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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로드] ‘위안화 금융허브’ 구축 국경없는 전쟁

[기타] | 발행시간: 2014.07.12일 02:47

[서울신문]

지난 3일 오후 5시 청와대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파격적인’ 선물을 내놓았다. 시 주석의 선물은 한·중 두 나라가 원·위안(元)화 직거래시장 개설과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중국 교통은행 서울지점) 지정, 800억 위안(약 13조 696억원) 규모의 위안화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가(RQFⅡ) 한도 부여 등 위안화 금융허브(역외센터) 구축에 필요한 정책 패키지에 일괄 합의한 것이다. 중국이 영국 등과 3년 이상의 줄다리기 협상을 통해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지정 등을 승인했던 점을 고려하면 전광석화처럼 이뤄졌다. 우리나라도 위안화 금융허브 구축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한국이 위안화 금융허브 인프라와 제도적 기반을 완비함에 따라 위안화 사모펀드 자금이 곧바로 국내에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의 위안화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인벤티스의 양궈핑(楊國平) 회장은 10일 “공공기금으로 조성된 180억 위안 규모의 역외 사모펀드 중 60억 위안을 한국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작년 위안화 무역결제액 4조 6300억 ‘국제화’

우리나라를 비롯해 홍콩과 영국, 프랑스, 싱가포르, 타이완 등이 위안화 금융허브 구축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09년부터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면서 위안화 무역 결제 규모가 급증하고 위안화 거래 규모도 증가하는 등 위안화 사용이 급속히 확대됐다. 2013년 위안화 무역 결제액이 4조 6300억 위안으로 2010년(5100억 위안)보다 무려 9배 이상 폭증하는 등 위안화의 국제화가 본격화됐다. 이런 흐름에 편승한 세계 각국이 국가 차원에서 위안화 비즈니스센터 선점을 통해 금융 부문 위상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위안화 금융허브 구축의 선두주자는 홍콩이다. 홍콩이 사실상 제1위안화 금융허브로 입지를 굳힌 가운데 싱가포르와 타이완, 영국, 프랑스 등이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장 먼저 위안화 금융허브 구축 전략을 추진한 홍콩이 2004년 위안화 관련 업무를 개시한 이후 지속적으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싱가포르, 타이완은 물론 영국, 프랑스 등의 유럽 국가들도 위안화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금융허브 구축 경쟁에 가세했다”고 설명했다.

●선두주자 홍콩… 유럽국가들도 경쟁 가세

2003년 12월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을 지정받은 홍콩은 지난 3월 기준 위안화 예금만 1조 위안에 이른다.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기 전인 2008년 말(620억 위안)보다 무려 17배나 급증했다.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규모(4000억 위안), RQFⅡ 한도(2700억 위안) 면에서도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2010년 7월 위안화 금융서비스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위안화 자금 조달 활동도 활성화됐다. 위안화표시채권인 딤섬본드 잔액은 2013년 말 2800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60% 이상 늘었다.

영국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위안화 금융허브 구축에 나섰다. 지난달 18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런던 방문 중 중국 건설은행이 런던의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됐다. 앞서 지난해 6월 주요 7개국(G7) 국가 중 처음으로 인민은행과 2000억 위안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10월에는 800억 위안 규모의 RQFⅡ 한도도 얻어냈다. 2012년 말 글로벌 위안화 역외 거래 중 런던이 26%를 차지함으로써 유럽 최대의 위안화 금융허브로 떠올랐다.

프랑스도 동참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29일 프랑스 중앙은행과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을 설립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며 협약 체결로 유럽 내 위안화 금융허브 구축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 3월 프랑스 금융기관에 800억 위안 규모의 중국 국내 시장 직접투자 한도를 부여했다. 중국과 프랑스의 무역 거래 중 10% 정도가 위안화로 결제된다. 피에르 모스코비시 프랑스 재무장관은 “파리는 국제적으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위안화 금융허브가 되는 데 부족함이 없다”면서 “파리는 중국이 아프리카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기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광야오(朱光耀) 중국 재정부 부부장은 “중국도 열린 마음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만일 파리에 위안화 금융허브가 생기면 1년 동안 위안화 거래량이 100억 달러(약 10조 132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향후 1~2개 금융허브만 살아남을 것”

2009년부터 위안화 결제업무를 해 온 싱가포르는 홍콩과의 차별화로 위안화 투자 고객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2월 위안화 청산업무를 시작했으며 10월에는 두 나라 통화의 직접거래를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500억 위안 규모의 RQFⅡ 한도를 취득해 싱가포르 금융기관도 위안화로 중국 주식이나 채권에 직접투자 할 수 있게 됐다. 외환시장 1일 거래량 세계 4위를 자랑하는 싱가포르는 2011년부터 위안화 예금 유치와 자산관리상품을 출시하는 등 위안화 관련 업무를 개시했다. 현재 싱가포르의 위안화 잔액은 1000억 위안 안팎으로 홍콩에 이어 세계 2위로 추산되고 있다.

타이완은 2005년부터 위안화 환전업무를 시범 실시하면서 위안화 금융허브를 꿈꾸고 있다. 타이완의 위안화 결제 규모는 홍콩과 싱가포르, 영국에 이어 세계 4위다. 위안화 예금 규모는 2013년 5월 기준으로 660억 위안에 이른다. 지난해 2월부터 타이완 금융회사 46곳이 위안화 서비스를 시작했고 1000억 위안 규모의 RQFⅡ 한도를 취득했다. 중국의 중국은행과 교통은행, 건설은행이 타이완에 지점을 내고 영업 중이며 중국은행 타이베이(臺北) 지점이 타이완 내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돼 있다. 토니 푸 SC은행 타이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아시아에서 위안화 금융허브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나 중국이 금융시장을 완전히 개방하면 1~2개 금융허브와 이를 보완하는 1~2개 센터만 남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hkim@seoul.co.kr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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