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문자는 그 민족의 생명
신기덕
2004년 10월, 상해에서 《중국어문교육고봉론단》이 있었는데 그 회의에서 어의선생이 자기의 제자를 시켜 하신 발언은 회의참가자들의 강렬한 공명을 일으켰다. 발언요지를 적으면 대개 이러하다.
지금 중국의 많은 고중들에서 어문에 대한 중시가 차한데 백여년전의 제1위로부터 지금엔 제4위 혹은 제5위로 떨어진 상태이다. 그리고 대학입시에 어문학과가 아직 한자리를 차지하고있기에 그나마 너무 버리지 못하는 상태이지 학생들의 중시정도도 그야말로 《랭대》이다. 이와 선명한 대조를 이루는것은 외국어인데 외국어의 중시정도와 몸값은 그야말로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한어는 세계에서 사용하는 인구가 가장 많기는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면 영어에 밀리고있는 상태이다. 때문에 꼭 필요한 중시를 돌려야 한다.
그 회의자료를 보고 필자는 자못 놀랐다. 한어가 세계상에서 밀리고있다면 우리 조선어는 어떠할가? 아무리 한국과 조선이 살아있다고 하더라도 그 언어의 존속과 생명은 위태로울것이다. 우리야말로 우리 민족의 언어 특히 중국조선족의 언어에 대해 고도로 중시를 돌려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아울러 우리의 언어에 대한 막연한 어떤 위기의식을 강하게 느꼈었다. 머리속에 침침하게 자리를 틀고앉았던 이런 생각이 시원스럽게 송두리채 뽑혀나간것은 연변대학의 저명한 교수 김관웅선생님의 강좌를 들은 다음부터였다.
고중조선어문신편교재를 접하고 강습회를 조직하였는데 그 강습회에서 김관웅선생님의 강좌를 듣게 된것이다. 김관웅선생님의 연박한 지식과 해학적인 언변구사가 유기적으로 결합이 되여 강좌는 그야말로 생동하면서도 줄기차게 진행되였는데 반날해가 언제 흘러갔는지 모를 지경이였다.
특히 유태민족의 언어복구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인상이 깊었다. 유태인은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민족이면서 또한 가장 생명력이 있는 민족이며 가장 총명한 민족이다. 그들은 자기 민족을 《하느님이 선택한 민족》이라고 확신하며 강한 종교의 힘에 의하여 모진 풍상고초를 이겨내고 끝내는 1800여년간이나 사라졌던 자기들의 언어―헤브라이어를 복구시킨다. 《유태민족에게 있어서 종교가 모든 난관을 이겨내는 지주였다면 자기의 고유한 종교가 없는 우리 조선민족에게 있어서는 우리의 말과 글이 곧 민족의 혼불이다.》
[인터넷길림신문2007-09-20 오전 8:11:15/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