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정치 > 조선
  • 작게
  • 원본
  • 크게

"北투자금 떼이나" 잠못드는 조선족 대북사업가들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3.12.15일 23:02
◆ 장성택 처형…北·中 접경지 단둥을 가다 ◆



정혁훈 특파원

황금평 굴착기 소리 뚝…국경경비 삼엄

북한 체포조 투입·근로자 소환說·說·說

15일 오전 10시 45분 중국 랴오닝성 단둥역. `빠아앙…빠아앙….` 북한 평양행 국제열차가 기적 소리와 함께 서서히 출발했다. 단둥역에서 불과 600m 떨어진 중조우의교(압록강철교)를 건너면 바로 북한 신의주다. 이날 국제열차에는 17일 개최되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하는 손님들이 대거 탑승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기관원과 무역 일꾼, 중국인 대북 사업가들이다. 여기에는 조선족 사업가 10여 명도 포함됐다. 조선족인 한연옥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단둥지회장은 "장성택 처형 이후에도 북한 쪽에서 별다른 연락이 없어 예정된 인원 모두 북한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북한으로 넘어가는 화물차들이 거치는 단둥세관도 지난주까지 정상 운영됐다. 북ㆍ중 접경지 단둥의 겉모습은 평소와 차이가 없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북ㆍ중 국경 지역으로 사단급 병력을 이동시키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단둥 인근에서 구체적인 군부대 움직임이 포착되지는 않았다.

다만 북ㆍ중 압록강 접경지를 지키는 중국 측 국경수비대 경비가 강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압록강 유람선 회사의 한 관계자는 "강폭이 좁아지는 상류로 올라갈수록 경비가 강화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북한을 상대하는 중국인 사업가들은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장성택 라인`이라는 말만 믿고 북한 광산이나 공장에 투자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단둥에서 만난 한 중국인 대북 사업가는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철광석이나 무연탄 광산에 거금을 투자한 저장성 원저우와 푸젠성 샤먼 부자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겠냐는 걱정 때문이다.

이 사업가는 "장성택의 죄목에 자원을 헐값에 팔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대부분의 사업가들이 투자비를 전액 날리는 것은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단둥에서 20년째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인 사업가 A씨도 "북한 광산에 500만달러를 투자한 조선족 후배가 걱정된다"며 "이들의 투자금 회수에 문제가 생기면 북ㆍ중 경협은 상당 기간 복구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 사업가들의 또 다른 고민은 단둥 인근 봉제공장 등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들의 신변 문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집권한 이후 외화벌이 수단이 줄어들면서 북한 근로자들이 대거 북ㆍ중 접경지 소재 공장 근로자로 취업했다.

한 소식통은 "지난해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북한 근로자 수가 단둥 인근에만 최소 2만명을 넘어서고 있다"며 "장성택 처형 이후 북ㆍ중 경협에 장애가 생겨 이들에 대한 귀국 조치가 내려지면 당장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하는 중국 업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곳 주민들이 장 전 부장 사건에 더 큰 충격을 받은 이유는 2011년 6월 황금평 경제특구 착공식에 참석했던 그의 모습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달생 단둥중방식품유한공사 대표는 "중국 정부가 당시 장성택에게 국가원수급에 버금가는 의전을 제공한 것이 화제가 됐다"며 "중국 측에서 칙사 대접을 받았던 그가 불과 2년여 만에 총살형을 당했다는 소식에 중국인들이 많이 놀라고 있다"고 전했다.

장 전 부장 처형으로 북ㆍ중 경협의 상징이었던 황금평 특구 개발도 장기간 표류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둥 시내에서 압록강을 따라 하류로 30분 정도 자동차를 타고 내려가면 나타나는 황금평 출입구에는 이날도 멈춰선 굴착기 몇 대가 보이는 것이 전부였다.

100년이 넘은 조중우의교를 대체하기 위해 건설 중인 신압록강대교 완공도 예정된 내년 9월에서 한참 뒤로 밀릴 조짐이다. 북ㆍ중 교역에 반드시 필요한 보세구역 공사가 북한 쪽에서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흉흉한 소문도 난무하고 있다.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이 북ㆍ중 접경지에 대거 투입돼 장성택 세력 뿌리 뽑기에 나섰다는 소문도 그중 하나다.

북한 측 체포조가 투입되면서 외화벌이를 위해 파견된 북한 무역 일꾼 중 일부가 벌써 북한에 잡혀들어가 처형됐다는 소문도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서둘러 잠적했다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 상당수 무역 일꾼들에게 이미 귀국 통보가 내려졌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매일경제 [단둥(중국 랴오닝성) = 정혁훈 특파원]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56%
10대 0%
20대 0%
30대 11%
40대 33%
50대 11%
60대 0%
70대 0%
여성 44%
10대 0%
20대 22%
30대 0%
40대 22%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제5회 아오모리동계아시안게임페막식에서 당시 축업정 장춘시장이 아시아올림픽리사회 곽진정 제1부주석으로부터 대회기를 넘겨받아 동계아시안게임이 본격적인 '장춘사긴'에 진입했다. 제6회 동계아시안게임 시간: 2007년 1월 28일 ~ 2007년 2월 4일 장소: 중국 장춘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부부 일은 아무도 몰라" 윤민수, 파경 충격 '윤후 부모로서 최선' 왜?

"부부 일은 아무도 몰라" 윤민수, 파경 충격 '윤후 부모로서 최선' 왜?

사진=나남뉴스 '아빠 어디가' 윤후의 아빠, 가수 윤민수가 결혼 18년 만에 파경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혼 사유에 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21일 윤민수 아내 김민지는 윤민수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자신의 이혼 소식을 알렸다. 김민지는 "안녕하세요 윤후

'중·러 박람회' 할빈서 열려... 중국 동북서 기회 포착하는 한국 기업

'중·러 박람회' 할빈서 열려... 중국 동북서 기회 포착하는 한국 기업

44개 국가 및 지역에서 온 120여개 대표단이 참가한 '제8회 중·러 박람회' 개막식이 지난 17일 흑룡강성 할빈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첫 공식 개방일인 18일에는 무려 7만 5천명(연인원)에 달하는 일반인 관람객이 입장했다. 한국 바이어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중

U17 녀자축구 아시안컵: 중국 1-2로 한국에 패해 U17 녀자축구 월드컵 진출 실패

U17 녀자축구 아시안컵: 중국 1-2로 한국에 패해 U17 녀자축구 월드컵 진출 실패

5월 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4년 U17 녀자축구 아시안컵 3위결정전에서 중국이 한국에 1-2로 패해 최종 4위를 차지함으로써 올해 열리는 U17 녀자축구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경기에서 중국팀은 수비진의 실수로 두 번이나 골을 먹었다.13분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