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방한 특집
박 대통령, 중국말로 건배 제의
(흑룡강신문=하얼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부부를 환영하는 국빈 만찬이 열린 3일 오후 8시15분 청와대 영빈관. 소년소녀합창단이 중국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我们的家乡,在希望的田野上(우리의 고향은 희망의 들에 있네)~”
그러자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두 손으로 크게 박수를 쳤고,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해졌다. 그 노래는 1982년 발표돼 펑 여사를 중국의 국민적 스타로 만들어준 ‘희망의 들판에서(在希望的田野上)’라는 노래였기 때문이다. 이런 배려는 1년여 전인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방문했을 때 받은 환대의 보답이기도 하다. 앞서 단독 정상회담 때는 인사말을 건네던 박 대통령이 “최근 주석님의 모습을 ‘친민낙민(親民樂民)’이라는, ‘국민과 가깝고, 국민과 즐겁게’라는 말로 묘사했다고 들었다”고 한 뒤 중국어를 시작했다.
“내 개인의 시간은 또 어디로 갔나, 스젠 두 취 날러(时间都去哪儿了)”
시 주석을 비롯한 한·중 양국의 배석자 모두는 웃음을 터뜨렸다.
박 대통령은 확대 정상회담 때도 “앞으로도 모두가 한마음으로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는 의미의 일덕일심(一德一心), 이더이신으로 앞으로 협력을 계속해서 더 발전시켜 나갔으면 한다”며 재차 중국어를 구사했다. 시 주석은 세월호 참사를 위로한 뒤 “중국에서 ‘먼 친척이 가까운 이웃만 못하다’는 말이 있듯이 한국에도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있다”며 “중·한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이고 서로에게 좋은 동반자와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
오후 10시20분까지 두 시간 넘게 이어진 만찬에는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걸그룹 ‘Miss A’로 활동하는 중국인 멤버 지아·페이 등이 참석했다. 이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에게 “앞으로 여야가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건의하자 박 대통령이 긍정적이었고 옆에 있는 박 원내대표도 동의했다고 한다. 식사로는 삼색 전유화(애호박전·표고전·생선전), 장향 양갈비구이, 해물면 신선로 등이 제공됐고 박 대통령은 중국어로 ‘간베이(乾杯·건배)’를 제의했다.
만찬에는 시 주석이 팬을 자처하고 있는 바둑기사 이창호씨도 초청됐다. 시 주석은 이씨를 보자 매우 반가워하며 악수를 할 때 손을 크게 흔들었다고 한다. 시 주석은 지난해 6월 중국에서의 국빈 만찬 때 중국의 ‘바둑 영웅’ 창하오(常昊) 9단을 불러 박 대통령에게 직접 소개했었다고 한다.
출처: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