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海軍, 일본의 훈련 중단 요구 일축… 함정 19척 동원해 대규모 火力 과시
[동해상서 北침투 대응훈련]
해군참모총장이 직접 지휘, 언론에 현장 이례적 공개도
미사일·어뢰 60억어치 발사 "北도발땐 확실히 水葬할 것"
"총원(總員) 전투 배치! 총원 전투 배치!"
20일 오전 9시20분 힘찬 구호와 함께 동해 상 광개토대왕함(3500t급)의 함교 안에서 승조원들의 움직임이 급박해졌다. '원샷 원킬(One Shot One Kill)!" 조타사의 구호 선창에 맞춰 승조원들은 "때려잡자 적 잠수함, 사수하자 동해 바다"라고 소리 높여 외쳤다.
이날 훈련은 독도 인근 동해 상에서 북한 잠수함 및 수상(水上) 함정 침투에 대응한 대함(對艦)미사일 및 어뢰 실사격 훈련으로 이뤄졌다. 광개토대왕함을 비롯, 이지스함인 율곡이이함(7600t급), 초계함인 원주함(1200t급), 미사일 고속함인 박동진함(450t급) 등 수상함 19척과 P-3CK 신형 초계기 2대, 링스헬기 등이 참가했다. 특히 일본 관방장관이 지난 19일 독도 주변 자신들 영해가 훈련 구역에 포함됐다는 억지 주장을 펼치면서 훈련 중단을 요구한 가운데 이뤄져 주목을 받았다.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이 참가해 직접 지휘했고, 그동안 이런 훈련은 비공개로 진행돼 왔지만 이날은 언론에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東海上 사격훈련… 日 이틀 연속 트집… 20일 북한 잠수함 침투에 대비해 동해상에서 실시된 사격훈련에서 해군 1함대 해상전투단 소속 유도탄고속함인 박동진함에서 함대함 유도탄인 ‘해성’이 발사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도 우리 군의 훈련 중단을 요구했지만 사격훈련은 예정대로 실시됐다. /해군 제공
이는 북한이 최근 김정은의 동해안 잠수함 기지 방문 및 로미오급(1800t급) 잠수함 탑승 장면을 공개하며 "적 함선의 등허리를 무자비하게 분질러 놓으라"고 위협한 데 대한 대응 차원이라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황 총장은 "북한 잠수함이 나타나면 확실하게 수장시키겠다는 결의를 보여주는 차원의 훈련"이라며 "잠수함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동해를 잠수함의 무덤으로 만들어주겠다. 아무리 작은 잠수함이라도 (우리가) 어떻게 수장시킬 수 있는지 본다면 감히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훈련은 동해에 침투한 북한 잠수함을 탐지해 원주함이 국산 경어뢰 '청상어'를 발사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청상어는 3650m 떨어진 거리의 수중 60m에 설치된 목표물을 향해 바닷속으로 사라졌다. 이내 청상어가 목표물에 명중했다는 보고가 전투지휘소에서 전달됐다.
이어 박동진함에서는 국산 대함미사일인 '해성' 1발이 발사됐다. 해성은 예정대로 100㎞가량 떨어진 적함에 정확히 명중했다. 기존 해상초계기인 P-3C보다 성능이 개량된 P-3CK에서는 미국제 공대함(空對艦) 미사일인 하푼 1발이 발사됐다. 사거리 140㎞인 하푼은 가상 목표물인 폐어선을 명중시켰다. 광개토대왕함은 127㎜ 함포 5발을 발사하는 훈련도 실시했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과 어뢰는 1발당 10억~20억원으로 50억~60억원어치의 무기가 훈련에 사용된 셈이다.
한편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한국 해군의 훈련은) 다케시마(竹島, 독도의 일본식 표기) 영유권에 대한 일본 입장에 비춰 볼 때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극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도 이날 "한국군의 사격 훈련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외교 루트를 통해 대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