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성장의 과실을 톡톡히 누렸던 직장인들이 올해는 우울한 설 명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수십 년간 직장인들에게 설 연휴는 직장생활 중 가장 즐거웠던 시기였다. 성장이 이어지면서 고용주들은 현금 보너스는 물론 설 선물로 선뜻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내놓았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근검절약 캠페인과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직장인들은 명절의 분위기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직장인들은 올해 파 몇 단이나 위생 타월 등을 받거나 다수는 아예 받지를 못하는 등 가장 초라한 명절을 보내야 하는 실정이다.
강도 높은 반(反)부패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많은 정부 부처와 국영기업은 잔뜩 움츠러든 상태다.
이들 부처와 기업은 음력 새해를 앞둔 행사도 통상적인 호화 연회 등을 취소하고는 구내식당 등에서 음주 등을 자제한 채 직원들과 조촐한 행사를 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구직 전문사이트인 자오핀닷컴(Zhaopin.com)이 사무직 1만명을 상대로 조사해 2일 내놓은 설문 결과에 따르면 민간 기업들도 사정은 다를 게 없다.
최근 수년간 직장인들은 선물로 상품권이나 고가의 식품류를 선물로 받았지만, 고용주들은 최근 불경기를 이유로 현금 보너스를 없애고 명절에 통상 직원들에게 주는 선물도 격을 낮추고 있다.
자오핏닷컴 조사에서 응답자의 60%는 올해 현금이든 다른 무엇이든 어떤 선물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나머지 40%도 단지 베이컨이나 양념류, 콘돔 1상자나 소량의 비아그라 등 가장 값싼 선물을 기대할 뿐이다.
이에 따라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웨이보에는 직장인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직장인은 "사장이 좋아하는 식품"인 파 두 단을 받았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다른 직장인은 위생 타월 1년치를 받았다며 아쉬워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런 중국 직장인들의 처지를 전하며 "성탄절 선물이 담긴 스타킹 안에 석탄 한 덩이가 들어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