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집값이 바닥을 찍고 하반기 회복세로 돌아설 겁니다."(주택산업연구원)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집니다. 집값이 반등하려면 1~2년 더 기다려야 할 것입니다."(농협경제연구소)
해마다 이맘때면 국내 연구소들이 비슷한 부동산시장 전망을 내놨지만 올해는 기관별로 방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시장이 변곡점에 도달했다는 방증 가운데 하나로 해석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주택산업연구원과 건설산업연구원은 올 상반기 집값이 바닥을 찍고 하반기에 살아난다는 '상저하고(上低下高)'로 전망했다. 그러나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농협경제연구소 등은 집값 하락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론을 내놨다.
이처럼 연구소별로 전망이 엇갈리는 것은 올해 부동산시장에 변수가 유독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새 정부 출범, 실물경제 회복 여부, 가계 부채, 환율을 위시한 대외경제 여건 등이 여기에 속한다.
연구기관별로 분석이나 설문조사 방식이 조금씩 다른 이유도 있다. 주산연은 국내외 경제여건과 과거 부동산시장 동향 등을 참고로 하고, 건설사와 중개업소 100여 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건산연은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이슈를 꼽아 분석 틀을 짰다. 허윤경 건산연 연구원은 "올해는 새 정부 정책과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 침체를 겪은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 4개 국가의 집값 흐름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반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농협경제연구소는 주택가격과 거래량을 통해 주택 경기를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은 가계부채에 주목했다. 2008년 집값이 폭락했다가 최근 반등에 성공한 미국과 영국은 가계부채가 크게 줄었는데 한국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임영신 기자]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