 게이츠나 알리바바를 창설한 중국의 마운(马云) 같은

인물들을 꼽게 되는데 그렇게 거물급 인물들만 자주 입에 담는데 습관이 되여서인지 “세상에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되냐?”하며 올라가지 못할 나무는

아예 바라도 보지 말라는 식으로 뒤걸음질치는 ‘투항’ 의식이 우리 주변에서 꿈틀거리는 것 같다. 그와 맥락을 같이 하여 또 ‘창조’라 하면 어떤

새로운 물건을 발명이라도 하라는 것처럼 너무 아름차고 어렵게 느끼며 자기와는 거리가 먼 걸로 생각하여 그런 건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나, 우리보다

아는 게 많아 앞서가는 사람들이나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두루 주변에서 보이는 것 같다.

  하긴 그렇게 대단하고 엄청난 창조도 있겠지만 그런 창조 역시 시초의 작은 나무가 한뼘한뼘 자라고 커져서 나중에 그렇게 거목이 되고 큰

숲을 이루게 된 것이다. 대학시험을 세번 쳤고 중학교 영어교원이였던 마운의 경우만 보아도 처음엔 집세가 2천원씩하는 세집에서 안해와 둘이

알리바바회사를 창설했던 것이다. 그런 회사가 한걸음 한걸음씩 성공하여 항주의 명기업, 중국의 명기업, 나아가서는 세계적인 명기업으로 커졌던

것이다. 우리는 지금 자라나는 학생들을 위한 창의력교육으로부터 시작하여 나름대로 기발하고 독창적인 창조의식을 가져라는 말을 도처에서 노래처럼

듣게 되는데 그 말을 그렇게‘대단하고’‘어려운 것’으로 리해하고 해석해서는 아니될 것 같다. 우리의 일상에서 늘 보는 것이라도 새롭게 보고 늘

듣는 소리라도 새롭게 듣고 늘 하는 일이라도 새롭게 생각하면 그것이 모두 창조가 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반듯하게 누워있을줄밖에 모르던 젖먹이

어린아이가 절로 몸을 돌려 엎드릴 줄 안다면 그것이 바로 창조이고 앞으로 벌벌 긴다면 그것이 또 창조이며 그랬다가 절로 서고, 절로 걸음마를

뗀다면 그것은 거듭되는 더 굉장하고 획기적인 창조라는 것이다.

  어느 한 탄광이 가스폭발로 무너져 밖으로 나오는 통로가 막혔다. 수백미터 깊이에 있는 칠흑같이 어두운 그 탄광속에는 다섯명의 광부가

갇혀있었다. 다행이도 돌틈사이로 공기가 새여 들어가 숨은 쉴 수 있었고 또 먹을 음식과 물도 있어 그런대로 생명은 연장할 수 있었다. 그런데

탄광이 워낙 깊다보니 몇날 며칠이 지나도 구원대가 거기까지 이를 수가 없었다. 그러자 광부들은 기다림에 지치다 못해 죽음이 각일각 눈앞에 닦치는

것 같은 절망속에서 신음을 하게 되였다. 이럴 때 누군가 한 광부의 귀쌈을 때렸다.“누구야! 왜 때려?” 얻어 맞은 사람이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서로 자기는 아니라고 떠들었다. 그때부터 광부들은 매일 그것도 여러번씩 돌아가며 귀쌈을 얻어맞았다. 그래서 어두운 땅속에선 이 사람 저

사람의 뺨을 철썩 철썩 때리는 소리, 두 볼을 감싸쥐고 아프다고 야단치는 소리, 또 그렇지 않아도 지쳐서 죽을 것만 같은데 어떤 미친 놈이

자꾸만 사람을 때리기까지 하냐며 목에 피대를 세우고 아우성치는 소리가 간단없이 어두운 땅속에서 울렸다. 그렇게 옹근 23일만에 그들은

구원되였다. 병실에 누운 다섯 명의 광부는 어두운 탄광속에서 누가 그렇게 귀쌈을 때렸는가고 물었다. 그러자 그중 한 광부가 자기가 그랬다고

대답했다. 생존의식을 격발시키기 위해 고의적으로 지지리도 숨막히는 침묵속에 분노와 투쟁을 침투시켰다는 것이다. 그래서 후에 사람들은 그 값진

귀쌈이야말로 여러 광부의 목숨을 지탱하게 한 기발하고 창의적인 귀쌈이였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접한 필자의 느낌은 조금 다르다. 필자가 보기에 의식적으로 매일 귀쌈을 때렸다는 그 사람은 평소에도 자식이나 누구를

잘 때리는 사람이였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아니 때려본 사람이 누구를 때릴 생각부터 한다는 것은 조금은 어려운 일이니까. 그보다도“생존의식을

격발시키기 위해...투쟁을 침투시켰다.”라는 말은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생각해낸 말이고 처음엔 너무도 적막하고 답답하던 차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일종의 재미로부터 시작한 것이 아니였을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재미있는 창조적 광기가 동력이 되여 새로운 힘을 키워내는 창조적 에너지로

번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창조활동이나 창의적인 생각도 그러하다. 새로운 생각, 기발하고 독창적인 생각을 억지로 짜내려 하기보다는 나름대로의 취미속에 밀착시켜

마음이 당기는대로 즐기면서 해보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 같다. 그리고 그런 감각에 늘 관심을 가지는데 습관이 되였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러면

신선하고 새로운 것들이 두렵거나 어렵거나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또 그러노라면 “다르게 생각하는데”, “새로운 것을 얻고

싶은데”자신감이 생기게 될 것이고 차츰 “창조”의 단맛을 보게 될 것이다. 그 기발한 “귀쌈”처럼... 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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