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 소니, 화웨이 등 한·중·일 스마트폰 제조회사들이 그 다음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격돌하고 있다.
한때 삼성전자, 핀란드 노키아, 미국 모토로라 등과 함께 휴대전화 시장에서 한몫을 차지하던 LG전자와 일본 소니는 미국 애플발 전세계적인 스마트폰 붐 과정에서 밀려났지만 최근 절치부심하면서 내부 역량을 재결집, 스마트폰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다.
중국 화웨이는 글로벌 네트워크장비 시장에서의 선전과 전세계에서 가장 큰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무섭게 떠오르고 있는 중국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의 상징이다. 이들 세 회사 입장에서 올해 스마트폰 3위 자리는 향후 도약을 위해 꼭 쟁취해야 할 고지이며 이들 세 회사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수밖에 없다.
1일 일본의 시장조사회사 BCN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 6월 첫주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36% 점유율로 애플(25%)을 제쳤다. 삼성전자는 13%, 일본 샤프는 7.9%로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애플은 아이폰 출시 이후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계속 1위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플 입장에서 미국 국내 시장을 제외하고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지역은 일본이 유일했다.
소니의 일본 스마트폰 시장 1위의 일등공신은 일본 최대 이동통신회사 NTT도코모다. NTT도코모는 지난달부터 소니 엑스페리아Z, 삼성전자 갤럭시S4 등 2종에만 보조금을 집중하는 쪽으로 보조금 정책을 수정했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면 엑스페리아Z를 전폭적으로 밀어주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엑스페리아Z와 갤럭시S4 보조금에도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소니는 서유럽 지역에서도 선전했다. 미국의 시장조사회사 IDC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 1분기 서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320만 대(10%의 시장 점유율)를 판매해 삼성전자, 애플 등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시장조사회사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중국 화웨이는 지난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시장 점유율은 12%로 삼성전자(18.5%)와의 격차는 6.5%포인트에 달한다. 스마트폰 제조업계에서 올해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시장은 중국이다. 시장 규모와 성장 속도 면에서 다른 시장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현재 화웨이는 네트워크장비 시장에서 에릭슨과 선두를 다투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 시장 일각에선 화웨이가 이미 쇠락한 노키아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데 이 역시 화웨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LG전자의 부활도 소니, 화웨이 못지않다. SA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1분기 103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점유율 4.8%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3위에 올랐다. 중국 화웨이와 ZTE는 각각 4.7%, 4.3%를 기록하며 LG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판매 전망치는 1200만 대 이상(월 평균 400만 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LG전자의 지난해 전체 판매량(2630만 대)대비 2배 수준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LG전자는 올해 들어 스마트폰 사업을 G, 뷰, L, F 등 4개의 시리즈로 체계화했고 이를 통해 수익성을 유지하되 판매량을 점차 늘려가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잡았다. 롱텀에볼루션(LTE) 분야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 LTE 대응력이 뛰어난 점도 LG전자의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