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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의 힘

[인터넷료녕신문] | 발행시간: 2019.05.07일 10:01



심명주

요즘 좋은 공지 하나를 접했다. 서법이 공식적으로

중학교 과외 학과로 지정되였다는 것이다. 온라인과 더불어 산잡한 말과 글들이 람발하는 이 시점에 문자에 대한 정확하고 경외스러운 사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겨보게 되는 시점이다.

《말모이》(국어사전)라는 영화도 보았다.

언어말살정책으로 창궐하던 일제강점시기 우리말을 수집하고 정리하여 사전으로 편찬한 4인의 력사실화를 모티프로 스크린에 옮긴 것이다.

그러면 평화시대의 지금, 우리는 어떻게 우리글을

전승해가고 있는가?

한마디로 잘 지키지 못한다. 요즘 같으면 우리말의

네모가 다슬어버린 느낌이다. 그런 표현에 적절한 곳이 온라인이다.

우선 위챗대화에서 표준어와 띄여쓰기 같은 개념을

무시해버린 경향이다. 게다가 우리말에 한어, 영어, 일어가 뒤섞여 표현되는 것도 다반사이고 외래어도 사투리도 아닌 언어들도 람발한다.

종이로 된 글을 읽던 지난날에는 비록 새로운 글과

소식을 접하는 시간이 느리고 힘들었지만 그만큼 인내와 끈기로 배웠고 더우기 표준언어거나 문자의 정확한 사용을 철칙처럼 고수하고 지켜나갔다.

지금은 그런 것이 삭제된 채 고증이 없는 언어들이 만연돼간다. 아무리 글로벌이라지만 우리만의 독특함이 바탕이 되여야 변형이

가능하다.

더우기 심장박동수보다 더 빠른 터치로 순식간에 세계

수많은 소식을 접하는 시대, 개인의 사생활이든 타인에 대한 뒤담화든 손가락 하나로 찰나에 퍼뜨리고, 대화글도 정제할 사이가 없이 즉석 스피드로

의사전달만 하면 그만이다. 발 빠르게 달리는 온라인으로 사고할 뇌를 잃어가는 시대이다. 위챗대화중에 요즘은 표준어를 구사하기가 난감할 정도이다.

개념 있는 누가 한소리라도 하면 당장 ‘꼰대취급’을 받는다. 언어가 정체성을 잃어가니 세대가 막돼먹는다는 말이 생각난다.

어디서부터 이런 혼란을 가져왔는가.

온라인만 탓할 일이 아니다.

우선 이미 부모세대에서부터 자신들의 근거지를 협소한

울타리로 오식하고 자녀를 위해 뿌리와 문화터밭인 자기말 자기글의 학교 교육을 거부하였다. 어릴 때부터 받은 옳바른 문화교육은 손오공의

‘여의봉’과 같다. 압축되여 귀속에 감춘 듯하지만 필요한 순간에는 무한대 작용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것이 한사람의 ‘대’고 한 군체의

자부심이다.

그리고 갑자기 불거진 경제붐으로 많은 부모들이 한창

부모 사랑과 부모 교육이 절실한 자녀들을 뒤로 하고 외국, 타향으로 떠났다. 우리 사회에는 이 때문에 한동안 조손가족이 성행하여 그에 유발되는

문제까지 다루던 상황이다.

그런 부모세대가 다시 돌아왔을 때 자녀들은 이미

장성하였다. 되려 분투와 자립이 필요한 시점에 부모들은 자식에게 그동안의 보상으로 집과 차, 결혼비용까지 도맡아 해결해주었다.

이들은 자수성가하면서도 끄떡없이 자신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던 우리 세대와 다르다. 흔들리는 뿌리는 깊은 그늘의 가지를 키우지 못하며 나무잎도 쉽게 떨어진다. 쉽게 얻고 보상심리가 다분한 이

세대가 기성세대요 ‘나무잎세대’이다.

이 와중에 온라인이 만연되였다. 위챗, 틱톡… 얼굴을

맞대고 눈길을 마주치면서 나누는 얘기에서 사람들은 서로에게 공손하고 례절스러워지지만, 온라인은 얼굴까지 가리울 수 있는 곳이 아닌가. 근본이

약소하면 이런 곳일수록 언어구사가 란잡하다. 그것은 늘어나는 요즘의 언어장난과 ‘댓글부대’와도 직결된다.

결론적으로 제대로 된 우리 언어가 힘을 발휘할 곳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이 지구에 사는 2천여개의 민족중에 언어와 문자를

겸비하고 백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글은 140개 밖에 안된다는 통계이다. 중국이라는 대국에서 180만명을 웃도는 우리가 사용하는 조선족언어는

그중의 하나이다.

틈없이 네모난 우리 문자처럼 합심되여 바르게 지켜가야

되는 때가 지금이다. 그런 의미로 십세되는 아들에게 서법을 시켰다. 검은 먹을 찍어 한획한획 힘 있게 새겨지는 문자를 볼 때마다 그 속에서

미약하나 강한 힘을 확인하고 더불어 희망을 바라보다가 나도 어느덧 동참하게 되였다. 더우기 요즘 부쩍 많아진 문화행사에 그래서 ‘훈민정음’이

새겨진 한복을 일부러 착복하고 나선다.

길림신문 / 심명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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