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선을 방출하고 있는 퀘이사의 모습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초기 우주 은하 사이에 거미줄처럼 뻗은 열선이 처음으로 포착됐다.
19일(현지시간) 뉴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연구팀은 빛을 다시 쏴주는 방법으로 열선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우주공간에서 거대한 조명 역할을 하는 이 열선은 멀리 떨어져있는 초대형 블랙홀의 활동으로부터 시작된다.
우주 진화 이론과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우주는 우주공간을 열십자로 가로지르는 열선의 네트워크에 암흑 물질이 정착하고, 빅뱅 이후 우주가 차가워지면서 만들어졌다. 이 열선이 위치한 곳에 더 큰 중력이 생기고 결국 별을 점화시킬 정도의 밀도가 생기게 되면 은하와 은하 클러스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열선 네트워크의 대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캘리포니아대학 산타 크루즈 세바스티아노 칸타루포 연구팀은 "밤하늘의 별은 서로 연결돼 있지 않고 섬처럼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리고 우주 공간 대부분이 어두워 보이는 것은 이 열선 네트워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전 연구진은 은하에서 수억광년 떨어진 곳에서 고온 가스 가닥의 형태로 연결된 은하 클러스터의 증거를 발견했다. 하지만 좀 더 먼 우주에서 가스가 빛을 방출하기에 너무 온도가 낮았다.
칸타루포 연구팀은 가스가 빛을 스스로 방출하지 않는 경우 외부에서 밝은 빛을 쏴주기로 했다.
연구팀은 우주 공간에서 방사선의 가장 밝은 원천을 찾았다. 그것은 퀘이사라는 이름을 가진, 먼 은하의 중심에 위치한 블랙홀을 둘러싼 뜨거운 가스 디스크였다. 우주 열선 안의 가스에 빛을 쪼이면 가스는 그 빛을 흡수하고 다른 파장의 빛을 재방출한다.
이번 발견은 운도 따랐다. 퀘이사는 전체 우주에 빛을 방출하지 않고 일정한 부분에 빛을 수직으로 방출한다. 어떤 특정한 지점에 빛을 우연히 쏘게 되는 것이다. 그만큼 발견이 쉽지 않았다.
칸타루포 연구원도 열선을 내뿜는 퀘이사를 최초로 발견한 후 매우 놀랐다. 그는 "또 다른 10개의 퀘이사에서는 아무 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며 "이것은 매우 희귀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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