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시진핑(习近平) 새 지도부가 이끈 중국의 지난 1년은 자유주의 세력과 보수주의 세력 모두에게 실망을 안겨준 시간이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홍콩 남화조보(南华早报)는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이하 3중전회)는 지난 1년 동안 지속된 '새 공산당 지도자가 개혁주의자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기다리는 자리"라며 공산당 총서기 취임 1주년을 맞는 시진핑에 대한 각계의 평가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은 총서기 취임 이후 전임자들과는 차별화된 스타일을 보여주면서 많은 기대를 낳았다. 관리들의 호화로운 소비에 제동을 걸었고 사법 개혁을 시사하기도 했다. 권력의 중심에 있던 관료들을 처벌하는 등 반부패 개혁을 추진함으로써 자유주의자들의 기대를 높였다.
반면 동시에 마오쩌둥(毛泽东) 시대의 구호와 정책을 되살리며 '좌향좌' 경향도 보이고 있다. 정보의 흐름을 통제하고 체제 비판자들을 체포했으며 마오쩌둥식 이념 교육을 하는 등 최근의 행보는 많은 자유파 지식인들에게 실망을 안기고 있다.
신문은 "현재 개혁 진영과 보수 진영 모두 시진핑에 대한 기대가 사그라져 비판적으로 돌아서고 있다"며 "시진핑의 통치철학에 대한 답보다는 의문이 더 생겨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치평론가인 장리판(章立凡)은 "시진핑은 정치적 의제나 이념 설정보다는 권력을 공고화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 같다"라고 비판했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존 손튼 중국센터의 리청(李成) 연구주임 역시 "처음 쇄도했던 낙관주의가 시간이 지날수록 사그러들고 있다"며 "중국의 정세를 지켜봐 온 사람들이 정치개혁에서 실질적인 발전이 없다는 점에서 낙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진핑의 불확실한 행보에 대해 아직 판단을 내리기는 이르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푸샤오위(蒲晓宇) 미국 네바다대 교수는 "시진핑이 공산체제 강화를 위해 일부 전통적인 마오쩌둥 방식의 운동에 의존하고 있지만 동시에 개혁을 계속하고 주요 문제들을 바로잡길 원하고 있다"며 "현재 좌향좌 추세가 시진핑의 전략적인 후퇴인지 실제 그의 장기 비전을 반영하는 것인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판단을 유보했다.
스티브 창 노팅엄대 중국정책연구소 소장은 "시진핑이 일단 당내에서 자신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자 일부 마오쩌둥식 방법을 쓰고 있다"며 "시진핑이 천천히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즈췬(朱志群)미국 버크넬대 동아시아정치학 교수는 "과거와 같은 독재자 타입의 리더십은 이제 중국에서 끝났으며 집단 지도체제에서 모두의 의견을 모으는 방식으로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만큼 시진핑의 개인적 영향력이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