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와 언론이 최근 발생한 톈안먼(天安门, 천안문) 차량 자폭 테러사건의 성격에 의문을 표한 미국 언론의 보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미국 조지 워싱턴대 션 로버츠 교수는 지난달 31일 미국 CNN 인터넷판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이번 사건이 잘 준비된 테러 행위인가? 아니면 중국이라는 엄청난 발전기계의 극단적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이 서둘러 계획한 '절망적인 외침'인가?"를 물으며 중국 정부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한 데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 CNN 홈페이지에 게재된 문제의 톈안먼 관련 기고문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같은 CNN의 보도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중국은 이미 이번 사건을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폭력조직의 테러 사건으로 규정지었다"며 "중국은 어떤 형식의 테러도 한결같이 반대하며 이 문제에 있어 이중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사람들은 무고한 평민과 관광객을 차로 친 이번 폭력테러를 중국의 민족종교 정책과 연결을 짓고 있으며 심지어 중국의 민족종교 정책을 비방하기까지 했는데 우리는 이에 대해 강렬한 불만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훙 대변인은 끝으로 "중국 정부는 종교신앙 등에 대한 권리를 분명히 보장하고 있으며 유관 매체(CNN)가 시비를 분명히 알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 [자료사진] 지난달 28일 낮, 톈안먼에서 발생한 자폭 테러 현장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环球时报) 역시 4일 자체 사설을 통해 문제의 글의 내용을 전하며 "서방 매체들이 레비야 카디프 같은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과 관계된 인물을 인터뷰하면서 신장의 폭력적인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동정과 지원을 표시하기를 좋아하지만 CNN은 이번에 선을 넘었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이 글이 적지않은 미국인들의 태도와 관점을 반영할지 모르지만 주류 언론에서 그런 시각을 제시하는 것은 아주 나쁜 일"이라며 "9·11 사태 이후 일부 중국인들은 오사마 빈 라덴을 '현대의 로빈후드'로 부르며 칭찬하기도 했지만 중국 언론들은 알 카에다의 악행을 강하게 비판했기 때문에 그런 언급을 보도하지 않았다"며 중국은 당시 미국의 편을 들었음을 강조했다.
이어 "CNN은 악의적인 기사로 중국 독자들 사이에 평판을 잃었을 뿐 아니라 미국의 이미지를 악화시켰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프랑스와 미국의 태도를 비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사건 이후 테러리즘을 비난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해 프랑스가 중국인들 사이에 좋은 평판을 얻었다.
신문은 "최근 미국 ABC 방송에서 한 어린이가 '중국인들을 모두 죽이자'라고 말해 논란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CNN이 폭력적인 테러리스트를 옹호했다"며 "미국 언론은 자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