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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사회의 미래와 경쟁력/손춘일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09.08.14일 12:12
손춘일 (연변대학 교수)

한국에 지나치게 의지해온 조선족 중국속에서의 생존전략 있나

요즘 중국 조선족사회에는 한국정부가 실시한 무연고동포 방문취업제정책의 혜택으로 너도 나도 한국으로 나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너무 많은 조선족이 무작정 한국에 나가 버려 중국 조선족사회의 기반이 되였던 농촌인구가 크게 줄어 마을들이 페허가 되다시피해 썰렁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중국 조선족사회의 미래는 과연 어떨까? 요즘 연변을 포함해 동북 3성 각 지방 조선족 농촌마을을 답사해 보면 어린아이들이 색동저고리를 입고 뛰여 놀고 학교에서 랑랑한 책 읽는 소리 들려오던 광경이 이제는 거의 다 옛날 얘기로 돼 버렸다. 조선족들은 중국에 이주하여 몇 세대 살아 오던 삶의 보금자리를 차버리고 대부분 도시, 그것도 한국이 아니면 중국 대도시에 진출하여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다. 다시 말해 조선족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현재 농경민족에서 '도시민족'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에 진입하였다 하여 결코 '도시민족'이 되는것은 아니다. 중국에서 성공적인 ‘도시민족'으로 되자면 반드시 여건을 갖춰야 한다. 시장경제는 오직 경쟁속에서 살아 남은 자만 인정하고 패자에게는 일정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법이다. 그러므로 조선족들이 진정한 ‘도시민족'으로 탈바꿈하자면 반드시 도시생활과 글로벌 시대에 알맞은 경쟁력을 구비해야만 한다. 조선족에게 경쟁력이란 ‘도시민족'으로서의 생존기능과 사유방식, 생활습관, 가치관 등을 가지는것이다. 그러자면 조선족은 중국의 주류사회와 합쳐져야 하며 그들과 치렬하면서도 선의의 생존경쟁을 치러야 한다. 그것이 ‘도시민족'으로 성공할 수 있는 관건이다.

다만 중국 조선족이 ‘도시민족'이 될 준비와 능력을 갖췄는지 조금 걱정스럽다. 지난날 조선족은 조선반도에서 중국에 이주하여 연변을 비롯한 동북 3성 각 농촌지역에서 촌, 향 단위로 조선족 집단거주지를 이루고 농사를 지으면서 살아 왔다. 또한 이것을 사회적 기반으로 하여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를 지키고 체계적인 민족교육을 진행하여 왔다. 물론 여기에는 조선족의 피나는 노력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당시 중국 사회주의제도하에서의 계획경제란 보호막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개혁 개방 이후 특히 시장경제 정책을 도입한 후, 중국정부의 소수민족에 대한 혜택은 거의 없어지고 모든 민족이 평등한 립장에서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 살아가야만 했다.

다행히 중국조선족들에게는 ‘선진국' 한국이란 고국이 있어 중국내의 다른 소수민족들에 비해 행운이였다. 그들에게는 새로운 치부 기회가 생겼다. 중한 수교를 계기로 조선족은 너나없이 농촌을 떠나 한국 아니면 관내에 들어가 한국기업 혹은 한국과 관련된 많은 업종에 종사하였다. 다시 말해 시장경제속에서 조선족이 중국 다른 민족들보다 조금 더 나은 경제생활을 누리고 있는 데는 고국의 도움이 너무나 컸다는 점만은 자명한 사실이다. 많은 조선족들은 고국과의 관계를 리용하여 장사 혹은 취업 등을 통해 생활비나 창업자금을 마련하였던것이다.

걱정스러운 점은 요즘 적지 않은 조선족이 지나치게 한국에 의존한 나머지 심지어 한국 없이 중국에서 거의 생존할 수 없는 지경까지 되였다. 한마디로 중국조선족사회에는 ‘한국병'이 너무 깊게 퍼져 있다. 많은 조선족 경제인과 지식인들까지 포함되여 있어 더욱 문제다. 특히 조선족 지식인 내부에서도 이와 류사한 문제가 심각하다. 적지 않은 조선족 문인들은 중국학계와는 별로 교류가 없고 오직 한국학계에만 붙어 거래하고 있다.

물론 조선족에게 한국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목적이 되여서는 절대 안 된다. 의심할 바 없이 현재도 앞으로도 조선족의 활동무대 그리고 생활무대는 중국일 것이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고국에 의존한다면 결국 중국에서 조선족의 경쟁력은 점점 약화될 수밖에 없다. 조선족이 한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중국에서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드시 실사구시적인 반성이 있어야만 한다.

지난 세월, 중국조선족은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 슬기롭게 그것을 극복하여 왔다. 현재도 앞으로도 조선족이 피나는 노력을 한다면 높은 민족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중국조선족사회는 문화자원이 많고 교육 수준도 높다. 글로벌시대에 다원문화는 대세다. 이런 의미에서 조선족의 미래는 그들이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 있다.

2008/07/18 흑룡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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