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하루 유치원에 다니는 딸 데리러 갔다. 여느때 같으면 정신없이 막 달려와 내 품에 안길 딸애가 오늘에는 그냥 쳐다만 보고는 머리숙여 뭔가를 열심히 하고있었다. 색칠을 하고있었다. 처음으로 보는 모습에 마음이 뿌듯했다.
그런데 선생님의 한마디에 물벼락을 맞은것 같았다. 《그만하고 래일 아침에 와 하세요》. 선생님이 《집에서 색칠하기 싫어합니까? 유치원에서는 딱 하기 싫어서 색연필만 쥐고 빈둥빈둥하기만 합니다. 색칠하는 책이랑 사서 집에서 많이 훈련시켰으면 합니다》. 선생님의 말이다.《나머지공부》를 했구나.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자신이 민망스러워 할말을 잊고 머뭇거리기만 했다.
애는 색칠이 재미없다 한다. 나는 많은 그림을 보여주면서 색칠을 해야 만 그림이 더 아름다워진다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애와 같이 색칠훈련을 했더니 어느덧 5권 되는 색칠책을 완성했다.
며칠전에 양말을 벗는 나를 보더니 애는 《내 도와줄게, 도와줄게》 하면서 작은 손을 내미는것이 였다. 《선생님 도와주어랍니다. 늦게 색칠하는 애들을》 라고 했다. 《도와주었어?》라고 물었더니 도리머리질하며 《빨리 해라고 책상 두드리며 말했슴다》고 해 나는 배를 끌어안고 웃었다.
만일 유치원선생님께서 제때에 애의 상황을 말해 주지 않았다면…
애의 변화를 보면서 선생님과 부모, 애 자체의 공동노력이 없으면 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고 느꼈다.
유치원교육이 전반 교육의 토대를 닦아준다. 어린애들이라고 내버려 두어서는 안되며 뒤떨어졌다 하여 하늘이 무너지는것이 아니다. 어릴때부터 선생님과의 소통을 잘해 문제점을 찾아내고 남의 말을 귀담아 듣고 또 그에 대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더우기는 싫다는 애한테 억지로 시키지 말아야 한다. 우선 애의 흥취와 하려는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내심히 기다려주면서 인도해 주어야 한다.
어린이들의 자그마한 진보라 해도 많이 칭찬 해주고 수시로 고무격려해 주는것이 더 큰 힘이 될수 있다. / 김향옥
편집/기자: [ 홍옥 ] 원고래원: [ 길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