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가 베일을 벗었다.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대륙적 스케일에 진파이칭졔(金牌情结: 우승하려는 집념)를 장착했다.
후보 감독 대행이 이끄는 중국은 지난 21일 밤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남자 동아시안컵 2013 1라운드서 일본과 3-3으로 비겼다. 중국은 선제골을 넣은 뒤 연이어 3골을 내줬지만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극적 무승부를 일궜다. 전력만으로 봤을 때는 1군을 내세운 중국이 2진급 일본에 밀린 경기였다. 중국이 넣은 3골 중 2골은 필드골이 아닌 페널티킥 골이었으며 골의 순도나 만들어 가는 과정은 일본이 더 좋았다.
중국의 전력은 3년 전 공한증을 깬 그때와 비교했을 때 확연히 낫다고 볼 순 없다. 중국은 2010년 2월 10일 같은 대회에서 한국에 3-0으로 완승했다. 전반 5분 유하이, 27분 가오린, 후반 15분 덩주오시앙이 연속골을 넣었는데 기술적·조직적으로 완벽했다. 특히 세 번째 덩주오시앙의 골은 2004년 아시아 청소년 선수권대회에서 박주영이 중국 선수 세 명을 제치고 넣은 골과 흡사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상황은 좋지 않다. 최근 11차례 A매치에서 1승 3무 7패다. 9골을 넣었을 뿐이다. 반면 26골이나 내줬다. 지난달 15일 중국 허펑에서 치른 태국전에선 23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 위주로 꾸려진 태국 대표팀에 1-5로 망신을 당했다. 이 경기는 검색하기">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중국 감독이 경질되는 계기가 됐다. 그나마 고무적 부분은 선장을 잃은 중국이 지난 일본전을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중국은 우세한 체격을 내세운 선 굵은 축구로 일본 수비진을 괴롭혔다. 과정의 세밀함은 부족했다. 세련되진 않았지만 끈질긴 축구를 했다. 중국 선수들의 박스 안 움직임과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발휘한 집중력은 3-1로 승기를 잡았던 일본 선수들의 다리를 풀리게 했다. 과거 투지 넘치던 한국 축구를 보는 듯했다.
일본전서 기운을 얻은 중국은 24일 화성 종합경기타운에서 한국과 이번 대회 2차전을 치른다. 중국은 해외파 없이 이번 대회에 임하지만 2010 동아시안컵 최우수 선수 두웨이(산둥 루넝), 득점왕 취보(구이저우 런허), 가오린(광저우 에버그란데), 양쯔(베이징 궈안) 등 당시 우승 멤버가 건재하다.
게다가 유다바오, 리슈펑(이상 다롄 아얼빈), 장린펑(광저우 에버그란데) 등 공수에서 신예를 보강했다. 유다바오는 저돌적 돌파로 중국에 첫 페널티킥 기회를 선사했다. 중원에는 베테랑 정즈(광저우 에버그란데)를 필두로 황보원(광저우 에버그란데), 왕용포(산둥 루넝)가 버티고 있다. 왕용포는 일본전서 2골을 기록했다.
검색하기">절치부심한 중국이 진파이칭졔로 공한증을 확실히 깰지(역대 전적 1승 11무 16패), 한국이 다시 공포심을 심어 줄지 또 한 번의 흥미로운 매치업이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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