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방통위 할인 요금제 확대 추진에 이통사 '반발'¨이통 요금 낮아질까]

오는 5월부터 이동통신 단말기 자급제(블랙리스트제)가 시행된다. 그러나 단말기 자급제 정착의 최대 현안인 할인 요금제 적용 여부를 두고 이통사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어 적잖은 난항이 예고되고 있다.

◇자급제 활성화 키를 쥔 '요금 할인제'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용자들이 중고 단말기나 마트, 양판점 등 외부에서 구입한 휴대폰으로도 1~2년 단위로 기간 약정을 걸면 통신사로부터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두고 이통사와 협의에 착수했다.

단말기 자급제가 시행되면 이용자는 단말기 제조사 유통점 혹은 마트 등에서 입맛에 맞는 휴대폰을 고른 뒤 가입하고 싶은 이동통신사를 골라 개통할 수 있게 된다.

관건은 가격 경쟁력이다. 기존 이동통신사 대리점에서 약정을 걸고 휴대폰을 구입할 경우 25%~33%의 서비스 요금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중고폰 혹은 이통사 대리점을 통하지 않은 개방형 단말기(OMD)를 개통하면 아무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통사 대리점과 비슷한 수준의 통신료 할인혜택이 적용되지 않을 경우, 기존 유통구조의 경쟁력을 따라잡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방통위가 할인요금제 적용 확대에 목을 매는 이유다. 방통위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일반폰에 대해서도 할인 요금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일반폰 가입자가 약정을 맺는 조건으로 공짜 단말기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요금할인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통신사 난색…"개방형 단말기 기대수익 다르다"

그러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자사 대리점 판매제품과 개방형 단말기에 동일한 요금할인을 적용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SK텔레콤 스페셜 할인, KT 스마트스폰서 등 이통사들이 단말기 보조금과는 별도로자사 대리점에서 유통 단말기 고객들에게 요금할인 정책을 시행 중인 것은 맞지만, 이는 엄연히 '보조금'이라는 주장이다. 쉽게 말해 향후 얻게 될 기대 수익을 위한 재원투자라는 얘기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말기에 부가 서비스와 콘텐츠를 기본 탑재한 이통사 유통 단말기와 개방형 단말기는 향후 이통사가 얻게 될 기대요금 총액에서 차이나 날 수 밖에 없다"며 "그런데도 이통사가 유통하지 않는 단말기에 동일한 요금할인을 적용해야한다는 방침은 설득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개방형 단말기의 주요 타깃이 저가 단말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통사 유통단말기와 개방형 단말기의 기대요금 총액 차이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다른 관계자도 "개방형 단말기에 대해 요금할인을 적용하더라도 '요금할인'의 재원이 되는 기대요금 총액의 차이를 고려해 할인폭 차등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요금할인이 늘고 향후 단말기 부가 서비스 탑재가 어려워질 경우, 수익성에 적잖은 타격을 받게될 것이라는 이통사들의 속내가 깊게 작용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방통위 관계자는 "어떤 경로로 단말기를 구입했든 간에 서비스 이용요금은 차별해서는 안되는 것 아니냐"며 "통신 이용료를 무조건 낮추자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요금 잣대를 제시해야 한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