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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마음’ 황선홍의 명주와 무열이 이야기

[기타] | 발행시간: 2013.07.24일 07:00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물가에 내놓은 자식을 바라보는 심정과는 좀 다르다. 마냥 걱정만 있는 것은 아닌 까닭이다. 불안함도 있으나 신뢰에 대한 의심은 없다. 어디 얼마나 잘하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만큼 잘 키웠기 때문이다. 제자를 대표팀에 보낸 스승의 마음이란 부모님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는 듯하다.

이명주와 고무열, 두 명의 젊은 제자들을 국가대표팀에 보낸 황선홍 포항 감독의 목소리는 밝았다. 기특함도 있었고 뿌듯함도 있었으며, 잘할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 더 잘할 것이라는 덕담 속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더해서, 진짜 잘하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던 말 속에는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졌다.

소속팀 제자 이명주와 고무열을 대표팀으로 보낸 황선홍 감독의 마음이 아버지의 마음과 다르지 않다. 걱정은 되지만, 믿음이 더 강하다. 사진= MK스포츠 DB

중국과의 동아시안컵 2차전을 하루 앞둔 23일, 황선홍 감독은 MK스포츠와의 전화통화에서 소속팀 제자 이명주와 고무열에 대한 각별한 정을 전했다. 담담한 척, 무심한 척 했으나 진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도 우리네 아버지 같았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 20일 호주와의 1차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이명주에 대한 견해부터 전했다. 그는 “나쁘지 않았다. 함께 나선 (하)대성이가 좀 더 공격적인 움직임을 가졌기 때문에 명주가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엿보였다”는 평가를 전했다.

‘포항의 이명주’를 떠올렸던 팬들에게 ‘호주전 이명주’는, 쉽게 말해서 약했다. 하지만 틀렸던 것이 아니라 달랐었던 차이다. 황선홍 감독의 말마따나 조화에 힘 쓴 탓이다. 황선홍 감독은 “포항에서 수비적인 역할을 맡는 파트너와 같이 뛸 때랑은 다른 모습을 가져야했을 것이다. 스스로 그 판단을 잘 내렸다”는 견해를 전했다. ‘배려와 적응’에 대한 이야기다.

아직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모습이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이명주다. 이명주 스스로는 “예전에 비하면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고 했으나 여전히 쑥스러운 미소와 함께 뒷머리를 긁적이는 ‘국가대표 선수 이명주’는 어색해 보인다. 언뜻 적응을 잘 못하는가 싶지만, 아니다.

황선홍 감독은 “성격 차이다. 명주가 쉽게 어울리거나 까불고 장난치는 성격이 아니다. 필드 안에서는 그렇게 적극적일수가 없는데 필드 밖에서는 영 숫기가 없다”면서 “속이 깊어서 그렇다. 나도 문득문득 우습다. 뭐 저렇게 속을 알 수 없는 애 늙은이가 있는가 싶기도 하다.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며 껄껄 웃었다. 속 깊게 스스로를 컨트롤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아버지는 걱정이 없다.

서서히 자리를 잡고 있는 이명주에 대해서는 한숨을 돌린 듯했으나 또 다른 자식 고무열 이야기가 나오자 조금 다른 반응을 보인 황선홍 감독이다. 큰물에 처음 나서는 제자이기 때문이다. 고무열은 이번 소집이 국가대표팀 첫 발탁이다.

황선홍 감독은 “어떤 형태로든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싶다. 물론 결정은 홍 감독의 몫이다. 10분이든 20분이든, 주어지는 시간을 무열이가 잘 살려야한다”면서 대표팀 감독의 뜻에 맞게 철저히 준비해야한다는 충고를 전했다. 냉정한 현실인식이다. 그러면서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홍명보 감독이)무열이를 봤을 때랑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때보다 분명 업그레이드 된 부분이 있다”는 말로 에둘러 제자에 대한 ‘추천’을 전했다.

홍명보 감독은 23일 파주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고무열을 왼쪽 측면 공격수로 투입하면서 중국전에 대한 출전가능성을 암시했다. 염기훈과 시간을 나눠 배치됐던 고무열의 A매치 데뷔전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황선홍 감독은 “대표팀은 분명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팀이다. 높은 수준의 동료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면 그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분명이 있다”고 담담하게 충고한 뒤 “나도 무열이가 대표팀에서 뛰는 것을 보고 싶다”는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성장한 제자의 위치를 스승도 궁금하다는 뜻이다.

이어 “(대표팀에서)잘하고 오면 괜스레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끔 이야기해주고, 못하고 와서 의기소침하면 그럴 필요 없다고 다독여주면 되는 것이다. 우리 하는 일이 그런 것 아니겠는가”라며 감정이 교차하는 웃음소리를 다시 전해줬다. 아버지의 마음과 큰 차이가 없다.

소속팀에서는 믿고 쓰는 선수들이지만, 또 밖에 내놓으니 이런저런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그 누구보다 국가대표의 사명감과 책임감 그리고 냉정함을 잘 알고 있는 황선홍 감독이기에 이명주에게 또 고무열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또 별 말을 하지 않는다. 그게 또 아버지의 마음이다.

[lastuncle@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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