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지난 31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 출마한 현직 대통령 로버트 무가베는 1924년 2월생으로 89세다. 7선에 도전하는 무가베는 짐바브웨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80년 이후 총리를 거쳐 87년부터 지금까지 26년간 대통령을 해 왔다.
대선 맞수인 모건 창기라이 총리도 61세로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무가베에 비하면 이팔청춘이다. 그는 1일 약 100만명이 투표하지 못했다는 선거감시단체의 전언을 토대로 선거 무효를 주장했다. 투표 결과는 5일 뒤 나온다.
세계 곳곳에는 무가베처럼 나이 아흔이 다 되도록 국가 지도자 자리를 지키는 노장이 적지 않다. AFP통신이 소개한 고령 정상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인물은 이스라엘 대통령 시몬 페레스로 무가베보다도 한 살 많다. 2007년부터 대통령직을 수행 중인 그는 2일 90회 생일을 맞는다.
2005년 왕위에 오른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무가베와 동갑이다. 에티오피아 대통령 기르마 월데기오르기스, 이탈리아 대통령 조르지오 나폴리타노는 이들보다 한 살 적은 88세다. 각각 2001년, 2006년부터 국가 정상으로 재임하고 있다.
나이로 그 뒤를 잇는 인물은 최근 증손자를 본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87)다. 앞서 거론된 ‘오빠’ 정상들보다 어리지만 재임 기간이 61년으로 월등히 길다. 너무 오래 재위한 나머지 그의 아들 찰스 윈저(65)는 백발 할아버지가 됐는데도 여전히 ‘왕자’다.
엘리자베스 2세보다 오래 왕 노릇을 한 건 85세인 태국 국왕 푸미폰 아둔야뎃이다. 그는 46년 19세에 왕위에 올라 67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민에게 꽤 사랑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아둔야뎃은 4년 전 폐렴 증세로 입원했다가 최근 왕궁으로 돌아갔다.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라울 카스트로(82)와 카메룬 대통령 폴 비야(80)도 80대다. 2008년 형 피델 카스트로에 이어 국가평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라울 카스트로는 지난 2월부터 두 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국가평의회는 쿠바 국회가 선출하는 국가 최고 권력기관이다.
강창욱 기자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