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윤성열 기자]
/사진=SBS '힐링캠프' 캡쳐
화려함 뒤에 감춰진 중년 남자 스타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누군가의 자식이거나 부모, 또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그동안 터놓지 못했던 속마음을 열고 다양한 사연으로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는 지난주에 이어 MC들의 '봄맞이 셀프힐링'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경규는 '위기의 남자들'이란 콘셉트로 김구라, 김성주, 김태원과 함께 낚시터를 찾았다. 이날 방송에서 네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성주는 이날 파킨슨병으로 투병 생활 중인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생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하고 가장 많이 가까워지는 시간을 갖는 거다"며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았다. 예전에는 아버지 손을 잡아본 적이 없다. 머리를 쓰다듬어 드린 적도 없고, 안아본 적도 없다. 지금은 손 잡아드리면 아버지 손에 상처를 많이 본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아직 실감이 안 난다. 파킨슨병이 와도 10년 산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많이 쫓기고 아버지가 돌아가실 수도 있구나. 없을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을 한다. 이별을 준비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경규도 "아버지가 올해 돌아가셨는데, 아버지 돌아가시기 6개월 전부터 이상하게 아버지 손을 잡게 되더라"며 "돌아가시기 한 달 전에는 아버지와 뽀뽀를 했다. 아버지의 임종 스마트폰 동영상으로 지켜봤다. 입을 맞추길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느낌을 가지게 됐다. 가끔 꿈에 나타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고 전했다.
이경규는 또 동창들의 부고를 접하며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우리 나이대가 되니까 계속 안 좋은 일도 많이 생긴다"며 "우리 또래가 벌써 그런 순서가 다 왔구나 생각했다"라고 했다.
/사진=SBS '힐링캠프' 캡쳐
김태원은 "내가 70~80세 인생의 마지막 즈음이 되면 나 때문에 자식이든 누구든 가슴 아파하면 내 마음이 더 아플 것 같다"고 말했다. 김구라는 무명 시절 아버지의 여인 사실을 전하며 "아버지가 발병하시고도 내가 너무 못사시니까 오히려 나를 걱정하셨다"며 "그래도 돌아가시기 2년 전부터 내가 막 방송에 나오니까 아버님이 너무 좋아하셨다. 그마나 좀 잘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들은 가장으로서 느끼는 책임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경규는 "옛날에는 뭘 해도 정말 재미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많은 부분들이 좀 시큰둥하다. '나는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 가끔 생각한다. 나를 위해 일하지는 않는다. 이런 것에 속박돼 있는 것 같다. 보통 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고 운을 뗐다.
김성주는 "병석에 계신 아버지, 혼자계신 어머니, 아이 셋, 전업주부가 있다 보니까 내가 더 열심히 움직여서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한번은 몸이 너무 안 좋아서 한의원에 갔는데 기력이 많이 쇠해졌다고 하더라. 집에 달려가서 아내에게 몸 상태를 말했지만 알아주기만 바라지 일은 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구라는 초연한 표정으로 "어차피 죽으면 쉬니까 그냥 하는 거다"며 "너를 위해서 투자하고 돈도 써라"며 김성주에게 조언했다. 김구라는 이날 공항장애를 앓게 된 사연을 공개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집사람의 채무를 갚는데 매일 빵빵 터지니까 미친 듯이 일해도 표가 안 나더라. '이게 뭐지'란 생각이 들고, 육체적으로도 너무 피곤했다"고 전했다.
그는 "하루는 중국에 골프를 치러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뭔가 '훅'하더라"며 "처음엔 기압 때문에 그러는가 했는데 며칠 뒤에 또 '훅'다운되더라. 그래서 병원을 찾아가 현 사정을 얘기했더니 공황장애가 한 20번은 왔겠다고 하더라"고 당시 심각했던 상황을 전했다.
네 사람은 자식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하기도 했다. 김구라는 아들 동현에 대해 언급하며 "평소 아들하고 대화를 많이 한다"며 "같이 영화도 보고 많이 마사지도 받으러 다닌다"고 말했다.
이경규는 SBS '아빠를 부탁해'를 촬영하며 딸 예림과 더욱 친밀해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십 몇 년 동안의 대화를 3번의 촬영으로 다했다"며 "내가 마음의 문을 너무 너무 여니까 슬슬 덤비더라. 마음의 문을 닫아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슬하에 2남 1녀를 둔 김성주는 막내 딸 민주에 대해 "키워보니까 엉기는 것부터 다르더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경규도 딸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어릴 적 딸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는데 학교 앞에서 내리면 들어가는 것 까지 쳐다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딸 크리스 레오네와 함께 사는 김태원도 "난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며 한술 더 떠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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