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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의 절절한 사과, 진심은 전해질까

[기타] | 발행시간: 2014.09.06일 09:00

[OSEN=윤가이의 실은 말야] 배우 이병헌이 결국 시끄러운 가슴 속에서 진심을 꺼냈다. 최근 벌어진 사생활 관련 협박 사건과 관련해 부끄럽고 죄송한 속내를 털어놓은 것. 자필로 꾹꾹 눌러쓴 편지 형식의 글에는 사건이 알려진 후 며칠 간 고통스러웠던 심경이 절절히 녹아있었다.

이병헌이 두 명의 여성으로부터 사생활을 유출하겠다며 거액의 돈을 요구하는 협박을 받다 경찰에 신고한 소식이 지난 1일 전해졌다. 협박한 여성들은 경찰 조사 결과 혐의를 시인하고 체포됐다. 특히 사전에 모의하고 도피를 계획하는 등 치밀한 수법이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은 커졌다. 뜻밖의 소식에 세간이 충격을 받은 가운데 이병헌과 관련한 각종 추측들과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조사 결과 이병헌이 피해자란 사실은 입증됐지만 밝혀지지 않은 온갖 소문들로 2차 피해는 이어졌다. 특히 이병헌과 두 여성들이 동석한 술자리 동영상의 존재, 그리고 나눈 대화의 내용 등이 찌라시 형태로 온라인과 SNS 등을 통해 유포되면서 무엇보다도 배우로서의 이미지에 흠집이 났다. 며칠 간 경찰 조사 결과가 보도되는 가운데 입을 다물고 있던 이병헌은 5일 자필로 쓴 심경글을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 등에 게재했다.

그는 이 글에서 "계획적인 일이었건, 협박을 당했건, 그것을 탓하기 이전에 빌미는 덕이 부족한 저의 경솔함으로부터 시작된 것이기에 깊은 후회와 반성의 시간을 보내고 있고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로서의 큰 책임감에 대해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괴로운 반성의 심경과 함께 "그리고 가장 중요하고 가슴 아픈 건 제게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큰 실망과 상처를 줬다는 것이다. 저로 인해 수많은 시선을 받았고 많이 아프고 힘들겠지만 여전히 내 옆을 지켜주는 아내와 가족에게 더 이상의 실망을 주는 일이 없도록 평생을 노력하겠다"라며 아내 이민정을 비롯한 가족들에 대한 사과의 마음도 표했다.

더불어 "여러분들께 드린 실망감 또한 되돌릴 순 없겠지만 앞으로 모든 일에 신중히 임하며, 여러분들께 받는 사랑과 관심의 무게감이 얼마나 큰 것인지에 대해 잊지 않고 늘 반성하는 마음으로 제게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하며 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놀란 대중과 아껴준 팬들에게도 용서를 구했다.

이병헌의 자필 편지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짐작케 했다. 그는 결혼 등 중대사가 있을 때면 늘 자필편지로 소식을 알리고 팬들과 소통하던 사람이었다. 이번처럼 좋지 않은 일에 대한 복잡한 속내와 후회, 반성의 뜻을 직접 꺼내야 했던 심정은 어떤 잣대를 떠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명백히 피해자는 이병헌이다. 자인한 것처럼 그 일이 ‘덕이 부족한 저의 경솔함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해도 지극히 사적인 일을 빌미로 수십억 원대의 금품을 요구하는 협박을 받은 것은 무참한 피해다.

하지만 2차 피해가 더 무섭다. 미확인 루머들과 각종 ‘카더라’ 보도들이 이어지면서 이병헌이 피해자인 이번 사건은 사실과 다소 사실과 무관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네티즌은 이병헌의 사생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퍼 나르고 있고 아내 이민정의 반응, 부부의 관계 등에 관심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냉정히 볼 때 본질에서 벗어난 화두다. 이병헌이 범법 행위를 한 것도 아니건만 유명인으로서 협박 피해를 입었다고 해서 온갖 사적인 이야기들이 들춰진다는 것은 큰 고충일 것이다.

무엇보다 이병헌은 국내외서 명망 높은 배우다. 명실 공히 대한민국 톱 배우를 넘어 할리우드까지 진출한 문화적 리더다. 워낙 톱스타인 까닭에 종종 크고 작은 구설에 올랐고 사생활 역시 늘 이슈가 됐지만 그래도 가장 돋보이는 순간은 작품을 들고 나올 때다. 매번 관객과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은 수려한 연기력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세계적 인기를 모아왔다.

그는 어지러운 가운데 현재 조승우, 백윤식 등과 함께 '내부자들' 촬영에 한창이다. 또 올 하반기 전도연과 주연한 영화 ‘협녀-칼의 기억’에 이어 내년 할리우드 영화 ‘터미네이터5’까지 개봉을 줄줄이 앞두고 있다. 뜻밖의 위기에 처한 그의 진심은 결국 전해질 수 있을까. 직접 눌러쓴 사과 편지도 좋지만 말이 필요 없는 연기로 심려를 끼쳤던 팬들과 사랑하는 이들에게 진심을 인정받을 수 있길 기대한다.

issue@osen.co.kr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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