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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나 대신 후배 한 명이 탈락하는 상황, 받아들일 수 없다”

[기타] | 발행시간: 2014.01.25일 12:29

[일간스포츠 송지훈]

벌써 3년 전 이야기가 됐다. 2011년 1월 박지성(33·에인트호번)이 “후배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다”며 아시안컵 본선 직후 국가대표팀 은퇴를 전격 선언했다. 팬들과 축구계 선후배들은 “이제 할만큼 했고 지칠 때도 됐다”고 그의 은퇴를 이해하면서도 “그래도 한국 축구가 위기에 처하면 박지성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가슴 한 구석에 남겨뒀다. 조광래, 최강희에 이어 홍명보 감독까지 후임 국가대표 사령탑마다 그의 국가대표 복귀를 타진했던 이유다. 특히 최근 홍 감독이 “박지성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하자 박지성의 대표 복귀가 커다란 이슈가 됐다.

일간스포츠는 23일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디헤르트강 훈련장에서 박지성을 만났다. 그는 "A대표팀 복귀는 없다"며 "이 시점에 내 이름이 거론되는 게 대표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 때문에 열심히 뛴 후배 한 명이 월드컵 엔트리에서 빠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본선 진출에 기여한 선수가 브라질행 비행기에 오르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A팀 복귀설은 언론통해 증폭된 오해

-대표팀 복귀 논란을 마무리지을 수 있게 명쾌하게 입장을 밝힐 수 있나.

"지금까지 말해왔던 그대로다. 내가 대표팀 복귀와 관련해 어떤 가능성이라도 보여준 적이 있었나. 가능성은 0%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99.9999%라고 쓰지도 말아달라. 일말의 가능성도 남기고 싶지 않다."

-홍명보 감독이 '직접 만나서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대표팀 복귀가 이슈가 됐다.

"선수로서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은퇴를 했는데도 돌아와주길 바란다는 건 대표팀에서 뛰던 시절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의미 아닌가. 하지만 이 시점에 내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 게 대표팀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스러웠다. 본선 티켓을 따기 위해 헌신한 선수들이 있는데, 내가 그 자리를 차지해서 고생했던 누군가가 탈락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은 대표팀이 철저히 월드컵에만 집중해야 할 시기다. 지난 3년 간 뛰지 않았던 선수가 뒤늦게 합류하면서 대표팀에 영향을 주는 건 좋지 않다."

-'선수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던 홍명보 감독이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겠다'는 쪽으로 마음을 바꾼 이유가 있나.

"미디어에서 내 이름이 너무 자주 거론됐기 때문이 아닐까. (홍)명보 형이 나와 관련한 논란을 빨리 매듭짓는 게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

-감독과 만나기도 전에 부친이 먼저 '복귀 불가' 원칙을 공개한 이유는.

"사실 내 입장은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명보 형도 나를 설득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 그저 내 의사를 물어보겠다는 것 뿐인데, 일부 언론이 이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 불필요한 논란이 생겼다. 아버지도 같은 고민을 가지고 계셨다."

-월드컵을 준비 중인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용의는 있나.

"물론이다. 지금도 유럽에 나와 있는 선수들과 종종 연락한다. 대표팀 유니폼을 다시 입고 브라질에서 뛰는 건 불가능하지만,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은 성심껏 돕겠다. 이 시점에 후배들이 월드컵을 위해 뭔가 특별한 준비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 하던 그대로,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은 부상 없이 소속팀 일정을 소화하는 게 대표팀에 기여하는 일이다."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두 세 가지 키워드로 조언을 한다면.

"첫 번째는 부상 방지다. 가장 중요하다. 실력이 뛰어나도 다치면 월드컵에 나갈 수가 없다. 두 번째는 컨디션 유지다. 남은 기간 동안 경기력이 들쭉날쭉하지 않도록 꾸준히 유지해야한다. 마지막으로 자신감을 강조하고 싶다.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홍명보 감독이 직접 만난 자리에서 대표팀 복귀를 간곡히 요청하면 진지하게 한 번 더 고민할 의사가 있나.

"이미 최악의 상황까지 모두 가정해 힘겨운 고민을 거쳐 은퇴를 결정했다. 쉽게 바꿀 결정이었다면 은퇴를 선언할 당시에 힘겨운 고민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박지성 리더론, 핵심은 솔선수범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죽음의 조에 들지 않았다는 것 만으로도 다행스럽다. 월드컵에서 우리가 쉬운 상대만 골라서 만날 순 없다. 본선에 오른 32팀을 실력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눴을 때 한국을 강팀 쪽으로 분류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죽음의 조'가 아닌 이상 누구와도 경쟁할 수 있다."

-브라질월드컵 때문에 올해 박지성 자선경기에는 대표 선수 출전이 어려워보인다.

"맞다. 하지만 자선 경기 컨셉트를 바꿀 생각은 없다. 외국 선수를 섭외하고 국내의 유망주들 위주로 팀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자선경기를 국내에서 치를 계획은 없나.

"요청하시는 분은 많다. 일단 '자선경기'라는 컨셉트를 계속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은퇴 이후에는 다른 형태의 사업으로 발전시킬 생각이다. 자선경기를 몇 번 치러보니 정말 힘들었다. 자선경기를 10년 넘게 하고 있는 명보 형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요즘 새삼 느낀다."

-2005년 이후 8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생활은 어떤가.

"너무 편하다. 환경이 모두 그대로라 따로 적응할 필요가 없었다. 일단 8년 전에는 팬들이 나를 싫어해서 이곳에서 생활하는 것 자체가 참 힘들었다(웃음)."

-AC밀란 등 유럽 빅리그 강호와 대등하게 싸웠던 과거에 달리 현재 에인트호번 선수단은 전체적으로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 이들을 어떻게 이끌어가나.

"일부러 이끌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내에게 리더의 자질이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내 일을 충실히 하고 동료에게 모범을 보이려 애쓴다. 때로는 경기장에서 동료에게 조언을 할 때도 있지만, 가급적 나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 쓰면서 동료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유도한다."

-대표팀 주장 시절에 보여준 리더십과 지금 에인트호번에서 발휘하는 리더십의 차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팀에서도 여기서도 결국은 솔선수범이 정답인 것 같다. 대표팀에서는 의사소통도 문제가 없고 문화도 익숙해서 더 편한 마음으로 할 수 있었다. 역대 대표팀 주장을 꾸준히 봤던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대표팀에 베테랑이 없어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크다.

"결정적이지 않더라도 차이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경험이 없어도 경기를 풀어가는데 문제는 없다. 다만 경기의 흐름이 의도대로 되지 않을 때, 그 위기를 넘길 수 있는지는 '경험의 차이'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 부분은 명보 형이 대비책을 만들고 있을 것이다."

-대표팀 복귀 못지 않게 올 시즌 이후 거취를 주목하는 팬도 많은데.

"어떻게 될 지 나도 모른다. 원칙적으로는 퀸즈파크레인저스로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 남을 수도, 다시 다른 팀으로 갈 수도, 또는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 정확한 건 올 시즌이 끝나봐야 알 것 같다. 내 몸 상태와 앞으로의 활동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하겠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K리그와 함께 할 가능성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다만 길어야 2015년까지 선수 생활을 할 것이기 때문에 K리그로 가게 된다면 올 시즌을 마친 직후가 마지막 기회가 될 것 같다. 대표팀에 복귀할 가능성은 전혀 없지만, 그 외 나머지 것들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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