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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엘니뇨, 슈퍼태풍 부르나

[기타] | 발행시간: 2014.08.02일 14:37

지난 7월초 일본에 상륙한 8호 태풍 너구리가 남부지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데 이어 7월 25일 중국 칭다오 부근에서 소멸한 10호 태풍 '마트모'가 남긴 저기압이 북한지방을 통과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도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다. 8월 1일 현재 북서태평양에는 11호 태풍 '할롱'과 12호 태풍 '나크리'가 동시에 북상하고 있다. 11호 태풍 '할롱'이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지만 12호 태풍 '나크리'는 서해상으로 북상하고 있어 이번 주말 한반도는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비바람이 거세게 불 전망이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최근 들어 전반적으로 열대성 저기압의 파괴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Emanuel, 2005). 특히 북서태평양에서는 강하게 발달하는 태풍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태풍의 일생 중 가강 강하게 발달하는 지점도 점점 해안에 가까워지고 있다(Park et al., 2014, Emanuel et al., 2008, Webster et al., 2005). 갈수록 해안에 거주하는 인구와 시설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태풍으로 인한 절대적인 피해는 더욱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적도 동 태평양의 바닷물이 뜨거워지는 엘니뇨까지 발달하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진행 중인 가운데 엘니뇨현상까지 나타나면 태풍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발생 수가 늘어날까 줄어들까? 슈퍼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은 커지는 것일까? 또 엘니뇨와 반대 현상인 라니냐가 발생하면 태풍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먼저 Ford(2000)가 발표한 논문부터 살펴보자. Ford는 1949년부터 1999년까지 51년 동안 발생한 11번의 엘니뇨와 21번의 라니냐 가운데 강하게 발달했던 엘니뇨 9차례와 강하게 발달했던 라니냐 9차례에 대해 엘니뇨나 라니냐 기간 동안 발생하는 태풍의 특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전체 태풍 수는 강한 엘니뇨가 발생할 때나 정반대로 강한 라니냐가 발생할 때나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아래 그림 참조, 자료: Ford(2000)).

[그림 : 강한 엘니뇨 및 강한 라니냐 발생 시 태풍 발생 수]

하지만 엘니뇨가 발생한 해는 태풍의 강도가 강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대 풍속이 초속 41미터 이상인 강한 태풍은 엘니뇨가 발생했을 때 월 평균 11개로 라니냐가 발생했을 때(8개)보다 더 많았다. 엘니뇨가 발생할 때는 강한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그만큼 더 높아지는 것이다.

태풍 발생지역도 달라진다. 엘니뇨가 발생할 때는 발생지역이 평상시보다 남동쪽으로 이동했고 라니냐가 발생할 때는 발생지역이 평상시보다 북서쪽으로 이동했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태풍 발생지역이 필리핀에서 더 먼 태평양 쪽으로 이동하고 라니냐가 발생하면 태풍이 평상시보다 필리핀이나 중국에 더 가까운 쪽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태풍이 평상시보다 남동쪽 태평양에서 치우쳐 발생한다는 것은 만약 태풍이 발생해 한반도까지 북상한다면 평상시보다 뜨거운 바다를 더 오랜 시간 통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태풍이 평상시보다 북서쪽으로 치우쳐 발생하면 중국이나 한반도로 이동하는데 바다를 통과하는 거리와 시간이 짧아진다.

이렇다 보니 엘니뇨가 발생하면 태풍이 평상시보다 태평양 가운데 쪽으로 치우쳐 발생하면서 발생지역과 멀리 떨어진 중국이나 필리핀에 상륙하는 태풍 수는 줄어든다. 반대로 라니냐가 나타날 때는 중국이나 필리핀에서 가까운 곳에서 태풍이 발생하는 만큼 이 지역에 상륙하는 태풍 수는 늘어난다. Ford의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 표와 같다.



2004년에 발표된 Wu 등의 논문은 Ford(2000)의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는 논문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Ford가 언급하지 않은 한반도와 일본 지역에 대한 결과가 있다. Wu는 1961년부터 2000년까지 40년 동안 동아시아 지역에 상륙한 태풍과 이 기간 동안에 발생한 9번의 엘니뇨 해와 6번의 라니냐 해 그리고 엘니뇨나 라니냐가 발생하지 않은 25년(중립)에 대해 태풍의 상륙을 분석 했다. 분석 결과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한반도와 일본의 경우 엘니뇨가 발생하면 라니냐가 발생할 때보다 상륙하는 태풍의 수가 조금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9~10월에는 엘니뇨나 라니냐가 발생하면 중립시보다 오히려 상륙하는 태풍 수가 감소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반면에 중국이나 베트남, 말레이 반도, 필리핀 지역은 엘니뇨가 발생했느냐 라니냐가 발생했느냐에 따라 차이가 뚜렷하다. 이 지역은 엘니뇨가 발생한 해는 상륙하는 태풍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라니냐가 발생하는 해에는 상륙하는 태풍 수가 크게 늘어난다. 이유는 Ford의 연구 결과에서 언급 했듯이 엘니뇨가 발생하면 태풍이 평상시보다 필리핀에서 태평양 쪽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하고 라니냐가 발생했을 때는 태풍이 상대적으로 중국에 가까운 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연구해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어 불확실한 점이 많지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볼 때 엘니뇨현상이 나타났을 경우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태풍의 수는 평상시와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일단 태풍이 발생하면 평상시보다 강한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다. 태풍이 평상시보다 남동쪽으로 치우쳐 발생해 뜨거운 바다를 오래 통과하면서 보다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기후를 시뮬레이션 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는 온난화가 가속화될 경우 태풍 발생 수 자체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태풍의 강도는 강해진다는 주장이 대세다. 따라서 올해처럼 지구온난화에 엘니뇨까지 겹치게 되면 보다 더 강력한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북서태평양에서 강력한 태풍이 발생한다고 해서 그 태풍이 한반도로 북상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한반도에 보다 강한 태풍, 슈퍼태풍이 다가 올 가능성은 커진다.

다만 조심해야할 부분이 있다. 앞으로 언젠가는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장기적인 전망을 아주 가까운 미래에 대한 예측으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 만약 아주 가까운 미래에 슈퍼태풍이 다가 올 가능성을 얘기한다면 그 태풍이 언제 어디서 발생해 어디로 진행하고 강도는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인 정보와 그 근거가 있어야 한다.

<참고 문헌>* Bruce W. Ford, 2000 : El Nino and La Nina Effects on tropical cyclones: The mechanisms, Naval Post Graduate school, Monterey, CA, USA( https://archive.org/stream/elninolaninaeffe00ford#page/n3/mode/2up )* Emanuel, K., 2005 : Increasing Destructiveness of Tropical Cyclones over the past 30 years, Nature 436, 686-8* Emanuel, K., R. Sundararajan and J. Williams 2008 : Hurricanes and Global Warming: Results from Downscaling IPCC AR4 Simulations. Bull. Amer. Meteor. Soc. 348-367* Park, D S., C H. Ho and J H. Kim, 2014 : Growing threat of Intense tropical cyclones to East Asia over the period 1977-2010, Environ. Res, Lett. 9* Webster P J., Holland G J., Curry J A. and Chang H-R, 2005: Changes in tropical cyclone number, duration, and intensity in the warming environment. Science 309, 1844-6. * Wu, M C., W L. Chang and W L Leung, 2004 : Impacts of EL Nino-Southern Oscillation Events on Tropical Cyclone Landfalling Activity in the Western North Pacific. J. of Climate. 17, 1419~1428

안영인 기자young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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