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스마트폰들을 심심찮게 복제하는 HDC가 벌써 '갤럭시S4'의 복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사진만 봐서는 진짜 갤럭시S4와 외관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다.
이전에 소개했던 갤럭시S3의 복제품과 마찬가지로 이름부터 ‘HDC 갤럭시S4’다. 귀퉁이의 곡선 이미지부터 버튼 모양, 은은한 색깔, 그리고 인터페이스까지 모두 그대로 복제했다. 안드로이드 버전도 4.1로,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 못지 않다.
하지만 핵심 기능들은 떨어진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똑같이 5인치지만, 해상도는 1280×720으로 떨어진다. 갤럭시S3이나 갤럭시노트2와 비슷해 보이는 수준이다. 아몰레드도 아니고 일반 LCD를 쓴다. IPS 방식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카메라는 뒷면이 800만화소, 앞면은 200만화소다. 화소수는 충분하지만 이미지 처리 능력은 두고봐야 할 것 같다.
프로세서는 미디어텍의 MT6589를 쓴다. 1.2GHz로 작동하는 쿼드코어 칩이다. 쿼드코어지만 코어텍스-A7 아키텍처로 만든 칩이다. 갤럭시S4의 엑시노스5 칩에 코어텍스-A15와 A7 아키텍처의 코어를 쓰는 데 이 중에서 저전력을 위한 코어만 4개 들어간 셈이다.
사실 중국이 HDC 갤럭시S4 같은 복제 스마트폰을 아주 싸게 만들어 팔 수 있는 힘은 바로 이 미디어텍의 모바일 프로세서 덕분이다. 요즘 주류로 쓰이는 게 바로 이 MT6589 칩인데, 코어텍스-A7 기반이라는 것 외에는 1.2GHz 쿼드코어 프로세서에 저가형이지만 파워VR의 ‘시리즈5XT’ GPU가 들어간다. 게다가 통신칩까지 통합돼 있다. 이 통신칩은 UMTS, HSPA+, TD-SCDMA 등 셀룰러 통신을 할 수 있고 IEEE802.11n 무선랜, 블루투스4.0, GPS, FM라디오도 된다. 이것 하나면 중국을 비롯해 전세계 2세대와 3세대 통신망에 모두 접속할 수 있다.
성능도 그리 나쁘지 않아서 1300만화소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고 1080p 해상도의 동영상도 초당 30프레임으로 기록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도 풀HD, 1920×1080 해상도까지 낼 수 있다. 최고의 성능보다 웬만큼 원하는대로 작동하고 가격이 싼 제품이 더 중요한 중국 시장에서 원가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모델이다.
게다가 28nm 공정으로 만들기 때문에 마케팅 요소로도 충분하고 수율이나 생산량도 좋다. 결과적으로 칩을 아주 싸게 공급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저가 스마트폰 제조사로서는 칩 하나로 AP와 모뎀, 통신칩을 모두 처리할 수 있고 가격도 싸기 때문에 저렴한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저가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한 메인보드나 소프트웨어들이 자체 플랫폼처럼 기본 모듈로 만들어져, 이를 끼워맞춰 케이스만 달리 씌우면 새로운 스마트폰이 탄생하는 게 중국 시장이다. 정해진 메인보드와 디스플레이에 케이스만 맞춰 씌우면 갤럭시S4같은 복제품이 뚝딱 만들어진다. 개발이라기보다 용산 시장에서 PC 조립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가격도 싸다. HDC 갤럭시S4는 약정 없는 단품 가격이 199달러다.
최호섭 기자 allov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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